황교안 대표 "막무가내 세종보 철거 반드시 막을 것"
황교안 대표 "막무가내 세종보 철거 반드시 막을 것"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9.04.18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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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세종보 철거 부당성 강조 "세종보, 삶의 질 높이는 생활환경 지킴이"
황교안 "정부, 주민 의견 무시한 채 좌파 환경단체와 시민단체 말만 들어" 비난
환경단체 맞불 시위 열어 "세종보 정쟁 도구 삼는 자유한국당 사죄하라" 주장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왼쪽에서 두번째)가 18일 세종보 현장을 찾아 시설 현황을 둘러보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8일 세종시를 찾아 "세종시민들을 위해 반드시 세종보를 지키고 문재인 정권의 막무가내 식 보 철거를 막아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후 금강 세종보 현장을 둘러본 뒤 한국당 세종시당을 찾아 "세종보 철거의 부당성을 널리 알리고 강력하게 투쟁해 달라"며 이 같이 밝혔다.

특히 "이 정권의 무모하고 일방적인 보 철거 책동에 분노할 수밖에 없다"며 "어떻게 주민들의 의견은 철저하게 무시한 채 좌파 환경단체와 시민단체들의 말만 들을 수 있는지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맹비난했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가 앞서 세종보 해체 방안을 내놓은 뒤, 황 대표가 해체 대상에 오른 세종보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황 대표는 이날 공주보를 먼저 방문한 뒤 세종보를 뒤이어 찾아 보 철거의 부당성을 적극 부각시켰다. 내년 총선을 1년여 앞둔 시점에서 충청권 민심을 파고들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도 풀이된다.

현장 방문에는 당내 '4대강 보 파괴저지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정진석 의원과 충청권 홍문표·이은권 의원, 민경욱 의원, 송아영 세종시당위원장직무대행 등이 동행했다.

황 대표는 세종보 현장에서 세종보사업소장에게 시설 현황 설명을 들은 뒤, 세종시당 당직자 간담회를 가졌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세종보 현장을 찾은 모습

이 자리에서 황 대표는 "공주보가 농업인들의 생명수를 책임진다고 하면, 세종보는 세종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생활환경 지킴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보가 다른 보들과는 달리 '친수공간 확보'를 위해 만들어진 시설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또 "세종보로 조성된 수변 공간들이 세종시민들의 쾌적한 휴식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고, 인근 지역 주민들의 조망권도 큰 가치를 갖고 있다"며 "아울러 세종보 소수력 발전으로 연간 12기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해 8,300톤에 달하는 CO2 저감 효과도 있다"고 긍정적 효과를 부각했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황 대표는 "4대강 조사위원회는 세종보를 철거하겠다고 하면서 (세종보에 대한) 필요성은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농업용수와 홍수가뭄 조절 기능 부족'을 이유로 들고 있다"며 "애당초 그런 목적으로 만들어진 보가 아닌데 억지로 보를 철거할 이유를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호수공원 등에 필요한 물은 어쩔 거냐고 하니 ‘대체보’를 짓겠다고 하고 있다"며 "세종보를 짓는 데 150억원이 들었고, 철거에 114억원이 들고, 대체보 건설에 85억원을 또 써야 한다"고 예산낭비를 문제 삼았다. "지금 짓고 있는 금강보행교 예산이 천억원이 넘는데, 세종보가 없어지면 이 다리도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며 "자기들 이념 지키겠다고 이렇게 혈세를 낭비해서야 되겠느냐"고도 했다.

환경단체를 비롯한 지역 시민단체들은 18일 세종보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보를 정쟁의 도구로 삼는 자유한국당은 사죄하라"며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황교안 대표의 세종보 방문에 맞춰 환경단체 등도 맞불을 놨다.

세종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지역 시민단체들은 이날 황 대표가 세종보 현장을 찾은 길목에서 "깨끗한 환경에서 살 권리를 방해하지 말라" "황교안은 물러가라"고 외치면서 시위를 벌였다.

특히 이들은 황 대표 방문 1시간여 전부터 현장에서 자유한국당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보를 정쟁의 도구로 삼는 자유한국당은 사죄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보 해체 반대 세력들이 가짜 뉴스를 양산하고 정쟁의 도구로 삼으면서 잘못된 4대강사업의 진실을 덮으려 한다"며 "이념 논쟁으로까지 몰아가며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자유한국당과 황 대표는 대국민 사기극이었던 4대강 파괴사업에 앞장선 가해자로서 지난 10년간 강에서 죽어간 생명들과 수질오염에 대해 뼈저리게 반성하고 사죄해야 한다"며 "사과와 반성 없는 뻔뻔한 거짓 선동으로 국민을 현혹시키는 행태를 규탄한다"고 했다.

기자회견에는 금강유역환경회의를 비롯해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세종환경운동연합,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세종여성, 정의당 세종시당, 세종참교육학부모회, 세종YMCA, 세종시민주화사업계승사업회, 세종YWCA, 세종교육희망네트워크, 충남환경운동연합 등이 참여했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의 세종보 해체 방안 발표가 나온 뒤, 보 해체를 둔 찬반 논란은 더욱 거세지는 모습이다. 수질 개선과 생태계 복원이라는 긍정적 측면에 맞서, 금강 인근 '친수 공간 활용도 저하'와 '조망권 저해' 우려가 맞물리고 있어서다.

특히 세종보가 4대강 사업 이전 노무현 정부 시절 행복도시 개발계획에 포함된 시설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철거 반대 여론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4대강 사업과는 거리가 먼 사업이라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정치 쟁점화 양상까지 보이며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모양새다. 세종시는 이달 말까지 지역사회 여론을 청취해 공식 입장을 정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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