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미래로부터 가져온 선물, 정치적 흥정물 아니다
자연은 미래로부터 가져온 선물, 정치적 흥정물 아니다
  • 김선미
  • 승인 2019.03.14 0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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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칼럼] 노무현이 만든 세종보, 문재인 정부가 철거하면 안 된다고?
미래지향적 도시 세종, 보 해체 둘러싼 정치 쟁점화 가장 경계해야
김선미 편집위원
김선미 편집위원

“조망권 훼손은 물론 향후 각종 레저 활동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강에 물이 없다니 어이가 없다. 아파트값도 떨어질 것이다”

“세종보 개방으로 물이 없어진 금강은 사막처럼 변했다”

최근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는 세종보·공주보 등 금강수계의 보 해체와 개방을 제시했다. 보로 인한 손해보다 수질·생태 개선, 보 유지·관리비용 절감 등의 편익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무엇보다 수질·생태 개선효과가 크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같은 위원회 결정은 찬·반 논란을 넘어 지역사회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

수질 생태 개선 효과 vs 수위 낮아져 사막처럼 변한 금강

여기에 자유한국당이 ‘4대강 보 파괴 저지 특별위원회’ 구성해 보 해체를 공격하면서 주민 갈등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생태계 훼손 여부가 정책이 아닌 정쟁의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정치 갈등 조장 말라”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정치적 쟁점화는 다른 문제에 앞서 가장 먼저 단호히 경계할 부분이다.

보 해체와 수문 개방을 환영하는 이유는 간단하고 명쾌하다. “수문을 개방한 후 모래톱이 생기고 수질이 깨끗해지는 등 금강이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보가 위치한 세종과 공주시 두 지역 모두 공통적으로 쟁점이 되고 있는 금강 수위가 낮아지며 각종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환경단체 등은 “수위가 낮아지는 것은 금강의 재자연화를 위한 과도기적 단계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주민 찬·반 논란, 자유한국당 정치 쟁점화로 지역갈등 증폭

반면 금강 수위가 낮아진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은 공통점이지만 구체적인 반대 이유는 두 지역이 성격과 입장을 달리한다.

공주가 공주보가 해체되면 금강 수위가 낮아져 농업용수와 식수 부족 등으로 지역민의 생존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면 세종시는 친수 공간 활용이 저해될 것이라는 우려가 주를 이루고 있다. 수위가 낮아지면 금강 인근 조망권 저해, 수상 레저 활동, 금강 물을 이용해 가동되는 호수공원, 방축천, 제천 등이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세종보는 4대강 사업 이전인 행정중심복합도시 출범 과정에서 이미 계획된 시설로 4대강 사업과 무관하다는 항변도 이어진다. 또한 애초 친수 공간 확보를 목적으로 건설된 시설인데 이러한 기능과 역할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금강 조망권 저해, 수상레저 활동 등 친수 공간 무용지물화

대규모 정책 사업을 결정할 때 그 과정에서 찬·반 논란은 얼마든지 일을 수 있다. 한 번 손대면 불가역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자연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대규모 토건사업 일수록 다각적이고 종합적인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

이런 부분에서 4대강 사업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출발,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그 갈등의 불씨를 남기고 있지만 말이다. 그런 점에서 세종시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세종보 해체에 대한 반대 주장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수문 개방이나 보 해체가 생태계 복원이냐 거꾸로 수위 저하로 인한 폐해를 가져오고 있다는 근본적인 쟁점은 사라지고 정치 쟁점화 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래적 가치에 주목, 종합적이고 과학적인 긴 호흡의 접근 필요

보 해체로 정말 금강 수위가 낮아져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는지, 피해가 있다면 실제 피해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이를 대체할 다른 방안은 없는지, 농업용수나 식수 문제가 아닌 휴식을 위한 친수 공간 활용이 정말 필요한지에 대한 종합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정치’ 아닌 ‘정책’으로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이다. 더불어 여기에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 자연환경과 생태계가 갖는 ‘미래 가치’다. 눈앞 당장의 평가가 아니라 10년, 20년, 100년 후의 가치다. 미래를 내다보는 긴 호흡의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그런 점에서 “노무현 정부 때 계획됐던 시설을 문재인 정부가 허문다”식의 선동적인 주장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전 정부의 철학과 정신을 계승한다고 해서 잘못된 정책적 결정까지 승계하라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주장이다.

달라진 자연의 가치, 가능한 손대지 않는 게 세계적 추세

노무현 정부 시기에서 문재인 정부로 오는 사이 자연환경의 가치를 바라보는 관점과 시각은 크게 달라졌다. 주민들에게 여가와 휴식공간을 제공하겠다며 수상테마공원을 조성하는 친수공간의 인위적 개발에 대한 시각도 극과 극에 이를 만큼 찬·반 간극이 크다.

자연의 순리에 거스르는 것은 최소한으로, 가능한 자연에 손대지 않고 생태 환경을 보존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다. 보의 유지 관리를 위해 막대한 세금을 쏟아 붓는 것이 옳은 것인지, 수질개선으로 인한 득이 큰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어떤 쪽이 더 바람직한지 따져 봐야 한다.

세종시는 미래지향적 도시다. 정쟁이 아닌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미래로부터 선물 받은 자연은 정치적 흥정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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