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편지] "금강에는 넘실거리는 푸른 강물 있어야.."
[독자 편지] "금강에는 넘실거리는 푸른 강물 있어야.."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9.03.20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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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독자로부터 온 편지] 한솔동 한 시민...'세종의 소리'에 편지로 세종보 필요성 제기
"가꾸며 이로움을 누리고 살아가자, 정치적인 접근 배제하고 오염원은 과학 기술로 없애야"

오늘 아침 일이다. 출근 길 늘 살펴보는 편지함 속에 서툰 손 글씨로 ‘세종의 소리 김중규 편집국장 귀하’라고 쓴 편지가 있었다. 세종시 한솔동에 사는 한 시민이 보낸 것이었다.

편지는 ‘세종보를 생각합니다’로 시작됐다.

‘자연의 소중함을 생각하면 더럽힐까봐 커피 한잔 마시는 것도 두렵지만 자연을 아껴야 하면서도 가꾸어 가며 그 이로움을 누리며 살아가게 됩니다’ 로 풀어나가는 세종보 철거 여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편지 속에 진솔하게 담아냈다.

그는 자연을 아끼고 가꾸어 가면서 인간의 삶에 이로움을 누리도록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제시하면서 한강, 영국 템즈 강, 프랑스 세느 강의 늘 푸르고 아름다운 강을 편지 속에서 상상했다. 그리고 평양을 가로지르는 대동강도 여러 곳에 갑문을 설치하여 활용되지 않고 흘러가는 강물을 관리한다고 지적했다.

편지는 세종보로 화제를 옮겨 왔다. 이미 보도된 얘기지만 세종 보의 가치를 강조하는 내용으로 이어졌다. 요컨대 세종의 중심으로 시민들의 가슴 속에 자리하며 시청 옆에는 원형보행교도 건설된다는 얘기도 꺼냈다.

이런 것들이 완성되면 많은 사람들이 강으로 모여들어 아름다워 하며 기쁨을 노래하는 사랑받는 강으로 되어갈 것이라고 상상하면서 “물과 함께 도시의 품격도 그만큼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호수공원, 수목원의 물 공급원, 대청호 건설로 줄어든 금강 수량 등을 거론하면서 보가 없어지면 취수 문제 뿐 만 아니라 경관 또한 삭막해질 수밖에 없다는 걸 차분하게 설명했다.

푸른 강물이 넉넉하게 차 있으면 경관도 좋고 마음도 행복해진다고 일반론을 얘기하고 나서 그는 환경문제나 정치적인 이유를 배제할 것으로 요청했다. 보 철거 여부가 정치적인 이슈로 되면 진정한 시민 여론을 수렴하는 데 방해된다는 말로 벌써부터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정치적인 접근을 경계했다.

다만 물을 더럽게 하는 오염원을 줄이고 과학 기술을 이용해 강물을 맑게 하려는 노력은 함께 있어야 한다는 전제로 “도시와 조화로운 아름다운 강, 세종시 금강에는 넘실거리는 푸른 강물이 있어야 한다”고 세종보 존치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A4 용지 한 장의 편지였지만 할 말이 다 들어있었다. 그리고 시민들이 해야 할 의무도 그 속에 들어있었고 경계해야 할 일도 역시 그 속에 담겨 있었다.

무엇보다 짧은 편지 속에서 읽을 수 있었던 건 세종보와 금강에 대한 한 시민의 진실된 애정이었다. 그걸 보고 난 오늘 아침은 상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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