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추가경정 예산안 짜야 하는데… “돈 없어 난리”
세종시, 추가경정 예산안 짜야 하는데… “돈 없어 난리”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3.04.2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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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국·본부 요구액 2688억원, 확보액은 1500억원… 1200억원 모자라
액수 큰 대평동 종합경기장 계약금·스마트산단 출자금 꼭 편성해야
경기침체 부동산 거래세, 1년새 반토막 추정… 시 재정취약 설 제기
세종시청 본청 현관. 각 실국본부 및 과의 안내도가 있다.
세종시청 본청 현관. 각 실국본부 및 과의 안내도가 있다.

세종시가 올해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짜고 있는 가운데, 실·국·본부들의 요구액보다 세수입이 크게 줄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에 따르면 세종시 10개 실·국·본부가 올해 첫 추경안에 편성해 달라고 요구한 총액은 2688억원이다.

반면 제1회 추경안을 뒷받침할 수 있는 세종시의 세수입은 1500억원 선에 그친다는 것.

이에 따라 많게는 1200억원가량이 부족한 것으로 세종시청 내부에서 이야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제1회 추경안에는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유니버시아드)를 위한 대평동 종합경기장 부지 매입비 1500억원 중 10% 계약금으로 약 150억원 ▲세종시 스마트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총 출자금 약 1조6167억원 중 세종시 몫의 출자금 15% 납부 등과 관련된 300억원 ▲세종지역 각급 학교 무상급식비 중 부족분에 대한 세종시 부담 예상액 41억원 이상 등은 반드시 우선적으로 편성해야 한다는 것.

이밖에도 최민호 세종시장의 대중교통 무료화 공약 실천을 위해, 시내버스 증차를 위한 예산도 편성해 넣어야 하는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새로 도입하려는 시내버스는 경유 버스가 아닌 전기 또는 수소연료전지 버스를 고려하고 있어, 버스 한 대당 10억원 선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제1회 추경안에 반드시 편성해 넣어야 할 고정비 성격의 몇몇 굵직한 비용만 500억원을 훌쩍 넘는 바람에, 10개 실·국·본부는 올해 각종 사업 중 증액해야 할 예산액의 관철을 위해 예산담당관실과 승강이를 벌이고 있다.

일부 실·국장들은 “1회 추경에 꼭 증액해야 하는 항목들이 있는데, 돈이 없어 난리다. 스마트 국가산단 출자금 등 꼭 넣어야 할 큰 액수의 항목을 빼면 남는 돈이 얼마 없다. 애로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과장급의 한 서기관은 “증액해야 할 사업이 있어 몇 억원을 더 달라고 요구했는데, 예산담당관은 ‘돈이 없다’며 꿈쩍도 하지 않는다. 참 힘들다”고 말했다.

추경을 둘러싼 상황이 이처럼 돌아가자 고기동 행정부시장과 채수경 기획조정실장, 박형국 예산담당관 등은 지난 19일 오후 문을 닫아 걸고 장장 4시간 동안 ‘추경전략회의’를 열었다.

이날 추경전략회의의 한 참석자는 “실·국·본부 요구액 대비 1000억원 넘게 부족하다 보니, 고심 끝에 연 회의였다. 실·국·본부가 증액·신설을 요구한 사업 중 어느 것부터 쳐낼지를 논의하다 보니 시간이 좀 걸렸다”고 말했다.

세종시는 제1회 추경안을 편성해 5월 10일까지 세종시의회에 보내야 한다. 토·일요일을 포함해도 시간이 20일도 안 남은 상황이다.

세종시 재정이 이렇게 된 것은 시 세수입의 40% 선을 차지하는 취득세·등록세 등 부동산 거래세 수입이 경기침체 등으로 격감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세종시 주택 매매 건수(대부분이 아파트)는 2994건으로, 2021년 한해 동안의 7701건보다 4707건이나 급감했다. 주택 매매 거래량 감소율은 61.12%나 된다.

세종시 토지 매매 건수를 보면 지난 한해 동안 1만8338건으로, 2021년 한해 동안 토지 매매 거래량 3만2045건보다 1만3407건이나 줄었다. 감소율은 41.83%를 기록했다.

이같은 거래량 변화를 볼 때 세종시 부동산 취·등록세 수입액이 1년만에 절반 선으로 뚝 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탄탄한 세수입 구조가 없는 세종시 재정의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형국 세종시 예산담당관은 “어느 해라고 할 것 없이 항상, 매년 실·국·본부 요구액보다 세수입액이 모자랐다. 올해라고 해서 특이한 사항은 없다. 추경안은 차질없이 편성돼 의회에 제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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