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같은 복지포인트 삭감 검토 ?”… 뿔난 세종시 MZ세대 공무원들
“월급 같은 복지포인트 삭감 검토 ?”… 뿔난 세종시 MZ세대 공무원들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4.01.19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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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세입 턱없이 부족… 본예산 중 864억원 깎아야, 묘안 찾는 중
복지분야 지방비 680억 미확보… 여민전 위한 시비 45억원도 없어
“부족분 메울 대안 아직 미정, 내주 결정… 재정 건전성 유지 노력”
세종시청 본청 현관. 각 실국본부 및 과의 안내도가 있다.
세종시청 본청 현관. 각 실국본부 및 과의 안내도가 있다.

“아니, 왜 공무원 복지포인트를 삭감하려고 하나?” 

세종시 공무원들에 따르면 세종시청 누리집(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시청 공무원들만이 로그인하고 읽을 수 있는 ‘사랑방’에 공무원 복지포인트 삭감 검토에 격한 불만을 표시하거나 비판하는 글이 20건 가까이 올라와 있다. 이런 글에 많게는 100건 안팎의 댓글이 줄줄이 달려 있다.

MZ세대를 포함한 다수 공무원들이 급여의 일부로 여기는 복지포인트 감액을 검토한다고 하니 불만이 치솟은 것이다. ‘사랑방’ 코너에서 시청 공무원들은 익명으로 글을 작성해 올릴 수 있고, 댓글 역시 익명으로 달 수 있다. 따라서 누가 작성하고 댓글을 달았는지 추적하기 어렵다.

세종시의 경우 지방비로 재원이 마련되는 공무원 복지포인트는 1인당 연간 90만~100만원이 기본으로 지급된다. 근속연수가 많고 자녀가 많을수록 더 많은 포인트가 규정에 따라 주어진다. 복지포인트는 병원 치료비, 레저·문화생활·여행 등의 지출 때 현금처럼 쓸 수 있다.

논란이 되자 세종시 관계자는 “공무원 복지포인트 삭감 검토는 일부 실·국, 실·과에서 낸 아이디어 중 하나일 뿐이지,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공무원 복지포인트 ‘삭감 검토설’이 나오게 된 것은 세종시 재정이 어려운 상태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세종시는 오는 3월 세종시의회 임시회 개회 전까지 864억원을 ‘감액’하는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짜야 한다.

올해 1/4분기 세종시가 예상하는 세입액은 약 543억원. 반면 예상 세출액은 1407억원이나 된다. 이에 예상되는 부족분 864억원을 깎아 세입·세출 균형을 맞추는 방안을 마련해 결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세종시청 각 실·국마다 감액을 검토하는 항목은 공무원 복지포인트뿐만이 아니다. 사무관리비 감액, 외부 단체 보조금 삭감, 업무추진비 및 출장비 감액 등등이다.

세종시에 따르면 1/4분기 지역화폐 여민전 몫으로 지방비 45억원을 확보하지 못했다.

부족분 1407억원 중 복지 분야에 태우지 못한 시비(市費)는 680억원이나 된다.

노인기초연금에 시비 130억원을 올려야 했지만 세입이 없어 그러지 못했고, 지방비 몫으로 영유아보육료 80억원, 아동수당 지원액 55억원을 확보하지 못해 공무원 복지포인트 삭감 검토 등과 같은 대안을 찾고 있다.

세종시 사회서비스원에 출연금 18억원을 보내야 했으나 이 역시 실행에 옮기 못하는 실정이다. 때문에 세종시 사회서비스원은 현장에 집행할 재원이 부족해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부동산경기 침체가 워낙 심해 부동산거래세 등에서 들어와야 할 세입이 없어 이렇게 된 것으로 본다”면서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여 건전재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출을 줄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19일 오후까지 받아 22일 이후 결정할 것”이라며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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