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무상급식비’ 이견… “시장-교육감이 풀어야”
세종시 ‘무상급식비’ 이견… “시장-교육감이 풀어야”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2.12.08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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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여간 양측 과장·국장급 및 부단체장 협의, 팽팽한 견해차만 확인
이대로 가면 내년 식품비 82억원 부족… “학부모들 갹출해야 하나…”
세종시가 관내 유치원과 고등학교 등 38개학교를 대상으로 '로컬푸드 현물급식'을 시범 추진한다. <사진은 학교에서 급식을 하고 있는 모습>
세종시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이 학교급식으로 나온 점심을 먹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 특정사실과 관계없음

“결국 최민호 시장과 최교진 교육감이 직접 만나 풀어야 한다.” 

세종시와 세종시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안을 세종시의회가 처리해야 할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세종시 각급 학교 무상급식비 분담 비율을 놓고 시(市)와 교육청 간의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시와 교육청 양측 과장·국장급 및 부단체장 간의 잇따른 협의에서도 결과는 마찬가지여서, 두 기관의 수장(首長)인 최민호 시장과 최교진 교육감이 직접 만나 원만한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는 여론이 차츰 높아지고 있다.

앞서 세종시와 세종시교육청은 내년도 무상급식비 분담 비율에 합의하지 못한 채 각기 다른 예산안을 세종시의회에 제출했다.

내년도 세종시 초중고교 무상급식비 총예산은 706억원. 이 중 식재료비인 식품비 예산은 408억원이다. 나머지 298억원은 인건비와 운영비.

세종시는 내년도 무상급식비 중 ‘식품비’를 시와 교육청이 50대 50 비율로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세종시교육청은 식품비를 30%만 부담하고 나머지 70%는 세종시가 부담해야 한다는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경우, 내년도 무상급식 식품비의 20%인 82억원이 부족하게 된다.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11월 초부터 세종시와 교육청은 실무자 및 과장급, 국장급 접촉을 잇따라 해 왔지만 각기 소속된 기관의 입장만 고수해 이견을 해소하지 못했다.

급기야 지난 5일 오후 이준배 세종시경제부시장과 정병익 세종시부교육감이 찻잔을 앞에 놓고 마주 앉았지만, 입장차만 확인하고 헤어졌다.

이준배 경제부시장은 “정병익 부교육감을 만나 세종시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다”면서 “실무선에서 합의된 사항을 교육청 측이 공개하며 언론 플레이를 했다는 면도 분명히 지적했다”고 말했다.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두 기관 부시장과 부교육감이 만나 분담 비율 조정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는 사실은 확인했다”면서 “이후 어떤 진전 사항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순열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은 “많은 질의를 하고 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의논을 하고, 고심 끝에 세종시가 제출한 원안을 예결위에 넘기긴 했다”면서 “실무선은 물론 부시장과 부교육감이 만나 논의를 했다는 것은 알고 있다. 양쪽에 논의를 더 활발하게 하고, 상위 단체장(시장·교육감)이 만나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시의회 교육안전위원회 소속 김효숙 의원은 “만나는 학부모, 시민들마다 학교 무상급식비에 대한 걱정이 매우 크더라”면서 “양측 관계자, 실무책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일단은 ‘결정할 수가 없다. 위에서 결정해야지 우리는 권한이 없다’라는 말만 한다”고 전했다.

무상급식비 배분 비율 이견에 관한 논의 진행 과정이 이와 같은 가운데, 세종시청과 교육청 안팎에서는 결국 최민호 시장과 최교진 교육감이 만나 결단을 내리고 합의안을 도출해야 한다는 견해가 많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세종시 한 관계자는 “시장님이 당장은 시간을 내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 “최근 막바지 국비 확보를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를 오가는데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여했다. 미리 예정돼 참석해야 하는 행사도 많다”고 말했다.

앞서 세종시교육청은 ‘식품비를 30%만 부담한다’는 입장을 고수, 내년도 세종시 초중고교 학교급식 예산안을 160억8400만원으로 편성해 세종시의회에 제출했다. 반면 세종시는 식품비의 50%인 189억원을 편성, 시의회에 냈다.

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와 교육안전위원회는 각각 세종시와 세종시교육청이 제출한 무상급식비 예산안을 놓고 장시간 집중질의와 고심 끝에 두 기관의 예산안 원안 그대로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넘겼다.

만에 하나 시의회 본회의에서 두 기관의 예산안 그대로 의결될 경우, 내년도 세종시 학교 무상급식비 중 식품비는 82억원이 모자라게 된다.

최악의 경우 이렇게 된다면 학부모들이 모자라는 식품비 82억원을 나누어 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두 기관의 일부 공무원들은 “양측이 편성한 예산안만으로도 내년 3월부터 시작하는 1학기 동안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그 사이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할 때 원만한 합의안을 도출, 82억원을 마련하면 된다. 최악의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 6일 교육안전위원회에서 넘어온 내년도 무상급식안을 놓고 심사를 했다. 예결특위는 이어 오는 12일 행정복지위원회가 넘긴 세종시 무상급식 예산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예결특위가 심의·의결한 세종시와 세종시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안은 오는 15일 열릴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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