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던 세종시 한예종 발레연습실... 한솔동 복컴으로 들어갈 듯
표류하던 세종시 한예종 발레연습실... 한솔동 복컴으로 들어갈 듯
  • 문지은 기자
  • 승인 2020.10.06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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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동 제1 복합커뮤니티센터 훈민관 3층 다목적강당 높이 5.9m... 한예종 내건 조건 충족
안신일 “한솔동 주민자치회 위원들, 모두에 이익 되도록 성숙한 주민자치·민주주의 보여줘”
한솔동 복합커뮤니티센터 훈민관 전경
세종시 한솔동 복합커뮤니티센터 훈민관 전경. 이 건물 3층 다목적강당으로 한예종 영재교육원 발레연습실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시 다정동 주민들의 거센 반대로 표류하는 양상을 보였던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영재교육원 발레연습실은 훈민관으로 불리는 한솔동 주민자치센터 3층 다목적강당으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안신일 한솔동 주민자치회 회장은 지난달 말 열린 주민자치회 논의를 거쳐 세종시 문화예술과에 한예종 영재교육원 발레연습실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6일 밝혔다.

안 회장과 한솔동에 따르면 지난달 초 세종시가 산하 모든 읍·면·동에 보낸 한예종 발레연습실 유치 의사를 묻는 공문을 받은 뒤 지난달 22일 주민자치회를 열고 한예종 발레연습실을 한솔동 주민자치센터에 유치키로 결정했다는 것.

1시간 30분을 넘긴 격론을 거친 후 주민자치회 위원 비밀투표에 부친 결과, 21명 중 18명이 찬성해 한예종 발레연습실을 유치키로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한솔동 주민자치회 위원들이 한예종 발레연습실을 유치키로 한 훈민관 3층 다목적강당은 면적 334㎡에 바닥에서 천장까지 높이는 5.9m로, 한예종 발레전공 교수가 내건 발레연습실 조건을 충족한다.

발레전공 교수가 높이 5m 이상인 공간을 요구한 것은 2명 이상의 무용수가 큰 동작의 춤을 추거나, 파트너를 공중에 던지고 받는 ‘그랑 빠드되’ 등이 가능한 곳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주민자치회 위원들 대부분은 회의 초반 “다정동 주민들이 거부한 것을 왜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느냐”는 거부감을 보였으나 일부 위원들이 “한예종은 우리나라 문화예술계 대학 중 최고의 명문 대학”이라고 설득을 하면서, 이를 계기로 한솔동이 세종시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부상할 수도 있다는 인식전환이 이어졌다고 안 회장은 말했다.

즉 발레연습실에서 그치지 않고 문화예술 관련 기관·시설·활동 등이 한솔동 일대로 옮겨오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많은 위원들이 찬성하는 분위기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유동인구 유입이 현재보다 많아지게 될 것이므로, 침체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솔동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동의했다는 것.

세종시 한솔동 복합커뮤니티센터 3층 다목적강당 내부를 한솔동 주민자치회 위원들이 살펴보고 있다.

또 지은 지 10년 가까이 되는 훈민관 일부에서 노후된 곳이 발견되면서 시설보수 필요성이 제기된 차에 3층 대강당을 발레연습실로의 리모델링과 시설보수를 병행하면 여러모로 효율적·경제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도 이에 작용했다.

발레 교육은 금·토·일요일 등 주로 주말에 진행되고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주민들이 댄스 교습을 받는 등 비슷한 문화예술 활동을 하는데 별다른 지장이 없다는 점도 이 같은 결정에 한몫했다고 안 회장은 덧붙였다. 

이와 함께 한솔동 주민자치센터 인근 상인들을 면담해 이 같은 안을 설명하자 대부분의 상인들도 찬성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안 회장은 전했다.

안 회장은 “이 같은 결론이 나기까지 지난달 22일 회의는 한 편의 드라마 같은 과정을 보였다”면서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결론을 내려준 주민자치회 위원들에게 감사하다. 한솔동 주민자치회 위원들은 이날 진정한 주민자치가 무엇인지, 바람직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보여 주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세종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다정동 주민자치회 의견도 물어야 하고, 아직 몇 가지 행정절차가 남아 있다”며 “계획대로 잘 진행된다면 설계와 공사를 거쳐 내년 3월엔 발레연습실로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관계자가 다정동 주민자치회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고 언급한 것은 이춘희 세종시장이 지난 8월 14일 다정동 복합커뮤니티센터에서 열린 ‘다정동 주민과의 대화’에서 “다정동 주민자치회가 구성돼서, 주민자치회 위원들이 반대한다면 다정동으로의 발레연습실 유치를 포기하겠다”고 발언했기 때문.

법정동에서 행정동으로 바뀐 다정동의 제1기 주민자치회는 지난달 28일 구성됐고, 오는 8일 이들 제1기 위원들의 위촉식이 열릴 예정이다. 

원래 한예종 영재교육원 세종캠퍼스는 어진동 박연문화관에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발레전공 교수가 지적한 층고 문제로 발레연습실을 다정동 복합커뮤니티 센터 안 스쿼시 코트와 클라이밍 시설을 용도변경한 뒤 이곳에 설치하려다 지난 7~8월 다정동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당시 다정동 주민들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찬반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방식으로 투표를 해 99.4%가 반대 의사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처음부터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절차를 거쳐 용도변경을 결정했더라면 오해와 갈등 없이 해결될 수 있는 문제였다는 점과, 세종지역에서 층고 5m 이상 되는 기존의 시설이 다정동 외에 또 있었다는 점을 미리 파악하지 못한 세종시 공무원의 행정미숙은 개운찮은 뒷맛을 남기지만, 우여곡절 끝에 원만한 결론이 나온 것은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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