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기 경선탈락 현역 시의원, ‘가점·낮은 투표율’에 울었다
무더기 경선탈락 현역 시의원, ‘가점·낮은 투표율’에 울었다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2.05.05 0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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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가 우선인 권리당원들 투표율, 민망할 정도로 낮아 비공개 결정 한 듯”
먼저 시작한 시장 경선, 결선행이 시의원 경선 투표율에 악영향 야기 관측
여성 신인이면 가점 25%… 열성 지지 권리당원 적은 현역 이기는 무기 작용
아름동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세종시당의 회의실 입구

“가점, 낮은 투표율이 경선 탈락자 만들었다.”

지난 3일 밤 발표된 더불어민주당 세종시당의 11개 세종시의회 의원 지역구에 대한 권리당원 경선 결과는 현역 의원 6명 전원 탈락, 여성 정치 신인 5명 공천 두 가지로 특징을 요약할 수 있다.

권리당원 경선을 하면 현역 의원이 유리할 것이라는 일반의 예상과 전혀 딴판으로 나오자 ‘놀랍다’는 반응 일색인 가운데,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온 이유는 단 두 가지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의 당내 공천 제도에 있는 갖가지 ‘가점’(加點)과 권리당원들의 ‘저조한 투표율’이 그것.

민주당에서 사례가 흔한 가점 중 하나인 ‘정치신인’일 경우 가점 20%를 받는다. 이 경우 공천 신청자가 경선에서 실제 득표한 권리당원 표수를 득표율로 환산한 뒤, 이 득표율의 20%를 얹어 주는 것이다.

만약 환산한 득표율이 30%라면, 정치신인 가점은 이의 20%에 해당되는 6%포인트를 얹어 줘 36%가 된다. 정치신인이란 이전의 각종 선거에 출마한 전례가 없는 케이스를 지칭한다.

여성 신인일 경우 25%를 받는다. 같은 방식으로 여성 신인의 실제 득표율이 30%라면, 7.5%포인트를 얹어 37.5%로 결정한 다음 다른 기성 후보자의 실제 득표율과 비교해 우열을 가려 순위를 결정한다.

한 공천 신청자가 여러 종류의 가점 제도에 해당되더라도 해당되는 모든 종류의 가점을 받을 수는 없고, 반영률이 가장 높은 한 가지만을 적용 받는다. 즉 여성인 정치신인이더라도, 이 중 가점 비율이 높은 여성 가점 하나만 적용받는 것이다.

11명의 공천 확정자 중 절반에 가까운 5명의 ‘여성 정치신인’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점이 어느 정도 이해되는 대목이다.  

반면 이전의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현역 여성 의원에게는 이런 가점이 하나도 적용되지 않는다. 3일 탈락한 현역 의원 6명 중 유일한 여성 의원인 손현옥 의원이 불운하지만 이 케이스에 해당된다.

두 번째 이유로는 권리당원들의 투표율이 올해 상당히 낮은 점이다. 

민주당 세종시당은 3일 밤 경선 결과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면서 ‘시당 결정에 따라 투표율과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예비후보는 “공개하기에는 너무 민망할 정도로 낮은 수치라서 안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4일 접촉한 몇몇의 권리당원들 말을 들어본 결과, 먼저 시작한 민주당 세종시장 경선이 결선투표까지 가는 바람에 쌓인 피로감 때문에 투표용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다. 생계가 달린 일은 해야 하는데 투표 독려용 문자, 카카오톡은 계속 오고, 일에 집중하기는 힘들고…”라고 말끝을 흐렸다.

다른 예비후보는 “권리당원들은 ‘생업에 몰두해야 하는데, 전화를 받자마자 나오는 익숙지 않은 기계음성의 질문을 견디면서 버튼을 누르는 게 힘들었다’고 말하더라”면서 “밤 장사를 해야 하는 권리당원들은 ‘다음날 오전이나 낮시간 내내 자야 하는데, 잠을 안 자고 전화 오기를 기다릴 순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더라”라고 말했다.

때문에 현역 의원들은 처음 나온 비현역 예비후보들보다 자신을 지지할 권리당원을 더 많이 확보한 게 일반적이기는 했지만, 여성 신인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숫자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이들은 관측했다.

현역 의원을 지지하지만 자신의 생계를 우선시 하기 마련인 권리당원을 압도적으로 다수 확보한 것은 아닌데다 25%나 되는 여성 신인 가점은 현역에 불리하게 작용, 이변처럼 보이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 이들의 총평이다.

또 6명의 현역 의원 중 2명은 의정활동 하위 30%에 해당돼, ‘감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세종시당 관계자는 “의정활동 하위에 해당되는 현역 의원 이름은 알려줄 수 없다”면서 “탈락 의원 중에는 의정활동 상위 20%에 해당되는 의원도 있지만, 세종시당의 공천 규정에는 상위 의원에게 가점을 주는 항목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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