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세종시 ‘김병준 카드’ 확정, 당내 반발 변수
미래통합당 세종시 ‘김병준 카드’ 확정, 당내 반발 변수
  • 곽우석 기자
  • 승인 2020.03.01 20:4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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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공관위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세종시 전략공천"
지역 당원들 반발 수습 '변수', 일부 당원들 "북측 출마 반대, 낙선운동도 불사"
미래통합당이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세종특별자치시'에 전략공천하기로 결정했다.

미래통합당이 결국 세종시에 '김병준 카드'를 꺼내들었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일 김병준(66)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세종특별자치시'에 전략공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석연 통합당 공관위 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이 같이 발표했고, 김 전 위원장은 “공관위의 결정에 따르겠다”며 수용 입장을 밝혔다.

◆김병준 “세종시는 김병준의 꿈 묻어 있는 곳...반드시 살아 돌아올 것”

김 전 위원장은 결과 발표 직후 입장문을 통해 "세종시는 평생을 자치와 분권, 그리고 지역균형발전 철학을 갖고 살아왔던 김병준의 꿈이 묻어 있는 곳"이라며 "노무현의 철학, 박근혜의 원칙, 이완구의 집념이 만나 건설된 도시에서, 세종시와 대한민국의 미래비전으로 승부해 반드시 살아 돌아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경북 고령군 출신으로 현재 국민대 명예교수를 맡고 있으며, 2018년 7월부터 2019년 2월까지 한국당 비대위원장을 역임했다.

세종시가 분구될 경우 북측(갑구) 출마가 유력시된다.

이날 김 전 위원장은 공천 면접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세종시내 신도심권을 중심으로 남쪽지역은 대전의 베드타운 역할을 하고 있기에 자연스럽게 팽창하게 되어 있다"며 "지역균형발전 측면에서 볼 때 출마한다면 북쪽 지역으로 가야한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통합당의 김 전 위원장 세종시 투입 결정은 세종이 '국가 행정의 중심지'라는 상징성을 감안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중앙부처 공무원의 3분의 2가 근무하는 '공무원의 도시'라는 점에서 수도권 선거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역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특히 참여정부 당시 정책실장과 부총리 등 핵심 요직을 역임했다는 점이 결정적인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권인 민주당에선 세종시를 '노무현의 도시'로 홍보하며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실제 그는 ▲새천년민주당 노무현대통령후보 정책자문단 단장(2002.5 ~ 2002.12)을 시작으로 ▲대통령인수위원회 정무분과위원회 간사(2002.12 ~ 2003.4) ▲지방분권위원회 위원장(2003.4 ~ 2003.6) ▲정책기획위원회 정치행정원(2003.6 ~ 2004.6) 등 참여정부 핵심 실세로 꼽혔다.

또 대통령비서실 정책실 실장(2004.6 ~ 2006.5)과 제7대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및 부총리(2006.7 ~ 2006.8)까지 올랐고,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2006.10 ~ 2008.2)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

미래통합당으로선 험지 중의 험지로 분류되는 세종시에 중량감 있는 인사를 투입해 총선 정국에 반전을 꾀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세종시는 2012년 18대 대통령선거에서 자유한국당 박근혜 전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에게 승리한 것을 빼고, 현 여권이 모두 승리한 지역이다.

김 전 위원장 역시 세종시 출마가 만만치 않다는 점을 직시하고 있는 상황. 그는 이날 입장문에서 "(세종시 출마는) 험지를 넘어 사지다. 모든 데이터가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다"며 "그러나 공관위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2020년 2월 10일 기준 세종시 인구지도 (사진=세종시)
2020년 2월 10일 기준 세종시 인구지도 (사진=세종시)

◆김병준 전 위원장 북측(갑구) 출마, 지역 당원들 반발 수습 ‘변수’

다만 김 전 위원장이 지역 당원들의 반발을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변수다.

미래통합당에선 현재 김중로(69) 국회의원(비례대표), 송아영(56) 세종시당위원장, 안봉근(63) 현 한남대 평생교육원 교수, 조관식(63) 국회 입법정책연구회 정책조정위원장 등이 세종시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 이완구 전 국무총리 최측근으로 꼽히는 최민호(65) 전 행복도시건설청장의 출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중 송아영·조관식 예비후보 지지층 사이에선 김 전 위원장의 북측 출마에 반발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송아영 예비후보 지지자들은 김 전 위원장의 남측(을구) 출마를 강하게 촉구하는 실정이다. 세종시당 청년·여성위원회 일부 당원들은 지난달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북측(갑구)에 송아영 예비후보를, 남측(을구)에 김 전 위원장을 공천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또 조관식 예비후보 지지자들 역시 김 전 위원장의 북측 전략공천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조관식 후보를 지지하는 모임(대표 허만성)’은 1일 성명서를 통해 "세종시 북측 지역의 밑바닥 정서는 이미 조관식 후보"라며 "이를 무시하고 김 위원장을 북측에 전략 공천하는 것은 세종시민을 무시한 처사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갑지역 전략공천 시 낙선운동을 펼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도 내비쳤다.

미래통합당 입장에선 읍면지역을 많이 끼고 있는 북측이 남측에 비해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판단이 작용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한편, 미래통합당 공관위는 이날 ▲이장우 의원(대전 동구) ▲정용기 의원(대전 대덕구) ▲이철규 의원(강원 동해·삼척시) ▲이양수 의원(강원 속초시·고성군·양양군) ▲윤갑근 전 대구고검 검사장(충북 청주시 상당구) ▲정우택 의원(충북 청주시 흥덕구) ▲이종배 의원(충북 충주시) ▲박덕흠 의원(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군)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충남 천안시갑) ▲김태흠 의원(충남 보령시·서천군)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시·태안군) 등을 단수 추천했다.

또 경선 지역으로는 ▲강원 원주시을 ▲충북 제천시·단양군 ▲충북 증평·진천·음성군 ▲충남 천안시병 ▲충남 아산시갑 ▲충남 당진시 ▲충남 흥성·예산군 ▲제주 제주시갑 ▲제주 제주시을 ▲제주 서귀포시 등 10곳을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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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좀 2020-03-02 09:57:27
박근혜의 원칙... 피식하고 갑니다.

세종인 2020-03-02 21:47:29
세종시는 당신 같은 사람이 올 동네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