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1위 세종시, 출산장려책은 유명무실?
출산율 1위 세종시, 출산장려책은 유명무실?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9.05.26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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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찬영 의원, "차별화된 저소득층 출산장려 및 육아 지원책 마련" 지적
박성수 의원, "'아빠 육아휴직장려금 지급 조례' 등 다양한 고민 필요"
세종시의회 안찬영 의원은 지난 24일 행정사무감사에서 "저소득층의 출장 장려와 육아 지원정책이 수동적"이라며 적극적인 정책 추진을 주문했다. 사진=세종시의회 제공

출산율 전국 1위 세종시의 출산장려책이 허술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세종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 안찬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4일 세종시청 보건복지국 대상 행정사무감사에서 "저소득층의 출장 장려와 육아 지원정책이 수동적"이라며 적극적인 정책 추진을 주문했다.

안 의원이 지적한 정책은 '저소득층 기저귀‧조제분유 지원 사업'. 이 사업은 시가 국비매칭사업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분유지원을 받기 위해선 산모가 사망하거나 질병으로 모유 수유가 불가능한 것을 직접 증명해야 해 수혜자가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지난해 대상자 310명 중 108명이 신청했지만, 기저귀와 조제분유 지원을 동시에 받은 산모는 단 한 명에 불과하다"며 "시가 적극적인 정책으로 출산율 향상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질타했다.

기저귀 지원 사업이 보편적 복지 정책에 역행한다는 점도 꼬집었다.

지난해에는 기저귀 지원 사업대상자 조건이 '만 2세 미만의 영아를 둔 기준중위소득 40% 이하 가정'에서 올해는 '만 2세 미만 영아를 둔 기초생활보장, 차상위 계층, 한부모가족 수급 가구'로 지원 폭을 제한해 대상자가 310명에서 139명으로 감소됐다는 것이다. 이는 보편적 복지 정책에 역행하는 것이란 게 안 의원의 판단이다.

박성수 의원은 "시의 출산장려금 지원이 출산율 증가에 개선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다양한 출산 정책 마련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세종시의회 제공

박성수 의원(더불어민주당)도 세종시의 다양한 출산 정책 수립을 촉구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시의 출산장려금 지원이 출산율 증가에 개선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다양한 출산 정책 마련 필요성을 강조했다. 세종시는 저출산 문제 해소를 위해 태어난 자녀의 순서와 관계없이 모두 일시금으로 120만원씩을 출산장려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그는 출산율을 높인 독일의 정책과 서울 서초구의 ‘아빠 육아휴직장려금 지급 조례’ 정책 등을 예로 들면서 "시 소속 공무원의 아빠 육아휴직을 장려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아빠 육아휴직장려금 지급 조례' 제정을 추진하는 등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들 의원들의 이 같은 지적은 세종시가 출산율 전국 1위(2017년 기준 1.67)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에 자만하지 않고 저출산대응을 위한 면밀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대전세종연구원의 세종연구실 최성은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세종시 '합계출산율'과 '조출생률'의 감소추세가 뚜렷하다"며 저출산대응 정책방향이 필요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세종시 '합계출산율'과 '조출생률' 현황, 자료=대전세종연구원 제공
세종시 '합계출산율'과 '조출생률' 현황, 자료=대전세종연구원 제공

최성은 연구위원은 지난 3월 '세종시 출산감소 유형과 장래인구 변화에 따른 정책적 대응 방향' 연구 보고서를 통해 “세종시 합계출산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출산율 변화에 주목해 정책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세종시 출산율은 감소추세가 뚜렷한 상황. 최 연구위원에 따르면, 세종시 합계출산율은 지난 2015년 1.89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6년 1.81명→ 2017년 1.67명→ 2018년(2/4분기) 1.48명으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 평균 0.97명, 대전 0.99명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출산 감소에 대비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특히 인구 대체수준 합계출산율인 2.05명~2.1명 수준에는 못 미치고 있어, 출산율 감소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게 최 연구위원의 주장이다.

세종시의 '조출생률' 감소 추세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통계청은 세종시의 조출생률이 2015년 16.3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0년 12.2명→2025년 10.3명→ 2030년 9.5명→2035년 8.5명→2040년 7.6명→2045년 7.3명(전국 평균 6.0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출생률' 변화 전망, 자료=대전세종연구원 제공
'조출생률' 변화 전망, 자료=대전세종연구원 제공

출산율은 출산 가능한 만15세~49세의 연령대별 출산율의 총합을 말하며, 조출생률은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로 인구 규모가 각기 다른 지역이나 시점간 출산 수준을 비교할 때 유용하게 활용되는 수치다.

최 연구위원은 "세종시는 2012년 출범 당시 '출산감소 중위험' 유형에서 2017년 '출산선호' 유형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하면서도 "하지만 오는 2045년이 되면 20~44세 젊은 연령층보다 65세 이상의 고령 인구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추계됨에 따라, 인구구조 변화에 대비한 정책적 대응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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