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의장 “청문회 관련 제가 하지도 않은 말 했다고 루머 퍼뜨려”
김종률 대표 후임 인선 중… 지난달 31일 6명 대상 비공개 면접
세종시가 인선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세종시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과연 열릴까.
전국 17개 시·도 산하 출자·출연기관장 인선에 시·도의회의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않는 곳은 세종시가 유일한 가운데 시민단체에서 청문회 실시를 촉구하는 성명이 발표돼 향후 세종시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세종시의회 의장이 인사청문회를 조건으로 협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산하 기관장 선임에 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있어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는 1일 논평을 내고 “세종시와 세종시의회는 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후보자 인사청문 도입에 의지를 갖고, ‘세종시의회 인사청문회 조례’를 제정 취지대로 실시하기를 촉구한다”며 “인사청문회 조례가 사문화되지 않도록 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현 김종률 세종시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의 임기는 오는 19일까지이다.
후임 대표이사 선임 공고에 전국에서 16명이 응모, 서류심사를 거쳐 최종 6명에 대한 임원추천위원회의 면접 심사가 지난달 31일 비공개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류심사를 통과한 6명이 누구인지는 외부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세종시에 거주하고 활동하는 인사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시민사회단체인 세종참여연대와 세종시의회는 후임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요청을 하라고 세종시를 압박하고 있다.
이들은 세종시의회가 지난해 10월 인사청문회 조례를 제정·공포한 점을 들고 있다.
문제는 지난해 10월 제정된 조례에 ‘세종시장은 인사청문회 요청안을 의회에 제출할 수 있다’로 돼 있는 것이다. 요컨대 인사청문회가 권고 사항으로 강제·의무 사항이 없다는 점이다.
조례 제정 당시 세종시와 시의회가 사전논의를 거듭한 가운데, 고심 끝에 이같은 조례안을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민호 세종시장은 인사청문회를 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바꾸지 않고 있다.
최 시장은 기회가 될 때마다 “인사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면 나에게 지명권을 달라. 그러면 인사청문회를 수용하겠다. 7명으로 구성되는 임원추천위원회에 의회 몫의 위원이 3명 들어가는데, 인사청문회까지 한다면 중복 심사”라는 입장을 밝혀 왔다.
이순열 세종시의회 의장은 1일 “제가 말하지도 않은 ‘인사청문회 대상 2건 중 1건은 열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세종시장에게 제안했다’는 루머가 돌고 있다. 시청 쪽에서 나온 것으로 안다”고 공개한 뒤 “불쾌하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세종시의회는 조례에 따라 인사청문회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히고 “그동안 세종시의 사업준비가 부족하고 모자란 것이 있어도 ‘협치’라는 전제에서 협조할 것은 협조해 왔다. 문화관광재단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요청을 (세종시가)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 협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장이 밝힌 인사청문회 사전준비는 ▲지난해 말 정례회 종료 후 광주광역시 인사청문회 관련 벤치마킹 ▲오는 5일 제87회 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 종료 후 시의회 청사에서 광주시의회 전문위원의 교육을 받기로 한 점 등을 들었다.
시의회 김효숙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최민호 시장이 멀리 보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인사청문회 불용에 대한)말들이 주변에서 많아질 것이다. 이에 대한 부담감이 커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의회 인사청문회 조례에는 인사청문을 요구할 수 있는 대상과 직위로 세종도시교통공사 사장, 세종시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세종로컬푸드㈜ 대표이사, 세종시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세종시인재육성평생교육진흥원 원장, 사회서비스원 원장, 세종테크노파크 원장, 세종신용보증재단 이사장으로 명시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