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이순열’이 묻고, ‘여주시 이순열’이 대답한 것은…
‘세종시 이순열’이 묻고, ‘여주시 이순열’이 대답한 것은…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4.02.02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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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열 세종시의회 의장, 경기 여주 세종문화관광재단 31일 방문
‘조폭마누라’ 영화감독 출신 이순열 여주 재단 이사장 찾아가 대담
“세종 축제·문화예술 어떡하나?”… 대표이사 인사청문회 관철 의지
지난 31일 경기 여주 세종문화관광재단에서 이순열 세종시의회 의장(오른쪽)과 이순열 여주 재단 이사장(왼쪽)이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세종시의회)

이순열 세종시의회 의장이 지난달 31일 경기도 여주시에 있는 세종문화관광재단을 찾아갔다.

이날 이순열 여주시 세종문화관광재단 이사장을 만나 1시간 30분가량 대담했다. 

‘세종시 이순열’과 ‘여주시 이순열’이 만난 셈이다. 

세종시의회에 따르면 이순열 의장의 이날 일정은 세종시가 주관한 각종 축제의 기획력과 연출·진행 전반에 걸쳐 드러난 문제점을 전문가의 시선으로 의견을 구하고, 의회 차원에서 개선 방안을 찾기 위해 기획됐다는 것.

현재 인선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세종시 문화관광재단 후임 대표이사에게 필요한 자질과 역량이 무엇인지 점검한 행보이기도 하다고 세종시의회는 전했다.

경기 여주시 세종문화관광재단의 이순열 이사장은 영화 ’조폭마누라‘를 제작한 영화감독 출신이자 연예기획사의 대표로 활동한 전력이 있고, 경영학 박사라고 세종시의회는 소개했다.

그는 경기 여주시 대표 축제인 오곡나루축제를 총지휘하며 무대·의전·가수 없는 '3無(무) 잔치'로 진행시켰다는 것. 남한강 야경 즐기기를 직접 기획했고, 바지선을 이용한 낙화놀이와 LED 태평무 공연, 선상 음악회도 그의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여주 세종문화관광재단 이순열 이사장은 “세종대왕이 잠들어 계신 여주시와, 그 왕의 이름을 빌어 만든 세종시는 상호 경쟁과 상생이 필요한 운명적 도시라 생각하고, 두 명의 이순열이 만나게 된 것도 운명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문화 컨텐츠 경쟁은 제로섬이 아니라 교집합이 커지고 상생 영역이 넓어지면 두 도시 모두 도움 되는 부분이 분명 생길 것 같다”면서 “경기 여주는 서울 수도권을 방문하는 많은 외국인과 K-pop(팝) 등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한글‘을 매개로 한 다양한 사업을 기획 중인데, 세종시도 그런 노력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순열 이사장은 “지역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 높아야 세종시 축제와 인프라 관련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작은 축제나 공연이라도  연출부터 사소한 것 하나 빠뜨리지 않는 세심함과 열정, 혼신을 다하는 자세가 있어야 좋은 결과로 귀결된다”고 설명했다.

세종시의회 이순열 의장은 “세종시가 노잼 도시를 넘어 무잼 도시란 지적이 있고, 세종시 출범 후 10년 동안 ‘세종대왕’을 주제로 대표 문화 축제 하나쯤은 기획했어야 한다”고 지적한 뒤 “여주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협업이나 본을 딴 시도가 보이지 않아 애석하다”고 방문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이 의장은 “여주시는 세종대왕 탄신 기념행사(예산 5700만원)에 1만3000명의 방문객을, 한글날 행사(예산 2억원)에 2만7000여 명을 유치했다”며 “EBS 제작 ‘세종대왕, 여주를 품다’ 뮤지컬 및 토크콘서트 유치, 한글 휘호대회 등 다양한 시도로 홍보하고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세종시는 그런 노력이 부족하다”며 대화를 이어갔다.

이순열 의장은 “연날리기 등 청년도 외면하는 축제 프로그램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전문관 채용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축제나 행사 개최 때 책임자를 반드시 지정하고, 사후 평가와 문제점을 보완하는 후속 조치도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세종대왕 어진(초상)도 전시되지 않아 세종시 이름이 무색한 정도”라고 지적한 뒤 “서울 인사동 문화의 거리를 세종에서는 상상하기 힘들고, 문화예술인 창작활동 지원 및 전시실 여건도 열악해 문화도시는 아직 요원해 보인다”고 말했다. 

31일 경기 여주 세종문화관광재단에서 이순열 세종시의회 의장(오른쪽)과 이순열 여주 재단 이사장(왼쪽)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세종시의회)

현재 세종시립미술관 건립은 불투명하며, 세종은 전국 시·도 중 인천과 함께 시·도립미술관이 없는 도시로 꼽힌다.

세종시의회가 2일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작년 세종시의 가든쇼(장미원), 복숭아 축제, 낙화 축제, 빛 축제 등 운영 및 기획에 있어 시민과 언론으로부터 비판을 받아 왔다.

세종시만의 정체성을 투영한 축제는 전무하고, 다른 시·도가 시도했거나 연출한 프로그램을 따라하는 수준이라는 것. 특히 이름만 ‘세종시’일 뿐, 세종대왕과 연관된 문화·축제·예술 콘텐츠가 없는 것도 현재 논란거리라고 보도자료는 강조했다.

한편, 세종시의회는 지난해 9월 인사청문회 조례를 여야 의원 20명 중 19명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곧 있을 세종시 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인사청문회가 세종시에선 첫 청문회가 될 전망이라고 했다. 시민의 눈높이와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전문성과 추진력은 물론 현장 지휘도 가능한 적임자를 가려내기 위해 의회는 현미경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고 세종시의회 보도자료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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