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혹스런 최민호 세종시장측… “메가서울 찬성 아냐…”
곤혹스런 최민호 세종시장측… “메가서울 찬성 아냐…”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3.11.07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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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브리핑 후 일부언론 “찬성” 보도하자 7일 오전 입장문 발표
행정수도완성연대, ‘제2의 세종시 수정론’ 성명… 최 시장에 맹공
근본적 개선만 염두한 듯… “지방 메가시티가 먼저 말했더라면”
6일 오후 2시 연 언론브리핑에서 최민호 세종시장(단상 왼쪽)이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최민호 세종시장이 7일 오전 9시 19분 이메일을 통해 시청 출입기자들에게 입장문을 배포했다.

공보관을 통해 발송한 이 이메일 제목은 ‘김포시 서울 편입 논의에 대한 최민호 세종시장의 입장’으로, 전날인 6일 오후 2시 시청 브리핑룸에서 연 언론브리핑에서 최민호 시장이 발언한 내용을 요약·정리한 것이다. 

6일 최민호 시장이 기자들 앞에서 한 육성발언과 궤를 달리하거나, 의미가 달라진 것은 아니다.

최민호 시장의 육성을 직접 들으면 막힘 없는 ‘달변가’라는 인상을 받지만, 그 발언을 녹음한 후 텍스트(문장)로 변환하면 의미중복이 반복되거나, 비문(非文)이 다수 있는 게 보통이다. 훈련받은 기자라면 이를 고려하고 적절히 판단해 기사화 한다.

이런데도 실제발언과 의미가 크게 다르지 않은 입장문을 낸 것은 다소 이례적으로 비쳐진다.

하루가 지난 다음날 오전 입장문을 낸 것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맨처음 제기한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 주장에 찬성한 것으로 판단한 일부 언론의 기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6일 최민호 시장이 방점을 찍어 강조하고자 한 것은 “서울과 김포의 문제로만 보지 말고, 더 거국적으로 전국의 불합리한 경계조정 내지는 메가시티라는 광역행정체계를 근본적으로 검토해 나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이다.

부연하자면 ▲서울과 비수도권, 수도권과 세종시로 구분·대립되는 개념과 논리로 이해하지 말고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행정 구조·체계에 관해 문제로 인식되는 것들을 모두 내어놓고 근본적으로 재검토한 다음 ▲가장 바람직한 개선점을 찾아내자는 것이다.

하지만 최민호 시장 언론브리핑보다 몇 시간 먼저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김태흠 충남지사와 유정복 인천시장이 ‘김포시의 서울 편입’론에 관해 부정적인 평가를 했던 만큼, 최 시장에게도 이같은 질문이 나올 것이라고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최 시장측도 이같은 질문을 예상하고 언론브리핑 직전, 최 시장과 측근들이 답변 내용을 조율했다고 한다.

예상대로 ‘김포시의 서울 편입’론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를 직접 또는 우회적으로 묻는 기자들의 질문이 4~5차례 나왔지만, 최민호 시장은 찬성-반대를 뚜렷이 언급하지 않은 채 자신의 소신만을 거듭했다.

찬성-반대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김태흠 지사처럼 ‘지방 메가시티가 먼저’라는 언급을 했더라면 입장문을 이어 내고, 시민단체로부터 ‘제2의 세종시 수정론’이라는 격한 비판은 듣지 않아도 됐을 듯하다.

실제로 세종시 시민사회단체인 행정수도완성시민연대는 7일 오전 10시 57분 ‘최민호 시장의 메가서울 찬성은 제2의 세종시 수정안 찬성이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은 “최 시장은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서울의 집중도를 가속화하는 ‘메가 서울’에 편승한 ‘서울시 세종구’의 구청장인지, 수도권 과밀해소와 국가균형발전을 선도하기 위해 태어난 ‘세종특별자치시’의 시장인지, 본인의 정체성에 대해 분명하게 답하라”고 압박했다.

성명은 그러면서 ‘메가서울 찬성은 충청권 메가시티와 국가균형발전 포기’, ‘국가균형발전 선도도시 세종시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는 강경한 논조의 부제목도 달았다.

행정수도완성시민연대는 전날인 6일 오후 쏟아져 나온 관련기사들을 스크린한 후 최민호 시장이 ‘메가 서울’론에 찬성한다고 판단한 듯하다.

일부 세종시 출입기자들은 “최민호 시장이 같은 당적을 가진 김기현 대표 등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렇더라도 세종시는 신행정수도를 지향하다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시작한 국가균형발전의 상징 도시 아닌가? 최 시장이 이를 생각했다면 찬성인지 반대인지, 이게 어려우면 세종시를 포함한 충청권 메가시티가 먼저여야 한다든지를 확실히 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른 기자는 “최 시장측 정무라인이 좀 미숙한 거 아닌가”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최 시장측은 7일 오후 여론동향 등을 살피며 후속대응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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