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록 솟은 다리, 휠체어 탄 노인은?… 시장님, 곧게 펴 줘요”
“볼록 솟은 다리, 휠체어 탄 노인은?… 시장님, 곧게 펴 줘요”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3.04.02 14: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종시 소정면에 ‘1박2일 대화’ 온 최민호 시장에 대곡리 주민들 요청
최 시장 “관계부처와 협의중… 조만간 확정될 것” 대안은 이미 있는 듯
2020년 8월 집중호우로 붕괴… 상판 2.6m 높아, 반대로 공사 중단상태
세종시 소정면 대곡1리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로 공정률 50% 선에서 복구공사가 중단된 대곡교  모습. 아래 흐르는 하천은 맹곡천이다. 복구공사가 중단된 배경에는 주민들이 상판이 평평한 다리(사진 가운데 흰 선이 가리키는 높이)로 만들어 줄 것을 원하면서 공사중단을 강력하게 요구한 점이 작용하고 있다.
세종시 소정면 대곡1리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로 공정률 50% 선에서 복구공사가 중단된 대곡교 모습. 아래 흐르는 하천은 맹곡천이다. 복구공사가 중단된 배경에는 주민들이 상판이 평평한 다리(사진 가운데 흰 선이 가리키는 높이)로 만들어 줄 것을 원하면서 공사중단을 강력하게 요구한 점이 작용하고 있다.

‘평평해야 할 교각 상판이 2.6m 볼록 솟은 다리가 주민들 바람대로 반듯하게 완공될 수 있을까….’

최민호 세종시장이 지난달 31일 소정면 대곡1리와 고등1리 마을회관을 연이어 찾아 ‘시장과 함께하는 1박 2일’의 2번째 행보를 이어갔다.

이번 방문은 지난 2월 24일 부강면 등곡 1·3리를 방문한데 이어 2번째다.

이날 최민호 시장과 만난 소정면 대곡1리 주민들은 맹곡천의 홍수위 반영 지침에 따라 종전 교량보다 2.6m 올라가도록 설계된 대곡교의 높이를 일부 낮춰줄 것을 주문했다.

소정면 대곡1리 대곡교는 지난 2020년 8월 3일 내린 집중호우로 붕괴된 뒤 2021년 2월 새로 다리를 놓는 공사가 시작됐으나, 대곡교 홍수위를 반영해야 하는 설계 지침에 따라 다리 상판이 2.6m가량 타원형으로 볼록 솟아나도록 공사가 진행됐다.

이에 인근 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대하는 바람에 2021년 6월 공정률 50% 선에서 멈춘 뒤, 1년 반 넘게 완공되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수백m 떨어진 다른 다리를 우회해 소정면 소재지를 오가면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은 “전동휠체어를 타야만 이동할 수 있는 노인들이 적지 않다. 겨울철 눈이 내리면 전동휠체어가 전복되면 어떡하나?”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 시장은 대곡1리 주민들에게 대곡교 공사 재개를 위한 자체 감사 등 논의 상황을 직접 설명한 뒤 “경사도에 따른 안전사고의 발생을 우려한 주민들의 건의를 잘 알고 있다”며 “다만, 이 문제는 환경부와 국민권익위원회 등 관계부처의 의견과 조정 방안 등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종시에서도 최대한 교량 높이를 낮출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해법을 찾고 있고 대안 또한 마련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공사가 조속히 재개되고 주민들의 불편이 하루 빨리 해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최민호 세종시장(왼쪽 세 번째)이 지난 31일 세종시 소정면 대곡1리 마을회관에서 주민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왼쪽 첫 번째는 소정면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국민의힘 김학서 세종시의회 의원. 

이어 소정면 고등1리 마을회관을 찾은 최 시장은 20여명의 주민들과 만나 건의 사항을 듣고 지역의 발전 방안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고등1리 주민들은 자리에서 고려산 등산로 진입도로 개선과 둘레길 조성을 주문하고, 상하수도 및 도시가스 등 기반 시설을 확충해 달라고 건의했다.

최 시장은 바로 실천 가능한 사항에 대해선 즉답으로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관계기관과 논의가 필요한 사항은 추후에 담당 부서를 통해 답변하기로 약속했다.

최 시장은 이날 간담회를 마친 뒤 고등1리 마을회관에서 이부자리를 펴고 잠을 청했다.

이튿날 고려산 등산로 진입도로 현장을 둘러보는 것으로 ‘시장과 함께하는 1박 2일’ 2번째 일정을 마무리했다.

최 시장은 “막힌 것을 뚫고 주민들의 불편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도록, 주민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격의 없는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시장과 함께하는 1박 2일’은 최 시장이 매월 하루 세종지역 읍·면 마을회관을 방문해 1박을 하면서 마을의 현안을 직접 살피고 주민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는 현장형 소통간담회이다.

최민호 세종시장(왼쪽 세 번째)이 지난 31일 세종시 소정면 고등1리에서 마을 주민의 의견을 듣고 있다. 왼쪽 첫 번째는 국민의힘 김학서 세종시의회 의원. 최민호 시장 오른쪽은 이규인 소정면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