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권 무산 후… 최민호 시장 ‘실망’ - 상병헌 의장 ‘머리 복잡’
거부권 무산 후… 최민호 시장 ‘실망’ - 상병헌 의장 ‘머리 복잡’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3.03.16 2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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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서 복귀한 상 의장, 여야 부의장·원내대표 운영위원장 의견 청취
국민의힘 의원들, 재투표 불가피론… 민주당 의원들은 불가론 견지
미국 출장 최 시장, 한밤중 보고받고 잠 못 이룬 듯… 깊은 고심 예상
세종시의회 본회의장 사진에 최민호 세종시장(중간 부분 합성사진 왼쪽)과 상병헌 세종시의회 의장(오른쪽) 사진 합성

제주도 출장에서 돌아온 상병헌 의장이 16일부터 이틀간 세종시의회 내부의 의견을 듣고 있다. 

지난 13일 ‘세종시 출자·출연기관의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조례개정안’에 대한 표결 후, 국민의힘 측이 재투표 요구를 하는데 따른 행보이다.

반면 미국 출장 중인 최민호 세종시장은 관련보고를 받고, 적지 않은 충격에 실망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병헌 의장은 16일 오후 3시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란희 제1부의장과 국민의힘 소속 김학서 제2부의장을 의장접견실로 동시에 불러 의견을 들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5시 민주당 소속 유인호 운영위원장을 같은 곳으로 불러 의견을 청취했다.

상 의장은 17일 오전 10시 민주당 여미전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김광운 원내대표 의원을 불러 같은 사안에 대한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16일 오후 있었던 면담의 대화 내용에 대해 상 의장과 박란희 부의장은 언급을 회피했다. 김학서 부의장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상 의장은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제가 얼마나 머리가 무겁고 아프겠나? 두루 의견을 듣는 중이다. 더는 말하기 곤란하다”고만 말했다.

유인호 위원장은 “(김학서 부의장과, 전광판 조작의) 실수가 있었지만, 의사봉은 3번 두드리지 않았나?”라며 재투표는 불가하다는 의견을 완곡하게 말했다고 했다.

하지만 다른 시의원들에 따르면 김학서 부의장은 상병헌 의장에게 재투표가 필요하다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상 의장이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미의 말을 직설적인 표현 대신 돌려 말하자, 두 사람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는 것.

17일 오전 면담에서 민주당 여미전 원내대표는 재투표 불가론을, 국민의힘 김광운 원내대표는 재투표 불가피론을 각각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정가에서는 칼자루를 쥐게 된 상병헌 의장이 의회 안팎의 의견을 두루 듣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최민호 시장과 세종시의 다음 단계 조치를 지켜본 뒤 후속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시 가결된 조례안에 상 의장이 서명해 세종시로 보내면 세종시는 5일 안에 공포해야 한다. 최민호 시장과 세종시가 5일 이내에 공포를 하지 않으면, 상 의장이 대신 공포할 수 있다. 상 의장이 공포를 할 경우, 최 시장과 세종시는 대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한편 13일 조례안이 가결돼 거부권 행사가 무산되자, 세종시는 미국 출장 중인 최 시장에게 같은 날 낮 12시쯤 첫 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미국 동부 시간은 12일(일요일) 오후 11시쯤으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최 시장은 이날 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을 것이라고 세종시 관계자들은 전했다.

세종시 한 관계자는 “먼저 카카오톡으로 보고를 드렸고, 13일 오후 2시를 넘겨서까지 시장님과 짧지 않은 시간 통화를 여러 번 했다”고 말했다.

세종시가 오후 2시쯤이면 미국 워싱턴과 보스턴은 새벽 1시쯤이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최 시장은 실망이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언급한 뒤 ‘비난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남겼다는 것. 최 시장이 언급한 비난은 김학서 부의장 또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에 대한 것으로 해석된다.

19일 귀국할 것으로 알려진 최민호 시장은 이후 대처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시의 한 간부공무원은 “월요일인 20일 시장님을 어떻게 뵈어야 할지… 다들 고개 숙이고 시장님의 기색을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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