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선물, 초밥파티 열어줬어요"
"신학기 선물, 초밥파티 열어줬어요"
  • 문지은 기자
  • 승인 2022.07.13 07:38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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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나눔인] ‘지역아동센터 아동을 위한 초밥 파티 열어준 선한초밥’
하루 영업 쉬고 아이들에 집중, 미리 주문 받아 각자 원하는 초밥 선물
아이들에게 초밥파티를 열어준 선한 초밥 유리 안광주 부부
아이들에게 초밥파티를 열어준 선한 초밥 유리 안광주 부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어렵게 개업을 준비하던 중,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입점할 수 있는 LH희망상가에 당첨되어 큰 도움을 받았어요. 감사한 마음에 우리 부부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아이들에게 초밥으로 맛있는 한끼를 선물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세종시 다정동에서 음식점 ‘선한초밥’을 운영하는 유리, 안광주 부부는 지난 3월 세종시의 한 지역아동센터에 초밥 30인분을 전달했다.

코로나19로 외식 한번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아이들을 위해 새 학기 선물로 준비한 것이다.

“초밥나눔을 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사실 방법을 몰라 막막했어요. 그래서 일단 정기후원을 하고 있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연락했죠. 그런데 세종에 있는 기관을 연계해주신 건 뜻밖이었어요. 세종에도 저소득층 아이들이 많이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부부는 아이들이 가장 많이 모일 수 있는 시간에 맞추어 준비하기 위해 당일 장사를 쉬었다.

모든 아동이 각자 원하는 메뉴를 선택할 수 있도록 미리 주문을 받아 맞춤형 식사를 준비했다.

“그날은 아이들에게 오롯이 집중하고 싶었어요.”

이런 마음이 전해졌을까, 당일 양손 가득 초밥을 든 두 부부가 현관을 들어서자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를 기다리고 있던 아이들이 일제히 환호를 터뜨렸다.

코로나19로 외식이 어려웠던 아이들에게는 하루종일 설레고 기다려온 순간이었던 것.

이날 초밥을 처음 먹어본 아이들은 “상상했던 것보다 더 맛있어요” “다음에 또 먹어보고 싶어요”라며 해맑게 후기를 전하기도 했다.

3년 전, ‘정인이 사건’을 통해 아동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부부.

당시 정인이 또래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이기도 해 더 마음이 쓰였다.

“당시 너무나 안타깝고 마음이 아파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어요. 아주 작은 것이라도 바꿀 수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의미있는 일이라는 생각에 탄원서도 써보고 어린이재단 후원도 시작했죠. 전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찾아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일까, 가게 곳곳에 아동과 관련한 흔적들이 많다.

입구에는 ‘Child First’라고 쓰인 스티커가 붙여져 있고, 계산대 앞에는 초록우산 나눔현판과 후원 달력이 비치되어 있다.

오고 가는 손님들에게도 나눔의 선한 영향력이 전달되기를 바라는 부부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평소 외식을 못하는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위해 하루 영업을 쉬면서 각자 입맛에 맞는 초밥을 선물해 아이들의 환호를 받았던 선한초밥 유리,안광주 부부를 어려운 가운데 나눔을 실천하는 세종나눔인 1호로 소개한다.

유리씨는 “예전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다른 사람을 돕는 사람들을 보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아이들을 직접 만나 벅찬 마음을 느껴보니 이제야 조금은 나눔의 기쁨을 알 것 같다”며 “제 아이도 작은 것부터 나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한 끼 식사를 위해 소중한 하루를 선물한 부부. 나눔은 어렵고 거창한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조금씩 나누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임을 어린 자녀에게도 가르쳐주고 싶다고 했다.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은 아이들이 자신만의 꿈과 행복을 자유롭게 찾아갈 수 있는 세상이 아닐까요. 모든 아이가 각자가 지닌 재능을 맘껏 펼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이 무엇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유리·안광주 부부는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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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애 2022-07-13 11:32:09
선한초밥! 이름처럼 부부가 선한영향력을 펼쳐 주시네요. 선한초밥 멋져요~

ㅎㅈㅅ 2022-07-13 11:21:30
와시 청주라 직접가서 포장까지해오는 찐 맛집인데 이름대로 선한짓을 해버렸네요 오호홓호 최고!!

김동준 2022-07-13 10:34:50
정말 뜻깊은 일을 하셨네요~~~저도 나중에 꼭 매장가서 먹어 볼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