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희, “제 디테일에 힘들었겠지만… 막히는 것 다 뚫어줬다”
이춘희, “제 디테일에 힘들었겠지만… 막히는 것 다 뚫어줬다”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2.06.03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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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장, 사전예고 없이 3일 시청 기자실 방문, 약식 간담회
“시장직은 격무… 최민호 당선인, 저와 스타일 다를 것” 예상
“스마트 도시행정, 비용 적게 들어”… 주민자치 분야, 지속 희망
3일 세종시청 기자실을 예고 없이 찾아 온 이춘희 세종시장이 기자들과 약식 간담회를 한 후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제가 45년 공직생활을 마감하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행정에서)이루고 싶었던, 목표했던 것을 다 마무리 못한다는 아쉬움도 있지만, 홀가분한 마음도 듭니다. 다만 지지해 주신 많은 분들과 함께 고생한 캠프(선거사무소) 분들께는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지난 1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3선 도전에 실패한 이춘희 세종시장이 3일 사전예고 없이 시청 기자실을 찾아와 선거 후 이틀만의 소회를 털어 놓았다.

이춘희 시장은 선거 결과에 “오히려 홀가분하다”는 속마음을 내보이면서도, 선거운동을 함께 했던 참모·지지자들에게 갖는 고마움과 미안함을 감추지 않고 거듭해 말했다.

이어 이 시장은 “시장 하면서도 편한 자리에 있어본 적이 없었다. 매일 바쁜 자리, 힘든 자리만 있었지. 그러니까 그 사이에, 이제 뭐 공백이라고 해봤자 2012년하고 2014년 사이 그때 2년이다. 지금까지 (내 인생을)쭉 보면 그냥 편한 세월을 보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러니까 이제는 쉴 때가 된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8년간 시장으로 재직하면서 얻은 성과에 대해 그는 “무엇보다도 ‘이춘희 표 3대 사업’으로 불리는 행정수도 추진(완성)을 비롯해 청춘조치원 프로젝트, 로컬푸드 운동을 들고 싶다”며 “이들 사업은 세종시 내부적인 성과를 넘어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롤모델이 된, 성공적인 시도였다”고 말했다.  

이춘희 시장은 이어 “세종시의 스마트시티 구축사업이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선 상태”라며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스마트시티는 민간부문 사업과 공공부문 사업으로 나눠 생각해야 하는데, 우리는 영국 캠브리지-두바이-모스크바 등 5개 도시 간 경쟁을 통해 최초로 3단계로 진입했고, 지금은 4단계 상태”라고 전제한 뒤 “특히 리더십 부문에서 우리 시는 이미 5단계로 진입해 있다. 매주 시장이 직접 스마트 추진 회의를 주관해 왔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어느 도시 시장이 스마트도시 점검을 매주 하겠나. 저는 막히는 게 있으면 하나하나 결정해 줬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이 결정을 안 해 주면 한 발짝도 앞으로 못 나간다. 그래서 앞으로 쭉쭉 끌고 나가주니까 지금까지 보시는 대로 진행돼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종시 공공자전거 어울링을 예로 든 후 “빅데이터 시스템을 통해 이용 빈도가 높은 곳에 어울링을 배치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2019년 58만 건의 이용실적이 2020년 122만, 2021년 161만 건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스마트 도시행정”이라고 말했다.

이춘희 시장은 “어울링 이용 건수가 이처럼 크게 늘어났지만, 예산이 추가로 든 것은 자전거 대수가 조금 늘어난 정도밖에 없다”면서 “이게 뭐 때문에 그러냐면 빅데이터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빅데이터를 이용해서 이용 빈도가 높은 장소, 시간대에 배치를 해 준 것 이거 하나뿐이다. 그런데도 이용자는 2년만에 3배가 늘었다. 이런 게 스마트 도시행정”이라고 말했다. 

이춘희 시장은 또 민선 3기에 시작한 ‘주민주권특별자치시 행정수도 세종’을 가장 값진 정책으로 자평했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으로 ▲읍면동 주민자치회 전면 실시 ▲자치분권특별회계를 통한 읍면 단위 마을계획 수립 ▲이를 가능케 했던 ‘읍면동장 시민추천제’를 시정 3기의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차기 시장에게 지속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정책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이춘희 시장은 “저 이춘희의 행정스타일이 있는 것이고 최민호 시장 스타일의 정책이 당연히 있겠지만, 읍면동장 시민추천제에 대해서는 아마도 생각이 다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최민호 시장은) 읍면동장 인사권을 직접 행사하고 싶어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이 같은 주민자치 분야는 이 시장 자신이 굉장한 정성을 기울여서 발전시켜온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지속적인 발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교통정책, 특히 출퇴근 시간 정체 현상에 대해 이춘희 시장은 “40만 인구의 도시에서 교통신호 한번 더 받는 정도의 정체도 없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그런 도시를 만들려면 엄청 비싼 도시가 된다”고 말했다.

후임 시장에게 당부할 내용이 있는지를 묻자 이 시장은 “제가 갖고 있는 장점이 있고 또 최민호 시장의 장점이 있겠지만, 스타일이 (저와는) 완전히 다를 것으로 생각한다”며 “저의 디테일한 점 때문에 어떻게 보면 우리 직원들이 좀 많이 그런 점에서 힘들었을지도 모르겠는데, (최민호 후임 시장은) 그런 쪽은 아닐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의 디테일이 강한 것이 꼭 장점만은 아니지만, 행정가로서는 그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을 행정가로 생각하는지, 아니면 정치가로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이 시장은 “시장 직무를 보는 동안에는 행정가가 돼야 하고, 선출직 공무원이기 때문에 선거 때는 정치인처럼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1년 말부터 세종시에서 거주해 온 이춘희 시장은 “은퇴 후에도 세종을 고향처럼 생각하며 세종에서의 삶을 살고 싶다”는 말로 선거 후의 소감을 포함한 약식 간담회를 마무리 했다. 

앞서 지방선거 후 2일 오전 세종시청에 처음 출근한 이춘희 시장은 실장·국장 등과 가진 차담회에서 ▲6월 말까지의 시정은 실장·국장 중심으로 추진하고 ▲최민호 시장 당선인으로의 시정 인수·인계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 등을 당부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장 직무정지를 하기 전까지 매주 목요일 이어 온 정례브리핑은 6월중에는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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