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당선된 최민호 스타일은’… “저돌적, 인센티브 보답”
‘10년만에 당선된 최민호 스타일은’… “저돌적, 인센티브 보답”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2.06.02 0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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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새벽 기쁨과 감격에 눈가 젖은 채 선거캠프에 귀환
“이뤄질 수 있는 쉬운 약속만 하는 지도자, 새 역사 못써”
2012년 선거 때 이춘희 시장과 나란히 낙선한 이력 보유
2일 새벽 세종시 대평동에 있는 선거사무소에서 당원, 지지자들이 박수치고 환호하는 가운데 최민호 세종시장 당선인이 부인 전광희 여사와 함께 기쁨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TV 방송 카메라와 수많은 당원·지지자들 앞에 선 최민호 세종시장 당선인의 눈가는 촉촉히 젖어 있었다. 

2일 새벽 2시 10분쯤 세종시 대평동에 있는 선거사무소에 나온 최민호 당선인은 젖은 눈가를 닦지도 않은 채 환영하는 선거 참모들과 격하게 포옹을 했다.

선거사무소를 가득 메운 당원·지지자들이 큰 목소리로 “최민호, 최민호”를 연호하는 가운데 보인 표정과 모두발언은 세종시장 당선이라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는 듯 평소의 톤과는 달랐다.

당원·지지자 그리고 아들인 최순원 박사가 건넨 꽃다발을 안고 긴 화환을 목에 건 그는 “우리 동지들과 힘을 합해서 싸워서 이기고 살아 돌아온 그런 기분이다. ‘보수의 사지, 험지’라고 불려졌던 세종시에서 제가 압도적인 승리를 한 것은 읍·면지역은 물론 새로 이주해 온 젊은층이 많은 신도시 지역에서도 제가 엄청난 표를 얻었다고 하겠다”라고 말했다.

문법상 다소 맞지 않는 발언이 나온 것은 그만큼 감격과 환희가 크다는 것으로 읽혀진다.

사실 최민호 당선인은 10년 전인 2012년 임기 2년짜리 보궐선거 형식으로 치러진 세종시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3위로 낙선한 기록이 있다.

당시 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한 그는 20.92%의 득표율로, 2위에 그친 이춘희 민주통합당 후보(득표율 37.35%)에게도 밀려 떨어졌다. 이때 세종시장에 당선된 사람은 유한식 자유선진당 후보(득표율 41.73%)였다.

나란히 낙선하기는 했지만, 이춘희 시장과 10년만에 치른 ‘리턴 매치’에서 승리한 셈이다.

최민호 당선인은 2일 새벽 발언과 인터뷰에서 이때 선거를 언급하지 않았으나, 10년만의 선거에서 극적으로 이긴 기쁨과 감격을 숨길 수 없었을 것이다.

최 당선인은 이후 10년 동안 국민의힘 당원 자격은 유지하면서 세종지역 국민의힘 리더의 한 사람으로 활동해 왔지만, 반쯤은 칼럼 기고 및 저술·문화예술 활동을 하는 야인으로도 살아 왔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준석 당대표, 김중로 국민의힘 세종시당 위원장, 선거참모·당원·지지자 등에게 두루 고마움을 표시한 최 당선인은 여전히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세종시민들의 염원, 기대, 시민들의 희망을 잃지 않고, 임기 내내 초심을 잃지 않고 겸허하게, 열심히 열정을 다해서 보답하겠다”, “세종 시민들께서, 더 열심히 그 분들이 원하는 바를 찾아서 해결해 드리는, 그런 행정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세종시 재정 규모를 감안해 그동안의 공약을 조정할 계획은 없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세종시의 재정 규모에 비해서 과연 이뤄질 수 있겠는가, 또는 쉽지 않은 그런 공약도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만, 저는 한마디 분명하게 얘기하겠습니다. 역사는 도전과 응전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에 도전을 하고 그것을 해내는 것이 역사를 창조하는 것이지, 이루어질 수 있고 할 수 있는 그런 약속만 하는 지도자, 정치인은 도전과 응전의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패를 무릅쓰고, 실패를 하더라도 도전하겠습니다. 저 사나이입니다. 저를 알아준 우리 세종시민들 그리고 유권자 여러분 그리고 우리 동지들께 저는 목숨을 바쳐서 약속을 지킬 겁니다.”

충남도에서 행정부지사였던 최민호 당선인과 함께 일해 본 세종시청 공무원들은 “그는 자신이 확신하는 사업이면 저돌적으로 밀어붙이고 독려하며, 만족하는 성과를 내는 공무원에게는 그에 상당하는 인센티브를 주는 스타일”이라고 전한다.

이에 따라, 꼼꼼하게 점검하고 확인하며 추진하는 이춘희 시장의 시정 스타일과는 다른 방식으로 시정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새벽 세종시장 당선이 유력시 되자 대평동 선거사무소에 나온 최민호 당선인이 자신을 도운 선거참모와 기쁨과 감격의 포옹을 하고 있다.

1956년생인 최민호 당선인은 대전에서 출생해 한밭중학교, 서울 보성고교,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를 거쳐 안면도국제꽃박람회 조직위원회 본부장, 행정자치부 지방분권추진기획단장, 충남도 행정부지사, 행정안전부 인사실장 등을 역임했다.

2011년 제5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을 거쳐 2015년 이완구 국무총리 때 총리비서실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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