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대통령 박근혜 휘호 표지석, "어떻게 할까요"
탄핵 대통령 박근혜 휘호 표지석, "어떻게 할까요"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7.03.30 15:58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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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표지석 철거 여부 여론 취합 결정" vs 시민단체 "'탄핵' 그 자체가 시민들의 뜻"
세종시청 앞에 설치된 '박근혜 대통령 휘호' 세종시 표지석에 대한 시민들의 거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세종시가 표지석 철거를 놓고 고민에 싸였다.

"탄핵된 대통령의 휘호가 들어간 표지석을 어떻게 해야 하나..."

세종시청 앞에 설치된 '박근혜 대통령 휘호' 세종시 표지석에 대해 시민들의 거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세종시가 표지석 철거를 놓고 고민에 싸였다.

이춘희 시장은 표지석 철거 여부를 시민 여론을 취합해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방법론 찾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들은 표지석 철거를 재차 촉구할 계획이어서 세종시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박근혜 정권 퇴진 세종비상국민행동본부(이하 '세종행동본부')는 지난 27일 내부 회의를 열고 "표지석 철거를 세종시에 촉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민주주의와 헌법을 유린한 박 전 대통령의 표지석을 그대로 두는 것 자체가 시민에 대한 모독이자 수치"라는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이들은 내달 4일쯤 철거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뜻을 시에 공식 전달할 예정이다.

세종행동본부 측 입장은 ‘여론수렴’을 거쳐 결정하겠다는 세종시와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된 것이 시민들의 목소리인 만큼, 세종시도 그 뜻을 받아들여 표지석을 즉각 철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탄핵' 그 자체가 시민들의 뜻"이라는 의미에서다.

특히 여론수렴 과정에서 또 다른 갈등을 일어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곧바로 표지석을 철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세종행동본부 한 관계자는 "표지석 철거에 대해 찬반 의견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면서도 "이미 탄핵안이 통과됐고 구속영장까지 청구된 상황에서, 찬반 의견을 묻는 것은 오히려 '민민 갈등'을 부추기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해 이미 시민들이 2천여명의 서명부를 시청에 전달하고 표지석 철거를 주장했다"며 "이 같은 뜻을 잘 받아들여 표지석을 철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세종시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대통령 탄핵 전‧후 지역 시민사회가 줄곧 철거를 요구하고 있지만 반대 주장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파면된 것도 대한민국의 역사인 만큼 표지석 역시 기록물로서 가치가 있어 그대로 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민여론을 담아내는 방법을 두고도 고심하고 있다.

이춘희 시장은 지난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시 홈페이지 내 소셜네트워크 정책 고객을 대상으로 의견을 취합하거나,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는 등 다각적인 방법을 생각해 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홈페이지를 통해 의견 수렴을 할 경우 공정성 및 형평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 데다, 여론조사 방법 또한 비용이 수반되는 문제여서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온라인 전자투표 시스템'을 실시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이 방법을 도입할 경우 모든 정책 현안들이 인기투표 식으로 결정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 관계자는 "여론 수렴 방안을 찾고 있지만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방법을 조금 더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세종시청 표지석은 가로 4.15m, 세로 1.8m, 두께 70cm 크기로 좌대석 위에 올려진 삼각형 모양으로 지난 2015년 7월 16일 시청 개청과 함께 설치됐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일정상 시청 개청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대신 친필 휘호를 내려 보내 개청을 축하했다. 세종시는 2천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보령 오석으로 휘호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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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 이전부터 주민 2017-04-10 00:27:19
역사의 한 부분이니까 남겨두자는 거는 조금 아닌 거 같습니다.
박근혜라는 죄인의 흔적을 세종시청의 얼굴로 남겨놓을 수는 없는 거잖아요?
돌은 아까우니까 그대로 깎아내서 재활용을 하되 의미있는 분의 글자로 바꿔봅시다.

세종촌놈 2017-04-05 08:58:50
역사는역사일뿐....잘못한것은 다음에 안하면 될거같은데...세종시민들의 행복한정신이 많았으면 합니다

bluesky 2017-04-04 09:01:34
없앤다고 역사가 지워지나요. 그 또한 역사에 놔둬야 이담에 교훈이 될 것 같은데. 없애는 게 능사라 치면 역대 대통령님들 잘 못한 게 하나도 없어야 겠지요. 그 공이 크든 작든 공을 인정하듯, 잘못이 크든 작든 그 흔적을 없애는 건 능사가 아니라고 봅니다.

이재오따라하기 2017-04-04 00:30:50
이재오 의도로 만들고싶으면 무조건 기업도시추구하며 조금이라도 청문회가서 거짓없이하려거든 돌덩어리같고
매일논해봅시다.모두가 계획된 시나리오 그냥갈건 갑시다 ,,,이득은 빼고 실은 무조건버리면 먼훗날 우리의 2세들이 뭐라평합니까? 그냥가도 될건 가는것이 역사에도맞습니다.누군가 원한사수를했고 그걸지키려 많은사람들이 머리깍고 조치원역전에서 시위도했습니다.지울수없는 진실은 받아들이고 죄가있다면 구치소로

원안사수 2017-04-04 00:22:32
지금의 세종시,,,우리가 만들었습니다.박씨도 노씨도 아닙니다.지금의 세종시민이 살면서 만들어진겁니다.그런데 그깟 돌덩어리 몇글짜 가지고 논하는건 좀 이상한 논쟁인듯, 이미 세종시(행복도시)결정되었고 많은사람들어와서 살거있는데 원안사수한사람이 죄인이라서 돌덩어리없애자는건 원위치로 하자는 예전 한나라당 이재오 라는 사람과 똑같은 생각,,,답답해요,요즘도 갑자기 이재오가 세종시 엠비 의도로만들자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