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휴대폰 고장났는데…” ‘자녀 사칭’ 보이스피싱, 5억원 ‘사기’
“나 휴대폰 고장났는데…” ‘자녀 사칭’ 보이스피싱, 5억원 ‘사기’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3.09.25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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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경찰청 사이버수사대, 11명 검거, 6명 구속… 해외총책 특정 수사 확대
온라인 쇼핑몰 가상계좌 결제서비스 악용 피해금 자금세탁 하는 신종수법
원격제어 앱 깔린 피해자 20여명 휴대전화로 구매 후 주문취소… 돈 가로채
보이스피싱 수법을 악용한 피의자(창구 앞에 앉은 모자이크 처리한 사람들)들이 은행에서 피해자들의 돈을 인출하고 있다. (사진=세종경찰청).

“엄마(아빠), 나 휴대폰 고장났는데…”로 시작하는 보이스피싱 수법을 악용해 약 5억원을 가로챈 피의자 11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11명은 이같은 ‘자녀 사칭’ 보이스피싱에 속은 피해자들이 휴대전화에 원격제어 애플리케이션(앱)을 깔도록 유도한 다음 온라인쇼핑몰에서 주문취소 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자들의 돈을 가로채 왔다는 것이다.

세종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온라인 쇼핑몰의 가상계좌 결제서비스를 악용해 피해금을 자금세탁하는 신종수법으로 5억여원을 가로챈 국내 총책 등 11명을 검거했다고 25일 밝혔다.

6명이 구속되고 5명이 불구속입건 된 이들 11명에게는 컴퓨터등 사용 사기, 금융실명법 위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피해자의 자녀를 사칭, 휴대전화에 원격제어 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한 뒤, 온라인쇼핑몰에서 1000만원 상당의 명품 셔츠 등의 상품을 구매해 생성된 가상계좌로 피해금을 입금했다는 것.

이어 곧바로 주문취소를 한 다음 특정 계좌로 환불받아 범죄수익금을 세탁하는 수법으로 피해자들에게서 총 5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 쇼핑몰의 환불 과정을 악용하는 신종 수법을 쓰면서 은행~간편결제사~결제대행사 등 여러 업체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빠른 시간 안에 지급정지가 어려운 점을 악용했다는 것이다.

세종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5월 중순 ‘자녀 사칭’ 문자메시지로 1억7000만원을 편취한 사건을 이송받아 집중수사에 착수한 뒤, 몇달 간 추적 끝에 국내총책 B씨 등 11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이같은 수법에 당한 피해자는 전국에서 20여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또 검거 과정에서 현금 약 6000만원을 압수하고, 해외에서 자금세탁을 지시한 해외총책을 특정, 해당 범죄조직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문자나 메신저로 자녀 또는 지인이 ‘휴대폰이 고장나서 보험 청구를 해야 한다’고 연락이 온다면 보이스피싱을 의심해야 한다”면서 “모르는 앱이나, 링크는 다운로드하지 말고, 휴대폰으로 신분증 사진, 계좌번호, 비밀번호 등을 전송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피해 발생 시 지체없이 경찰청(112) 또는 금융기관을 통해 계좌 지급정지 요청 및 피해 내용을 신고해 달라”면서 “대출 또는 아르바이트 명목으로 쇼핑몰 계정, 아이디를 제공하거나 환불금을 이체받아 전달하는 행위 등은 처벌 대상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림=세종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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