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 ‘되는 건지, 마는 건지…’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 ‘되는 건지, 마는 건지…’
  • 김강우 기자
  • 승인 2023.06.14 13: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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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문체부, 충청권 4개시·도 ‘책임 공방’
세종 종합운동장과 선수촌 건립 준비 차질 우려
세종시와 의회, 행복청, 시민사회는 왜 '허송세월'
지난해 11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열린 '2027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세종시 유치단 환영식에서 최민호 세종시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열린 '2027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세종시 유치단 환영식에서 최민호 세종시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대한체육회와 충청권 4개 시·도지사, 문화체육부 간의 2027하계세계유니버시아드 대회 조직위 인사권 갈등이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다.

충청권 시·도지사는 대한체육회를, 대한체육회는 충청권 시·도지사와 문화체육부를 비난하는 가운데 두 차례나 연기했던 조직위 구성이 가능할지 알 수 없는 실정이다.

특히 세종시의 경우, 폐막식을 위한 대평동 종합경기장과 선수촌 건설 준비를 담당해야 할 정도로 중요한 지자체인데도 불구하고 국회의원을 비롯한 세종시의회, 행복청, 시민사회 등은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도 못하고 허송세월만 보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루빨리 조직위 구성이 매듭을 짓지 못하면, 자칫 개최권을 반납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마치 국회세종의사당이 '자문단 구성'을 빌미로 위태로워진 상황과 똑같지는 않겠지만, 갈등을 해결해야 할 주체들이 뒷짐만 지고 있어 정치력 부재가 만든 ‘대혼란’임은 분명하다.

갈등은 충청권 유치위원회가 조직위를 구성할 때, 사전에 협의해야 할 대한체육회와 상의없이 독단적으로 윤강로 사무총장을 임명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충청권 4개 시·도는 지난 3월 24일 준비위 창립총회에서 시·도지사 4명이 공동 위원장을 맡고 상근 부위원장과 사무총장을 분리하는 방안을 채택했다.

공모를 통해 일사천리로 윤강로 사무총장을 임명했지만, 사전에 대한체육회와 조직위 구성에 대한 협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과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사전협의 절차 위반은 명백한 충청권 유치위원회의 실책이다.

또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윤강로 사무총장 간의 정치적 입장이 달랐다는 것을 몰랐던 것일까. 윤 사무총장은 지난해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했었다. 이기흥 회장과의 선거 당시 뭔가 앙금(?)이 아직까지 남아 있었다는 조심스런 해석이 나온다.

층청권 유치위는 결국 대한체육회의 주장을 결국 받아들여 지난 5월 19일 새롭게 상근 부위원장과 사무총장직을 이창섭 부위원장으로 일원화하는데 동의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제동을 걸었다. 19일 대전시청에서 창립총회를 다시 개최했으나, 문체부가 지난 3월 창립총회 의결 내용을 준수해야 한다며 무효화시켰다.

윤 사무총장의 법적 대응 움직임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게 아니면 정부측에서 윤 사무총장을 꼭 여기에 ‘임명’해야 할 사람이란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다.

대한체육회는 충청권 4개 시·도가 임명한 윤강로 사무총장을 해촉하고, 이창섭 상근 부위원장이 사무총장을 겸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지난 7일 발표한 결의문에서 “문체부가 상근 부위원장과 상근 사무총장의 2인 체제를 고집해 지난달 31일까지 약속한 조직위 법인 설립 기한을 지키지 못했다”며 “지난 5월 19일 창립총회를 무산시킨 문체부 행위는 무책임하다”고 규탄하고 나섰다.

8일에는 앞으로 국제종합경기대회 유치희망 지자체가 대한체육회와 합의한 협약을 위반할 경우, 유치 신청 자격을 제한하고 제재가 가하는 규정을 만드는 초강수를 뒀다.

이에 문체부는 지난 8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한체육회의 주장은 충청권 4개 시·도 체육인들의 의견과 배치된 일방적 주장”이라고 반박했으며, 충청권 4개 시·도지사들은 같은 날 “대한체육회는 560만 충청인의 염원을 직시하고 조직위원회 설립에 협조하라”는 제목의 공동 성명서를 냈다. 이제는 문화체육관광부 편을 들고 나선 것.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번에는 지난 12일 대전시의회가 움직였다. 기자회견을 통해 “대한체육회의 지나친 월권과 만능주의가 국제적인 망신을 넘어서 560만 충청인의 열망을 꺾고 있다”고 대한체육회를 맹렬히 비판했다.

대전시의회는 “지난 6월 5일 있었던 대한체육회 연석회의에서도 문제 해결을 하지 않고 문체부와 4개 시·도를 성토하는 비정상적인 행태만 보였다”고 비난했다.

체육인들은 “국제대학스포츠연맹이 같은 후보지였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로 대회 개최지가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며 걱정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상, 대전시의 경우 개막식을 여는 서남부스포츠타운 종합운동장이, 세종시는 폐막식을 위한 대평동 종합경기장 그리고 5-1생활권의 선수촌 건립이 국비 지원문제에 있어 각각 아무런 진전이 없다. 조직위원회가 없기에, 행복도시 내 설계와 건설에 앞으로 남은 3년이란 시간은 결코 길지 않다.

지난해 11월 충청권 4개 시·도가 힘을 모아 개최지로 최종 선정된 것은 '행정수도 세종완성'을 위해서도, '충청권 메가시티'라는 큰 목표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었다.

그러나 조직위 구성을 놓고 벌이지는 최근의 과정을 보면 마치 국회세종의사당을 놓고 벌어지는 여야간 ‘정치력 부재’를 또다시 느끼게 하고 있다.

세종시 체육계의 한 관계자는 “중앙정부와 정치권도 이해할 수 없다. 충청권이 아닌 서울에서 치러지는 행사라면 과연 이렇게 방치하고 있을까 의구심이 든다”면서 “충청권 국회의원들과 체육계 원로들은 유니버시아드 성공을 위해 무엇을 해 왔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 세종시민은 “최근 국회세종의사당이나 KTX세종역에 대해선 여러 목소리가 많았지만 유니버시아드 문제에 대해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는 국회의원과 세종시, 세종시의회, 행복청, 그리고 시민사회는 왜그리 태평한지 정말 궁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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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2023-06-14 17:11:52
대한체육회가 문제 아닌가? 기사 이상하게 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