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여가 지난 현 시점에서도 세종시를 바라보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70, 현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의 시각은 변하지 않았다.
지난 2009년 이명박 정부 당시 세종시 수정안을 들고 나온 장본인으로서 여전히 세종시 건설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 지역 민심은 "그러려면 왜 세종시에 왔느냐"며 싸늘하게 반응하고 있다.
대권 도전 의지를 보이고 있는 정 전 총리는 7일 오전 세종시청에서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세종시에 행정기관 2/3가 내려와 있지만 현상을 유지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고 국가발전에 지장을 줄 것"이라며 "세종시 행정부처를 서울로 복귀시켜야 한다는 소신은 과거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사과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세종시의 행정도시 건설은) 정치권에서 자기 이익과 정파, 정당을 위해 결정한 것이지 합리적인 사고를 통해 도출한 결과가 아니다"라고 비판하면서 "사과할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세종시에 국회분원을 설치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쪽짜리 행정도시에 국회 분원을 설치하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라며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세종시를 교육·기업·문화도시로 개발하는 것이 옳다는 견해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힘을 얻고 있는 '세종시의 정치·행정수도론'에 대해서는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며 모호한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수도를 서울에 둘것이냐 세종시에 둘것이냐가 중요한 문제가 아닌, 나뉘어 있으면 안된다는 게 문제"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의사이며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국민투표 결과가 수도 이전이 지지를 받을 경우 헌법을 고쳐서라도 수도를 세종시로 옮겨야 한다"고 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기자들의 계속된 질문에 입장을 따로 정리한 자료를 작심한 듯 읽어 내려가기도 했다.
대권 도전 행보와 관련해선 "반드시 완주하겠다"며 의지를 드러내면서 경제, 민생, 교육, 남북관계, 정치 등에 대한 5대 혁신과제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 전 총리가 세종시를 바라보는 시각은 과거와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충청권 민심을 얻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세종시 건설 10년이 되어가고 있는 시점에 이제 와서 무슨 기업도시 운운하고 있느냐"면서 "헌법을 개정해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만들겠다는 말을 우선 강조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