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에 분노하는 세종시민들의 목소리가 한층 거세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2차 촛불집회가 시민 2천여명(경찰 추산 9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2일 오후 5시 30분 세종시 어진동 호수공원 수상무대섬에서 열렸다.
'세월호 기억 노란우산 프로젝트' 기획자 서영석씨(46, 세종시 종촌동)의 제안으로 열린 이날 집회에는 지난주 첫 집회에 비해 더욱 많은 참가자가 참석했다. 대통령의 하야와 최순실씨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더욱 커졌다.
참가자들은 "국정 농단의 핵심은 박근혜 대통령"이라며 "헌법을 유린하고 국가 시스템을 붕괴시켜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박 대통령은 즉각 퇴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에는 SNS와 카페 등의 글을 보고 몰려든 직장인, 주부 등 평범한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주를 이뤘다. 특히 고교생과 대학생들도 대거 참석하면서 행사장은 발 디딜 틈 없는 모습이었다.
참가자들은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라는 구호로 집회를 펼치며 릴레이 자유발언을 이어갔다.집회에 참석한 최교진 교육감은 헌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박근혜 정권을 비판했고, 역사교과서의 국정화에 대해서도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종국제고에 다니는 신모·민모 학생(1학년)은 자유발언을 통해 "많은 사람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최순실씨에게만 집중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진실 규명과 국민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최순실 사건뿐만 아니라 역사교과서 국정화, 한반도 사드배치, 위안부 합의, 세월호 7시간 등 진위를 판단할 수 없는 일들을 많이 해 왔다"고 비판하면서 "청소년을 위해서라도 모두 뜻을 함께 해 진정한 민주주의를 만들어 가야한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대전과 청주 등 인근 지역에서 온 참가자들도 다수 있었다. 한 주부는 "박근혜 정권은 민주주의를 처참하게 짓밟았다"면서 "민주주의를 반드시 지켜내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자유발언이 이어지는 중간중간 "박근혜는 퇴진하라"고 구호를 외쳤고 박수와 함성을 보내며 발언자를 격려하기도 했다.참가자들은 박근혜 정부에 대한 규탄 집회를 2시간여 동안 가진 후 오후 7시 30분부터 총리집무실 앞을 거쳐 정부청사 종합민원실까지 2km 구간을 행진했다.
촛불집회는 다음 주에도 이어진다. 서영석씨는 오는 19일 오후 5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3차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촛불집회는 전국 곳곳에서 대규모로 펼쳐졌다. 서울 광화문에는 최대 100만여명의 시민들이 운집해 2000년대 이후 최대 규모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