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집회 준비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집회 준비했습니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6.11.0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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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사비들여 호수공원 촛불 집회 준비한 서영석씨

   개인 호주머니를 털어 호수공원 촛불집회를 준비한 서영석씨
“특정 단체가 주도하면 자발적으로 참석하는 시민들이 실망을 할 것 같아 제가 사비를 들여 준비했습니다.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참가해 국민들의 분노를 느꼈습니다.”

지난 5일 세종 호수공원에 시민 2천여명이 ‘박근혜 정부 퇴진’을 외치도록 만든 이면에는 한 시민의 헌신적인 노력이 숨어 있었다.

세종시 종촌동에서 어린이 사진관을 운영하는 서영석씨(46).
서울에서 촛불 집회를 연다는 소식을 접하고 정부 청사가 있는 세종시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 사비 150만원을 들여 손 피켓과 현수막, 양초, 풍등(風燈) 등 용품을 준비했다. 공교롭게도 비용은 이날 즉석 모금을 통해 같은 액수가 들어왔다.

“처음에는 정부청사 고속버스 터미널 주변에서 열려고 계획했습니다. 하루 만에 카페 댓글을 200명이 다는 걸 보고 호수공원으로 집회 장소를 신고했습니다. 이날 참석자가 2천명이었으니 예상을 크게 넘어섰습니다.”

지난 해 11월 종촌동 가재마을로 이사를 온 서씨는 서울에 소재한 ‘나들목 교회’를 다니면서 사회 참여의 중요성을 익혔고 일상의 삶 속에서 사회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그래서 생명 경시에서 비롯된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이후 시민운동을 시작했고 세종시로 이주 후 해수부 앞에서 매주 한차례씩 1인 시위를 통해 행동하는 양심을 실천하고 있다.

“거짓을 계속해서 얘기했다는 것이 분노로 연결됐습니다.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자기 이익을 위한 정치,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정치를 한 것이 원인이 된 것입니다.”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시작한 집회에 6시에 준비한 양초가 동이 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무대 섬으로 이어지는 다리를 꽉 메운 시민들을 보면서 안전이 맨 먼저 걱정되었다는 서씨는 “처음에는 행진을 하지 않기로 했다가 시민들의 건의에 자발적인 안전요원을 확보를 전제로 거리행진을 했다”고 말했다. 성숙한 질서 의식이 안전한 촛불집회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깨어나고자 하는 시민들이 많다는 걸 느꼈습니다. 정부에 대해 실망한 사람들이 소리를 내게 장을 마련한 건 정말 잘 한일이었습니다.”

집회 신고 후 일주일 동안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개인적인 욕심이 깔려있다는 등의 말이 많았다. 경찰에서는 풍등 행사를 안전을 이유로 취소를 종용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는 서영석씨의 예상과는 달리, 무려 2천여명이 참석해 분노한 민심을 대변했다.
서씨는 박근혜 정권의 퇴진을 위해 마음을 모으는 과정에서 참석한 아이들이 즐기는 촛불집회를 배우도록 어른들이 배려를 해야 한다 며 “평화로운 집회에 다음에는 꼭 참석하겠다는 말을 들을 때 고마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중심의 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연대하면서 정권퇴진에 기여하고 싶다는 말과 함께 매 주말 호수공원에서 시민 열기를 담아내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두 번째 집회는 12일 오후 5시 30분에 호수공원 수상 무대에서 열린다. (연락처) 010-3367-5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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