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네코 후미코 사진 잘못됐다
가네코 후미코 사진 잘못됐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5.12.2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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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키스트 연구회, "국내 언론 사용 사진은 동명이인"

   한국언론에 보도된 '가네코 후미코'의 사진은 일본 한 정당에 응원하러온 여성임원의 것으로 밝혀졌다. 왼쪽 사진이 옥중 면회 시 친구가 스케치 한 모습이다. 오른쪽 기모노 차림이 언론에서 잘못보도한 동명이인의 가네코 후미코 사진이다.
조선을 사랑했던 일본 여인 가네코 후미코의 인터넷상 사진이 동명이인의 것으로 밝혀졌다.

세종시 부강면에 7년 간 살면서 심상소학교를 졸업한 가네코 후미코를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선이 굵고 호남형에다 기모노를 입은 인물사진이 나온다. 이 사진을 국내 대다수 언론에서 가네코 후미코의 사진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가네코 후미코는 사진을 찍지 않는 성격이어서 그의 모습은 연인 박열씨와 함께 촬영한 것과 옥중 면회 시 스케치한 것 등 두 장 만 남아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11월27일 후미코와 가장 가까운 혈육인 외가 쪽 친조카 가네코 타카시(金子敬, 71)씨가 부강초등학교를 찾아 후미코의 뜻을 기렸다는 기사가 ‘세종의 소리’에 실리면서 서울에 소재한 아나키스트 독립운동가 기념사업회 김창덕 사무국장이 댓글을 달면서 알려지게 됐다.

김 국장은 ‘세종의 소리’에 실린 사진은 다른 여성의 사진이라며 “아마 당시 오사카 지역 신문의 여성기자의 사진이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부강면에서 향토사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는 곽창록씨(82)도 “올해 초 가네코 후미코의 생가가 있는 일본 야마나시현을 다녀왔는데 그곳에도 한국 언론이 취급하는 사진과 다른 것이 걸려 있었다” 며 동명이인의 사진임을 확인해주었다.

그러면 어떻게 해서 사진이 잘못되었을까.
곽창록씨는 7년 전 모 지방신문에서 가네코 후미코를 특집으로 다뤘는데 그 때 잘못 사용해서 그게 인터넷 상에 떠돌면서 박열의 연인 가네코 후미코로 둔갑하게 됐다는 것이다.

사진의 오류는 일본에서도 논란이 되었다.
한 잡지 표지에 역시 한국 언론에서 사용했던 선이 굵은 여성의 사진을 실어 야마나시현 가네코 후미코 연구회에서 한 차례 문제를 삼은 적이 있다. ‘아나곤’이라는 사람은 자신의 블로그에 사진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구체적인 증거를 들어 입증했다는 것이다.

일본 잡지에 실린 사진은 무산정당의 스즈키 문치라는 사람을 응원하기 위해 온 일본 여성단체의 임원이라며 “당시 사회적인 화제가 됐던 스즈키 문치를 응원하려온 가네코 후미코는 언론의 중요한 취재원이 됐고 이 때 사진을 잘못보도하게 됐다”고 말했다.

결국 일본 현지에서 동명이인의 사진을 잘못 사용하면서 그게 인터넷 상에 떠돌았고 한국 언론이 그대로 사용하면서 여성단체 임원이 아나키스트 가네코 후미코로 둔갑하게 되었다.

   다음 검색창에서 '가네코 후미코'를 치면 동명이인의 사진이 맨 먼저 올라온다.
김창덕 사무국장은 “가네코 후미코는 이른바 괴사진이라고 불리는 수감직전 연인 박열과 찍은 사진이 하나있고 혼자 있는 얼굴은 그녀의 동지였던 모치츠키 가츠라가 그려준 초상화가 유일하다” 며 “지금이라도 잘못된 걸 바로잡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강면 곽창렬 향토사 연구위원도 “부강면에서 새롭게 일고 있는 가네코 후미코의 연구와 관련, 제대로 된 사진이 언론에 보도되어야 한다” 며 “앞으로 언론에서는 진짜 사진만을 사용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세종의 소리’ 보도 이후 청주에 사는 시나리오 작가 김경은씨는 ‘박열을 소재로 한 시나리오를 집필했다“ 고 밝히면서 ”이 과정에 가네코 후미코가 등장하는데 좋은 소재였고 경험이었다“고 전해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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