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산 아래 고향 노래 담았어요"
"무성산 아래 고향 노래 담았어요"
  • 김중규 기자
  • 승인 2023.12.19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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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수학자 시인 이길섭, '무성산'... 고향 냄새 물씬 나는 첫시집 출판
"아련한 고향 그리워하면서 무성산 노래하는 시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늦깎이 수학자 시인 이길섭이 67세에 첫 시집 '무성산'을 펴냈다. 

67세 늦깎이 수학자 시인 이길섭이 첫 시집 ‘무성산’(茂城山)을 출판했다.

충남 공주시 사곡면 무성산 아래에서 태어난 그는 아련한 고향 냄새가 물씬 풍기는 ‘무성산’을 제목으로 달았다.

123쪽에 달하는 시집은 서정적이면서도 무성산 자락에서만 쓸 수 있는 시어(詩語)로 고향과 농촌, 그리고 옛 추억을 더듬게 만들어준다. 교과서에 실렸던 서정성이 강한 시를 읽는 느낌을 주는 시들로 빼곡이 채워져 있다.

4부로 나눠진 시집은 사계는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친구들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아름다운 말로 표현했다. 연작시형태의 이십사절기가 2부에 들어있고 연가(戀歌)로 3부를 채웠다.

제목은 연가였지만 많은 추억이 배어있는 무성산 시리즈나 다름없는 구성을 보이고 있다. ‘무성산1’로 제목을 붙인 ‘툇마루’가 있고 ‘무성산 10’편에는 ‘사부곡’이 시로 그려져 있다.

제 4부는 ‘삶 속에서’로 그야말로 생활 속에서 시인의 눈으로 본 세상을 시로 치환시켜놓았다. ‘미분방정식 연습시간’이라든가 ‘수학 왜 필요한지’, ‘가자, 세상으로 가자!’ 등 17편의 시가 편집되어 있다.

시인 이길섭은 “어릴 때 뛰놀던 무성산 골짜기를 꿈꾸는 일, 그것이 내게는 사는 힘의 원천이었다” 며 “객지에 살면서 고향을 그리워하며 뇌던 노래를 시집으로 한 데 묶었으며 무성산을 노래하는 시인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소망을 피력했다.

수학자 이길섭을 시인의 길로 이끈 이은봉 시인은 “섬세한 서정, 개성이 있는 서정으로 충만한 것이 그의 시다” 라며 “그의 시의 심미적 형상은 이미지가 전경화되고 이야기를 후경화되는 가운데 절묘하게 하나로 접합되는 특징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이길섭 시인은 한남대 수학과 교수로 평생을 봉직했다. 고교 때 수학을 잘한다는 이유로 즐겨하던 문학을 버리고 이과를 선택했던 그는 66세에 젊은 시절 꿈꿔던 시인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은봉 시인이 길라잡이였다.

이길섭 시집 '무성산'

40년 수학 인생을 뒤로 하고 두 살짜리 시인의 길을 선택에는 동인지 ‘세종시마루’가 있었다. 2021년 하반기 호에서 수학자를 시인으로 환생시켰다. 네 번째 신인상 수상자가 됐다.

등단 당시 그는 “평생 수학과 함께 살았고 늦게 돌아온 일이지만 최선을 다해 우리 세대가 갖고 있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가는 길이 비록 찬란하지 않더라도 온기가 남아 있기를 기대하면서 오후 새참녁에 새길을 선택했다”고 말했었다.

그리고 1년여가 흐른 계묘년(癸卯年) 세밑에 세종마루 시선 17번째로 ‘무성산’을 세상에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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