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자동크린넷 3만원짜리 부품에 인건비는 44만원?
세종시 자동크린넷 3만원짜리 부품에 인건비는 44만원?
  • 김강우 기자
  • 승인 2023.08.07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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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제보] 10년 넘겨 고장 잦아... 연간 수리비만 1천만원대 ‘부담 커’
시, 인건비 과다청구 민원에 부품 단가·인건비 공개... 장비도 무료 대여
제보자, “세종시설관리공단이 전문직원 고용, 아파트 지원제 마련해야”
세종시 종촌동 아파트 크린넷 시설앞에 쓰레기봉투가 쌓여 있다.

“자주 고장나는 자동크린넷의 센서 부품 가격이 3만원인데 인건비가 44만3000원, 11배가 넘는다는 게 말이 됩니까?” 

지난 4일 세종시 종촌동 모 아파트 관리소장이 제보한 내용이다. 전부터 자동크린넷 고장과 주민불만이 많았던 것은 알고 있었지만, 아파트관리소장이 과다한 인건비가 부담이 된다며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관리소장이 내민 자동크린넷 부품 견적서에는 DV limit(리미트) 센서 자재비 3만60원, 인건비 44만3489원, 장비비 10만원으로 나와 있다. 추가 라이너 수리비로 5만원을 포함하면 57만3550원이며, 부가가치세까지 포함하면 68만5300원이다.

자재비 3만원에 인건비가 무려 44만3000원, 11배가 넘지만 부가가치세 등 부대비용을 포함하면 68만원5300원으로 무려 22배 넘는 비용을 내고 교체해야 한다는 것이다.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일반적인 자동차 수리 시 공임비를 생각할 때 과다한 액수라는 것.

제보자는 “세종시에 200개가 넘는 아파트단지가 건설된 지 10여 년이 넘었고 자동크린넷이 사용 중 고장이 많은 편”이라며 “우리 아파트는 20개 정도 자동크린넷이 설치돼 있고 연간 교체비용만 1000만원을 넘고 있어 예산부담이 많다”고 말했다.

더구나 7월 24일 인근 제5집하장 화재로 인한 자동크린넷 고장으로 나성동·새롬동·한솔동 일부 아파트 자동크린넷 쓰레기 수거가 불가능 일이 일주일째 지속되고 있다.

주민들의 민원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세종시설관리공단 직원들이 직접 나와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행히도 쓰레기봉투 수거는 되고 있다지만 아파트 내 자동크린넷 시설이 고장나면 아파트가 직접 수리해야 한다. 일반 주택단지의 경우 세종시에서 수리해 주고 있으나 아파트는 분양계약 시 직접 수요자가 관리와 수리책임도 갖도록 계약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음식물쓰레기는 하루에 한 번, 일반 쓰레기는 하루에 두 번 집하장으로 수거하고 있다. 최근 같은 고장사태가 나면 자동크린넷 주변은 아파트 주민들이 가져다 놓은 쓰레기봉투가 산처럼 쌓여 있고, 여름철에는 악취가 나와 주민 민원이 많은 편이다.

부품 교체 공사 견적서(왼쪽은 공사업체가, 오른쪽은 세종시가 안내한 부품 단가 및 인건비 안내문)
부품 교체 공사 견적서(왼쪽은 공사업체가, 오른쪽은 세종시가 안내한 부품 단가 및 인건비 안내문)

제보자는 “자동크린넷 노후화로 인한 부품 고장이 잦아 고치려고 하면 수리할 수 있는 특정업체에 맡길 수밖에 없고 고장내용도 모르는 상황에서 업체가 제시한 견적서에 이의도 제기하지 못하고 빨리 고쳐달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세종시에 따르면 그동안 부품비 대비 인건비 과다책정이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이에 세종시는 최근 1·2·6생활권 아파트관리소장과 상가관리소장에게 올해 하반기 자동크린넷 투입구 주요 부품 단가 및 인건비 내용을 안내공문을 통해 보냈다.

그러나, 안내공문을 살펴보면 해당 DV 센서의 경우 교체 인건비는 33만7000원으로 되어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견적서 인건비 44만원을 비교해보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보낸 견적서에는 11만원 이상 과다책정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제보자는 “아파트는 분양계약 시 주민들 책임조항이 있어 어쩔 수 없이 아파트 주민들이 과다한 고장수리비용을 내고 있는 현실”이라며 “인건비만 공문을 통해 알려주기만 할 것이 아니라 시설관리공단에서 아파트 자동크린넷 수리 기술자를 고용해 부품교체를 해줄 수도 있지 않냐”고 제도개선을 요구했다.

이에 세종시 관계자는 “인건비가 많다는 것은 과거 교체 중 인명사고가 있었점도 감안한 위험비용이고 부품교체 작업의 어려움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관리사무소 측에서 같은 민원을 제기해 주요 부품 단가와 인건비를 공개해 시비가 없도록 안내했으나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또  “크레인 비용이 과다해 소형 크레인을 제작해 관리사무소측에 빌려주고 있으며, 소규모 고장에 대한 자문과 관리사무소 관리자 교육을 통해 작은 고장과 부품교체에 대한 조언도 해 드리고 있다”며 “현재 5000개소가 넘는 크린넷을 세종시가 관리하기엔 예산부담이 너무 크기에 어려운 실정이고 앞으로도 총 8000여개의 크린넷이 완성되면 혹시 개선방안이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자동크린넷 고장 등으로 시설 앞에 쌓아둔 음식물쓰레기와 일반쓰레기 봉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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