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청, 긴급전화 26번 돌렸다… 오송 미호강 범람 직전
행복청, 긴급전화 26번 돌렸다… 오송 미호강 범람 직전
  • 김강우 기자
  • 승인 2023.07.1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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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단장, 강물 월류 3시간 전 첫 전화… 청주시엔 06시 14분과 20분에
행복청, 청주시에 06시 29분 충북도엔 06시 31분. 112엔 07시 1분 신고
청주시·흥덕구·오송읍 등에 감리단장 9번, 행복청 17번 등 총 26번 전화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 입구에서 소방관들이 15일 구조작업에 앞서 물을 빼내는 벌이고 있다. (사진=KBS-TV 뉴스 영상 갈무리)
지난 15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 입구에서 소방관들이 구조작업에 앞서 물을 빼내는 벌이고 있다. (사진=KBS-TV 뉴스 영상 갈무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지난 15일 발생한 청주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 참사 전 보은국토관리사무소와 충북도, 청주시, 경찰 등에 미호강 범람위기를 알리는 긴급전화 연락을 총 26번 했다고 19일 밝혔다.

행복청이 언론보도에 대해 이례적으로 “불법행위가 없다”는 보도자료를 지난 18일 내고 강경대응을 시사하고 나선 것은 미호강 범람 위기를 처음 인지한 후 충북도 등 관련 행정기관에 긴급연락을 취하는 등 나름 노력했다는 이유가 있음을 시사했다.

행복청은 사고 당일인 지난 15일 오전 충북도와 청주시, 경찰 등에 긴급전화 연락을 취했으며 임시제방 긴급보수 공사에 돌입했다고 밝힌 뒤 시간대별로 행복청이 한 대응조치 내용을 19일 자세히 밝혔다.

행복청에 따르면 감리단장은 미호강 범람 3시간 전인 지난 15일 오전 4시 57분 보은국토관리사무소에 첫 전화를 건 것을 시작으로 청주시에 6시 14분과 20분, 행복청에 6시 29분 전화로 긴급상황임을 알렸다.

감리단장은 보은국토관리사무소, 행복청·청주시, 청주 흥덕구청, 오송읍, 경찰 112상황실에 총 9차례 전화통화를 했으며, 이 전화를 받은 행복청 광역도로과 직원은 총 17차례 전화 통지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참사 책임론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은 15일 오전 4시 10분 홍수경보 발령 후 행복청과 충북도, 청주시, 경찰 등이 왜 사고위험을 빨리 인지하지 못하고 궁평 제2지하차도에 대한 교통통제를 제때 하지 못했느냐는 것이다.

미호강 범람에 대한 최초 인지 시점은 오전 4시 10분, 금강홍수통제소에서 홍수경보 발령 직후이다. 당시 미호천교 수위는 27.47m로 홍수 통제수위 28.78m를 바로 앞둔 시점이다.

이때까지 행복청과 청주시, 충북도 등은 아무런 행동이 없었다.

오전 4시 10분 금강홍수통제소가 홍수경보를 낸 후 미호강 범람 3시간 전인 오전 4시 57분에서야 감리단장이 첫 통화를 통해 긴급한 상황임을 알렸다.

그 후 홍수 통제수위인 28.78m를 넘어선 오전 6시 10분까지 모두가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다.

이 때 연락이 제대로 됐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졌을 것으로 보인다.

미호강 범람 위기를 행복청 관계자와 감리단장이 행정기관에 긴급전화로 알렸던 시간과 연락처, 미호강 수위 등을 정리한 도표 

미호강 제방이 홍수 통제수위 28.78m에 근접한 것은 6시 10분쯤으로 수위는 28.79m.

이 때부터 현장 제방공사를 책임진 금호건설 임시제방공사 감리단장이 가장 먼저 움직였다.

오전 6시 29분 현장 감리단장은 행복청 광역도로과 관계자에게 제방이 무너질 것 같다는 보고를 했다.

이 때 미호교 수위는 28.98m로 홍수 통제수위인 28.78m보다 0.19m를 넘어섰다.

감리단과 공사 직원들 6명과 포클레인을 동원에 긴급보강 작업을 시작했다.

행복청 광역도로과 직원들은 동시에 충북도와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등 관련 행정기관에 긴급사항을 17차례나 전화로 알렸다는 것이다.

오전 6시 29분 행복청 광역도로과 직원은 미호교 현장 상황을 전화로 청주시에 가장 먼저 전했다.

주민대피가 필요하다는 내용. 이어 6시 31분에는 충북도 자연재난과에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7시 1분에는 감리단장이 112에 직접 신고를 했다.

하천수 범람에 따른 궁평지하차도 교통통제 요구와 주민 긴급대피 요청이었다.

미호천교 현장감리단이 제공한 7시 8분에 찍은 사진에 따르면 모래를 담은 주머니로 미호강 둑을 임시보강하고 있는 상태로, 미호강 범람 직전이다.

7시 10분 미호천교 수위는 29.34m, 7시 50분에는 미호천교 수위가 29.63m에 다다랐다.

오전 7시 52분 결국 미호강은 범람을 시작했다.

7시 56분 감리단장은 112에 다시 신고했다. 긴급 교통통제가 필요하다는, 같은 내용이었다.

7시 50분 수위가 29.63m였고 오전 8시에는 29.69m였다.

행복청이 밝힌 임시제방 높이 29.74m에 도달하지 않은 29.63~29.69m 사이에서 범람이 시작됐다. 0.08m로 약 8㎝ 차이 정도.

미호천교 수위 측정은 임시제방 맞은편에 있어서, 제방 쪽 수위와 오차가 있을 것을 감안한다면 거의 같은 높이로 추정된다.

임시제방의 어느 한 부분부터 월류가 시작되면서 붕괴되기 시작해 차례로 1㎞가량의 제방이 순식간에 넘어갔을 것으로 보인다.

오전 7시 52분부터 제방을 넘은 물이 약 300~600m 떨어진 궁평 제2지하차도 입구까지 공사장과 농지를 지나, 빠른 시간에 침수됐다.

8시 27분에서 30~40분간 궁평 제2지하차도에는 불어난 물이 급격히 흘러들어갔다.

제방을 넘어선 미호강 물이 궁평 제2지하차도에 도착한 시작은 8시 40분쯤.

그러나 청주시는 사고 발생 5분 전인 오전 8시 35분에서야 ‘미호천교 인근에 저지대 침수 위험이 있다’는 재난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금강홍수통제소도 오전 6시 31분쯤 청주시 흥덕구 건설과에 통보했고, 흥덕구는 두 번이나 청주시에 전달했으나 도로 통제 권한이 있는 충북도에는 알리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행복청 광역도로과에서는 6시 31분 충북도 자연재난과에 알렸으며 4차례 이상 전화했다고 행복청 관계자는 밝혀, 향후 조사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행복청은 감리단장이 총 9차례, 행복청 직원들이 17차례나 관련 행정기관에 전화 연락을 취했지만 일부는 토요일이라 전화 연결이 안 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미호강이 범람하기 시작한 오전 7시 52분부터 궁평 제2지하차도에 도달한 오전 8시 40분까지 골든타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행정기관 간 책임론 공방은 국무조정실 감찰 및 경찰 수사 결과로 진위가 밝혀질 전망이다.

행복청 관계자는 “홍수경보 후 감리단장이 현장에서 임시보강공사를 긴급히 조치했으나 역부족이었고 행복청 직원들도 비상근무 속에 관련 행정기관에 연락을 취하는데 최선을 다했다”며 “주민대피와 교통통제에 신속히 대처했더라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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