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주거정책심의위원회가 30일 열리면서 세종시 부동산 규제가 풀릴지에 지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주택가격을 바로잡기 위해 규제지역 일부를 해제한다고 밝혀 30일 열리는 제2차 주거정책심의위원회는 112곳의 조정대상지역을 포함한 161곳에 규제지역 중 일부의 해제가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이 중 서울 강남권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유일하게 트리플규제(투기지역,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를 받고 있는 세종시의 규제완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세종시는 2020년 행정수도 발언 직후 집값이 급격히 올랐으나, 이후 1년 연속 하락하며 거래량도 급격히 줄었다.

일부에선 세종시 집값이 아직 충분히 떨어지지 않았고 청약경쟁률이 높아 규제완화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세종시에서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 중과·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등 10가지 넘는 규제가 일괄 적용된다.

세종시는 특히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서도 50%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제한을 받고 총부채상환비율(DTI)도 50%가 적용되는 등 대출규제에 더해 투기과열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상태다. 

이에 9억원 이하 기준 40%의 LTV가 적용돼, 실수요자의 정상적인 거래까지 위축시키며 실수요자의 주택소유를 억제하는 상황이다.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위해서는 ‘직전 3개월 집값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1.3배 이하’여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1년 연속 집값이 하락한 세종시는 이미 이 조건은 충족됐다.

주택의 청약경쟁률이 5대 1 초과 또는 국민주택규모 청약률 10대 1 초과 부문에 대해서는 세종시가 전국청약이 가능하고 최근 공급이 크게 줄어 이 기준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2020년 집갑 급상승기 이전에 한동안 타 지역에 비해 집값이 정체됐던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주정심 위원 29명 중에서 과반 이상이 민간 전문가로 채워진 가운데, 이들 중에는 부동산 분야뿐 아니라 세금과 대출 등 금융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정심에서는 조정대상지역 전국 112곳 중에서 최소 10곳 이상에 대한 해제 논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새 정부의 규제 완화 공약과 최민호 세종시장 당선인의 규제해제 의견이 반영되면 세종지역의 부동산 규제가 일부 해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했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부동산 규제와 관련해 지난 정부에서 너무 묶어 미분양 사태가 심한 곳들이 있기 때문에, 새 정부는 상황에 맞게 풀어나가야 한다는 원칙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규제 해제와 관련해 “주정심 위원들이 충분한 논의를 거쳐 규제지역 조정 여부 등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 김 모씨(47·세종시 도담동)는 “세종시의 경우 오랜 동안 집값이 대전이나 충북 청주에 비해 낮아 유입인구가 많았다. 2020년 가격 급등은 국회에서의 행정수도 발언에 그동안 정체됐던 주택가격이 한꺼번에 풀려 단기간 급등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종지역이 관심이 높기는 하지만 서울 강남 수준의 규제를 받는 것은 불합리하며 국토균형발전이라는 세종시 설립 취지와도 맞지 않다”며 규제 해제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문지은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