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의혹 세종시의원, 제발 정신 좀 차리자"
"비리 의혹 세종시의원, 제발 정신 좀 차리자"
  • 김중규 기자
  • 승인 2020.10.28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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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단상] 뿔난 세종시민들, 시민사회단체 통해 부도덕한 행동 질타
집행부 견제해야 할 의원, 공(公) 버리고 사(私) 취한 행동 용서 못해
세종시 의회 일부 의원들의 비리 의혹이 세종시민들을 화나게 만들면서 사퇴운동을 벌이고 있다.
세종시의회 일부 의원들의 비리 의혹이 세종시민들을 화나게 만들면서 시민사회단체들이 사퇴운동을 벌이고 있다.

우려했던 일이 터졌다. 세종시의회 의원들의 잇단 비리 의혹과 부도덕한 행동이 연일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지역사회의 리더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을 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사실 더불어민주당이 세종시의회를 싹쓸이하면서 일찌감치 우려의 목소리는 나왔다. 이른바 ‘브레이크 없는 독주’가 만들어 낼 부작용에 대한 걱정이었지만 생각보다 빨리 왔다는 점에서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세종시의회 3대 원구성의 특징은 민주당 일색과 젊은 초선의원이었다. 돌다리를 두드리고 배우면서 해야 할 의정활동은 개원하자마자 여기저기서 잡음이 들려왔다. 상임위원장을 ‘의원’으로 호칭했다고 혼이 난 공직자가 있는가 하면 통계 숫자를 즉석에서 말하지 못했다고 호된 훈계를 받기도 했다. 모두 의정활동의 본질과는 먼 사안이었다.

그런가 하면 현장 방문에서는 의원의 위세가 하늘을 찔렀다. 본인들이야 조심한다고 했지만 다녀간 현장을 가보면 “의원님들 대단하더라”는 냉소적인 반응이 많았다. 물론 전부가 다 그런 건 아니다. 허세를 부리고 호가호위(狐叚虎威)하는 숫자보다 진정성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는 의원이 분명 더 많다.

하지만 문제를 일으키는 건 늘 소수이다. 이들이 대표 단수가 되면서 전부를 욕되게 하고 있다. 세종시의회도 마찬가지다. 3대째 원구성이지만 지나간 의회를 돌이켜보면 편견과 아집이 전체를 욕되게 하고 자신을 피폐하게 만든 책임자가 많았다. 누구라고 굳이 이름을 대지 않더라도 알 사람은 다 안다.

패가망신하는 네 가지 가운데 ‘청년정치’와 ‘소년등과’가 있다. 젊었을 때 정치를 하는 건 좋지만 잘못 배우면 패가망신을 한다는 경계의 말이고, 너무 젊었을 때 힘있는 부서에 가면 역시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얘기다. 위세로 사익을 취하고 부도덕한 행위를 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성을 적절하게 제어하라는 뜻이다.

지금은 시의원이 됐지만, 정치를 꿈꾸고 있을 당시 기자를 찾아온 적이 있었다. 그 때 “시의원이 되더라도 절대 사사로이 행동하지 말라”고 조언해 주었다. 아직까지는 잘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 문제가 된 시의원은 공(公)을 버리고 사(私)적인 이익을 취했다. 위임해준 힘을 위세로 이용해서 자기 배를 채운다는 건 금수만도 못한 행위다.

시의원은 공직자의 이러한 일탈을 견제해야 할 자리에 있는 사람이다. 결과적으로 생선을 고양이에게 맡긴 셈이다. 그런 사람을 믿고 뽑아 준 세종시민이 잘못한 걸까. 아니면 시민이 위임한 권리를 사적으로 악용한 시의원이 잘못한 걸까.

김중규 대표기자
김중규 대표기자

정치는 국민의 수준을 반영한다는 말이 있다. 국민이 똑똑해야 이런 정치가 없어진다. 문제가 된 정치인에 대한 의회의 자정능력이 없다면 다음 선거 때까지 꼭 기억해야 한다. 반드시 투표로써 국민, 아니 세종시민의 무서움을 일깨워 주어야 당사자는 물론이고 다른 정치인에게도 타산지석이 된다.

예상보다 빨리 찾아온 세종시의원 문제를 보고 세종시민들은 화가 많이 났다. 시민단체에서 성명을 냈지만 그게 곧 시민들의 목소리다. 제발 부탁한다. 하면서도 꺼림직한 생각이 드는 일은 하지 마라. 어떤 게 꺼림직한 것인지는 하는 사람들이 더 잘 안다.

‘군주민수’(君舟民水)다. 나라를 다스리는 임금도 백성의 물에 떠있는 배라고 하는데 시의원이야 오죽하겠는가. 엄청 큰 권력도 아니다. 제발 정신 좀 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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