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군수는 “세종시 원안 사수를 위해 싸운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면서 “이 정부에서 세종시를 제대로 만들려고 하는 지 지금도 의심스럽다”며 아쉬움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20일 오전 11시 30분. 유군수와 사전 요청한 인터뷰를 위해 군수실을 찾았다. 며칠 전 사석에서 “세종시장 유력 후보 중의 한사람으로서 현직이라는 이유로 언론에 얼굴을 내밀지 않는 건 유권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며 “본인의 생각을 정확하게 알리는 게 필요하다”고 대담을 신청한 적이 있다. 그는 즉석에서 월요일인 20일에 보자며 시간은 자신의 일정을 보고 조정하겠다고 답변했다. 인터뷰는 그렇게 해서 이뤄졌다.
“저는 이 사업이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정말 잘 마무리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철학을 제대로 가지고 세종시 건설 사업을 추진하는 지 아직도 의심스럽습니다.”
그는 세종시 건설과 관련, “힘들게 싸워서 만들었다”는 말과 함께 “좀 더 일찍 사업이 확정되었더라면 세종시 건설이 앞 당겨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출마를 선언하지 않는 상태에서도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요.
“글쎄요, 여론조사를 여러 군데에서 합디다. 저는 지금까지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군정에 대한 평가라고 봅니다. 앞으로 변수는 있기 때문에 그저 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3년 1개월 여 군정(郡政)을 이끌어 왔는데 기억에 남는 일은.
“아무래도 세종시 원안 사수죠. 저는 세종시가 해야 할 굵직한 현안사업을 거의 다했습니다. 세종시 원안사수에다 과학벨트조성, 수도권 전철의 조치원 경유 문제 등등...군민들이 물론 뒷받침을 해주었기 때문이지만 대전시, 충남도와 협의를 하면서 여기에 필요한 문제는 끝까지 끌어왔고 그걸 해냈습니다.”
- 언제쯤 현직에서 떠날 예정인가요.
“구체적으로 잡힌 건 없습니다. 나가는데 절차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퇴임식 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적당한 때를 잡아서 나갈 예정입니다.”
유군수의 현직 사임은 빠르면 이번 주, 아무리 늦어도 이 달 안에는 실행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그는 번잡한 절차가 필요하지 않아 언제든지 훌훌 털고 나갈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 세종시 균형발전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세종시 청사 위치가 들어있는데 유군수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이 문제를 가지고 언론과 인터뷰를 한 번도 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세종시 전체가 잘되는 쪽으로 균형발전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은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군수 입장에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단계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저의 발언이 군민 간 갈등을 조장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균형발전 문제는 군수로서 많은 계획을 가지고 고심을 한다는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 세종시장이 누가 되든 가장 역점을 두고 해야 할 사업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갈등해소입니다. 세종시는 하나입니다. 편입, 잔여, 예정지역 할 것 없이 세종시는 하나라는 생각을 가져야합니다. 여기에 많은 분들이 힘을 모아야 합니다. 그게 곧 균형발전과도 이어지는 일입니다.”
- 세종시장 유력 후보로서 많은 분들이 유군수를 두고 중앙 인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합니다. 어떻게 답변하시겠습니까.
“저는 그 분들께 되묻고 싶습니다. 무엇을 거물이라고 보는지. 그리고 거물이 와서 할 일이 무엇입니까라고... 저는 그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을 지금까지 다해왔습니다. 세종시에 큰 문제를 군수로서 해결해왔습니다.”
“하나가 아니라 세 가지가 있습니다. ‘깨끗’, ‘공정’, ‘당당’입니다. 저는 이 원칙을 3년여 동안 실천해왔습니다. 그래서 MBC 100분 토론에 나가서도 당당하게 제 소신을 말할 수 있었습니다.”
- 스스로 군정을 평가한다면 몇 점을 줄 수 있을까요.
“제 점수를 스스로 많이 주기는 어렵죠. 그러나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일해 왔습니다.”
- 정가에서는 당적 변경 등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나돌고 있습니다.
“저도 들었습니다. 그건 그 사람들 얘기죠. 선거 때가 되다보니 이런 저런 말이 나오는 것이죠. 크게 눈여겨 볼 일은 아닙니다.”
유군수는 지역정당인 자유선진당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게끔 지역민들이 많이 밀어주어야 한다는 말에 이어 세종시 독립선거구 건에 대해 강력하게 당위성을 재차 설명했다. 자신이 불리해 질 수도 있는 상황을 들어 지인들이 "왜 유군수가 그걸 추진하느냐"는 핀잔까지 들은 에피소드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세종시민 간에 서로 다른 형태의 선거를 해서는 안 된다는 걸 강조했다. 선거구 독립이 안 될 경우 편입지역민들이 시장, 교육감은 세종시, 국회의원은 개별 지역구에서 투표하는 걸 우려하면서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