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교육청, '행정직 공무원 교무실 배치' 결국 철회
세종시교육청, '행정직 공무원 교무실 배치' 결국 철회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9.10.11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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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노동조합 반발..‘교원 vs 행정직’ 간 내홍 조짐에 부담
세종시교육청이 행정직 공무원을 교무실에 배치하려하자 공무원노동조합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사진은 1인 시위 모습
세종시교육청이 행정직 공무원을 교무실에 배치하려하자 공무원노동조합이 강력 반발하며 1인 시위에 나선 모습

행정직 공무원을 교무실에 배치하겠다는 세종시교육청의 ‘미래형혁신학교 인력운영 계획’이 공무원 노동조합(이하 노조) 반발로 결국 무산됐다.

세종시교육청은 11일 행정직 공무원을 혁신학교 교무실에 시범 배치하는 '미래형혁신학교 인력운영 계획'을 공식 철회했다.

노조의 반발이 격렬해지는데다, ‘교원 vs 행정직’ 간 내홍으로 번질 조짐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시교육청은 지난 1일 '학교업무 합리화'를 도모하기 위한 '미래형혁신학교 인력운영 계획' 추진을 발표했다.

행정직 공무원 1명을 교무실에 배치해 교사들의 업무를 지원하게 한다는 취지에서다. 교육과정 관련 주요 업무를 비롯해 학교장이 지정하는 자치학교의 원활한 교육과정 운영 주요 업무 등을 행정직들이 맡게 한다는 구상이었다.

이에 따라 온빛초, 연서초, 미르초 등 3개 혁신학교에 신규 행정직 공무원 각각 1명씩을 교무실에 배치하는 인사조치를 단행했다.

그러자 노조 측이 강하게 반발했다.

"교원업무를 줄인다면서 숱한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무엇 하나 진척된 게 없다"며 "언제까지 교원들의 잡무를 행정직들이 떠안아야 하느냐"는 것이다.

특히 "갈등초래가 불 보듯 뻔한 일임에도 행정직들과의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는 등 협의과정이 미흡했다"며 "일반직 공무원의 직군 특성을 고려치 않은 조치"라는 비난도 나왔다.

계획 철회가 발표되자 노조측은 즉각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시교육청은 '교육자치'를 외치면서 학교의 자치권을 망각하고, '민주시민'을 양성한다면서 배려와 존중, 참여를 져버렸다"며 "학생들에게 헌신하는 선량한 공직자의 '행복추구권'을 빼앗으려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행정직 공무원의 공직 인권을 유린한 이번 사건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지만 이제라도 반대 의견을 겸허히 받아들인 점에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실제 지난 7일 설문조사에선 99%에 달하는 인원이 격렬히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 394명 중 354명이 응답해 찬성 3명, 반대 350명, 무응답 1명 등 반대가 압도적이었다.

노조 관계자는 "교육행정공무원으로서의 신념을 곧추세우고 학교라는 배움의 터에서 올바른 교육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끊임없이 이어질 교육 개혁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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