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쉬하면 끝? 세종시 '라돈아파트 논란' 이대로 안된다
쉬쉬하면 끝? 세종시 '라돈아파트 논란' 이대로 안된다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9.09.20 16:4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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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세종시당, 20일 시민공청회 라돈 위험성 경고 나서
세종지역 최근 준공 아파트 잇따른 라돈 검출로 논란 커져
라돈 석재 사용한 아파트 추가로 10여곳 확인, 정밀검증 필요성

2030년까지 20여만 세대의 아파트가 빠르게 들어서고 있는 '공동주택 천국 세종시'. 크고 작은 하자 문제가 연일 도마에 오르며 주민들의 속을 태우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잇따르는 '라돈(Rn) 검출' 논란으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여타 하자와는 달리 라돈은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그러나 주민 대부분은 쉬쉬하기 바쁜 실정. 소문이 나면 집값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에 공개적인 목소리를 내기 주저하고 있어서다. 건설사 측이 '나 몰라라' 식으로 손을 놓고 있는데도 해결이 쉽지 않은 이유다.

정의당 세종시당 시민공청회, '라돈 위험성 경고'

정의당 세종시당(위원장 이혁재)과 이정미 국회의원실이 20일 시민공청회를 열고 라돈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선 배경이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나성동 NK세종병원에서 열린 공청회에는 관련 전문가와 정당관계자, 아파트 입주자 및 입주예정자 등 40여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정의당 세종시당과 이정미 국회의원실은 20일 나성동 NK세종병원에서 라돈 시민공청회를 열었다.

조승연 연세대 환경공학과 교수(라돈안전센터 교수)는 ‘라돈의 위해성과 대처방안' 발표를 통해 라돈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조 교수는 "환경부 조사결과 한국은 라돈 위험 적색국가"라며 "국내 라돈 농도는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어서 관리기준을 엄격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라돈으로 인한 피해가 연간 음주운전 사망자의 4배에 이르고 있다"며 "라돈이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닌 만큼 이를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한다"고 주문했다.

해외 사례를 통해 인식 개선 필요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미국의 경우 부동산 거래 시 라돈을 핵심 항목으로 지정하는 가 하면, 체코는 준공허가 시 모든 방의 라돈 수치를 측정하고 있을 만큼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

조 교수는 “평창의 모 학교는 라돈이 검출되어 자재를 무료로 교체해준다고 해도 쉬쉬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대부분 아파트 주민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꼬집었다.

조승연 연세대 환경공학과 교수

계속해서 이정미 의원실 정송도 보좌관 역시 '라돈 아파트 피해현황과 제도개선방향'을 알리면서 관심을 당부했다.

정 보좌관은 “현행법 상 건설사에 라돈 검출 석재를 교체하도록 강제할 방법이 없는 상태”라며 “정부가 공동주택에 대한 라돈 관리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보좌관은 또 법적 강제성이 없다고 가이드라인만을 요구하는 건설사들의 행태를 지적하면서 "입주자대표회의와의 논의를 통해 자재를 교체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실제 지난해 경기도 수원 광교신도시 중흥S클래스 아파트에선 주민들의 라돈검출 문제제기가 있자, 건설사 측이 대리석을 모두 철거하고 재시공한 사례도 있다.

정 보좌관은 “라돈문제 해결을 위해 주민들의 총의가 중요하다”면서 “또한 측정에 라돈(Rn-222)만이 아닌 토론(Rn-220)도 포함시키고 측정기기, 측정방법도 현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미 의원실 정송도 보좌관

세종시 아파트 라돈 검출 '시끌'..정의당, 라돈 석재 사용 아파트 정밀검증 예고

라돈은 실 생활하는 집 안에서 노출될 수 있는, 폐암을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다. 방사선을 내는 원소로 색이나 냄새, 맛이 없는 기체로 공기보다 약 8배 정도 무겁다.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실내 건물, 주택에서 농도가 높게 측정되고 특히 지하 공간의 경우 수치가 더욱 높은 경향이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라돈 등 생활 방사선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침대 매트리스나 대리석, 라텍스 등 생활용품에서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잇따라 검출되고 있어 시민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신축 아파트가 많은 세종시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에는 세종시 소재 몇몇 아파트에서 기준치를 훌쩍 넘어선 라돈이 검출되면서 파장이 일기도 했다. 세종환경운동연합이 지난해 11월 3개 아파트단지를 대상으로 어린이집, 경로당, 휘트니스센터 등 69곳의 라돈 수치를 측정한 결과, 10곳에서 기준치(4피코큐리·pCi/ℓ=148베크렐·Bq/㎥)를 초과하거나 근접한 라돈이 검출된 바 있다.

또 최근 준공된 4생활권의 A아파트에서도 라돈 검출로 입주예정자들이 불안에 떨었다. 이 아파트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지난 8월 250여 세대에 대해 라돈을 측정한 결과 58세대 70곳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최대 15.29 피코큐리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혁재 정의당 세종시당 위원장

앞서 상반기 준공한 1생활권의 B아파트 일부 세대에서도 '라돈' 검출 의혹에 논란이 일었다. 세종환경운동연합이 일부 주민들의 의뢰를 받아 3세대에서 측정한 결과, 1세대에서 기준치를 최대 1.65배 이상 초과한 라돈이 검출됐다. 대리석으로 마감 처리된 싱크대, 화장실, 거실 등에서 수치가 높게 측정됐다. 이후 5세대를 추가 측정한 결과에서도 2~3세대 정도에서 기준치를 최대 2~3배 훌쩍 넘긴 라돈이 검출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근 정의당 세종시당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세종시 내에 라돈 석재를 사용한 아파트가 추가로 10여곳이 확인되어 정밀검증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혁재 시당 위원장은 이날 "비작그레이를 비롯해 카페임페리얼 등 라돈 검출 석재가 십여 곳 아파트에서 사용된 것이 확인됐다"며 "조사 기구를 만들어 정밀 검증한 후 범시민차원의 대책을 세워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실내공기 중 라돈 농도가 높을 경우 주기적인 환기가 중요하며 침대 등 제품에서 라돈 방출이 의심되는 경우 생활방사선안전센터(http://www.kins.re.kr, 1811-8336)로 신고하면 된다.

세종시청과 세종환경운동연합(044-863-1138)에선 라돈에 대한 주민 불안 해소를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실내라돈측정기’를 무료로 대여해주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에서는 무료측정을 지원한다. 세종환경운동연합 라돈안전센터(센터장 황상규)에서는 무료 라돈교육, 라돈측정기 대여, 라돈저감 컨설팅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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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ㄱㅇㅃ 2019-09-23 17:01:39
아주 좋은 , 유익한 기사 입니다.
혹시 우리 아파트도 신청하면 애여해 주나요?
처음부터 잘 지어야 하는데....

바다 2019-09-22 15:31:34
잘 좀 지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