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신도시 ‘22개 아파트단지’ 라돈 노출 위험
세종시 신도시 ‘22개 아파트단지’ 라돈 노출 위험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9.10.15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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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세종시당, 15일 세종지역 공동주택 라돈 석재 사용 현황 공개
60개 중 22개 단지 사용, 시민 건강과 안전 위해 ‘라돈안전센터’ 설립 요구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 아파트 건설 현장 모습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 아파트 건설 현장 모습 (기사내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최근 5년간 준공된 세종시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 아파트 60개 중 22개 단지에서 라돈 검출수치가 높은 마감재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당 세종시당(위원장 이혁재)는 15일 세종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라돈 노출 위험을 안고 있는 아파트 명단을 공개했다. 앞서 지난 2일 이정미 국회의원이 위험성을 경고한 데 이어, 이날 추가로 구체적인 단지명을 밝히며 위험성을 경고했다.

라돈 검출수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마감재(이하 라돈 석재)를 사용한 단지는 60개 중 무려 37%인 22개 단지에 달했다. 1-3생활권 J아파트, 2-2생활권 K아파트, 3-1생활권 T아파트, 4-1생활권 K아파트 등 생활권별로 고루 분포했다.

이들 아파트에선 환경부의 건축자재 방사능 농도 분석 결과 방사선(라듐, 토륨, 포타슘) 농도가 높게 나온 ▲임페리얼브라운 ▲오련회 등이 사용됐다. 또 정의당 민생본부에서 전국 아파트 라돈분쟁현장 조사 결과에서 확인한 ▲비작그레이 ▲카페 임페리얼 ▲블랑코 머핀 ▲펠라토 로얄 ▲스틸 그레이 등도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자재는 기준치를 초과한 라돈이 검출된 석재들로, 위험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들 자재가 사용됐다 하더라도 실내공기질 측정 시 라돈 검출 수치가 반드시 기준치를 넘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최근 5년간 준공된 세종시 신도시 아파트들의 마감재 사용 현황. ▲임페리얼브라운 ▲오련회 ▲비작그레이 ▲카페 임페리얼 ▲블랑코 머핀 ▲펠라토 로얄 ▲스틸 그레이 등이 사용됐다면 라돈 검출 위험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실내공기질 측정 시 라돈 검출 수치가 반드시 기준치를 넘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자료=정의당 세종시당)
최근 5년간 준공된 세종시 신도시 아파트들의 마감재 사용 현황. ▲임페리얼브라운 ▲오련회 ▲비작그레이 ▲카페 임페리얼 ▲블랑코 머핀 ▲펠라토 로얄 ▲스틸 그레이 등이 사용됐다면 라돈 검출 위험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실내공기질 측정 시 라돈 검출 수치가 반드시 기준치를 넘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자료=정의당 세종시당)

이날 발표된 자료는 '2014~2019년(현재) 공동주택 실내마감재 사용현황'을 근거로 했다. 앞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지난 2일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전국 시도(제주 제외)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공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100세대 규모 이상 신축 아파트 전국 1,696개 단지 중 19%인 326개 단지에서 라돈 석재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종지역에선 60개 단지 중 31.6%에 달하는 19곳에서 위험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정의당 세종시당이 발표한 자료는 당시보다 3개 단지가 증가했다. '펠라토 로얄', '스틸 그레이' 등 문제 석재가 추가된 데 따른 것이다.

세종시당은 최근 라돈 검출 사례가 잇따르고 시민 불안감이 커지자 아파트 명단을 공개하기로 했다.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알권리 충족' 및 '세종시청 등 관계기관의 대책 수립' 등을 요구하는 차원에서다.

실제 최근 라돈 검출 아파트에 대한 우려는 전국적으로 커지고 있는 상황.

이정미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립환경과학원이 전국 아파트 9개 단지 60세대를 대상으로 라돈을 측정한 결과 무려 61.7%에 달하는 37세대에서 권고기준치(148베크렐Bq/㎥)를 초과한 라돈이 검출됐다. 평균농도는 기준치를 1.34배 훌쩍 넘긴 198.2베크렐이었다.

환경부 신축공동주택 라돈조사 주요결과(자료=이정미 의원실)
환경부 신축공동주택 라돈조사 주요결과(자료=이정미 의원실)

9개 단지 중 2개단지 평균농도는 각각 207.1베크렐, 236.3베크렐이 검출됐다. 특히 경기도 F아파트단지는 평균농도가 기준치의 2.33배인 345.4베크렐(밀폐 후 측정)에 달했고, 최소 143.4베크렐에서 최대 3.6배를 초과한 533.5베크렐까지 검출됐다.

환기장치 가동 후에는 대부분의 아파트 모두 권고 기준(148베크렐) 이내에 들어왔으나, 3곳에서는 여전히 기준치를 초과한 것(155.6~162.1베크렐)으로 확인됐다.

측정은 경기도(39곳), 인천(9곳), 서울(6곳), 충청(6곳) 등 신축 아파트 9개 단지 60세대, 20개동에 걸쳐 저, 중, 고층 등 다양한 세대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혁재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세종시민들은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공동주택에서 어떤 석재가 사용되었는지, 또 라돈이 검출된 마감재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자료공개는 시민 스스로 자신의 건강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민 스스로 라돈 유해성을 인식하고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등 공동체 차원의 ‘라돈안전지대(Radon safe zone)’를 만들어 가기 위한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도 환경당국에서 정한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검출되는 아파트에 대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종시의 모 아파트에서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검출된 모습. 측정값이 6.19pCi/ℓ를 가리키고 있다. 기준치는 4pCi/ℓ=148베크렐(Bq/㎥)이다.
세종시의 모 아파트에서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검출된 모습. 측정값이 6.19pCi/ℓ를 가리키고 있다. 기준치는 4pCi/ℓ=148베크렐(Bq/㎥)이다.

세종시당은 우선적으로 ‘라돈석재’를 사용한 아파트 단지에 대한 표본조사를 통해 라돈검출 현황을 파악할 것을 세종시에 제안했다.

또한 라돈검출이 석재뿐만 아니라 콘크리트를 통해서도 진행되고 있는 만큼 보다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라돈검출 측정에 나서야 할 것도 요구했다.

아울러 라돈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된 주택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라돈석재 교체’를 비롯해 ‘라돈저감 실내공기질 관리대책’을 수립하고, 소비자보호원 등을 통한 피해구제 노력도 병행할 것을 주문했다.

LH에선 지난 7월 쾌적한 실내공기질을 위한 건축자재 방사능물질 저감 가이드라인을 수립한 바 있다.

이혁재 위원장은 "세종시는 조례제정을 통해 가칭 ‘라돈안전센터’를 설립해 시민 건강과 안전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해나가야 한다"며 "정의당 세종시당 역시 세종시가 ‘라돈안전지역’이 될 수 있도록 초당적 협력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라돈은 실 생활하는 집 안에서 노출될 수 있는, 폐암을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다. 방사선을 내는 원소로 색이나 냄새, 맛이 없는 기체로 공기보다 약 8배 정도 무겁다.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실내 건물, 주택에서 농도가 높게 측정되고 특히 지하 공간의 경우 수치가 더욱 높은 경향이 있다.

이혁재 정의당 세종시당 위원장
이혁재 정의당 세종시당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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