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불모지 세종시, 리틀야구 전국제패 의미있는 일"
"야구 불모지 세종시, 리틀야구 전국제패 의미있는 일"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9.07.16 10: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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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상국 세종리틀야구단 감독, "9월부터 선수반 만들어 지도 예정"
세계 대회 세종시 선수단 3명 선발, 안 감독은 코치로 국가대표 지도 맡아
야구 불모지 세종에서 리틀야구단을 운영해 전국을 제패하고 세계 대회 국가대표를 배출한 안상국 감독, 그는 지역 야구 꿈나무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2012년 세종시로 이사하면서 야구팀이 없다는 걸 알았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팀을 만드는 게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올해 U-10 세종시 리틀야구단의 전국 제패와 한화 이글스 연고지역 리틀야구대회에서 우승을 이끌어낸 안상국 감독(40)은 “7년째 젊음을 바쳤는데 이제 조금씩 빛을 보는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15일 오후 2시 세종시 리틀야구장이 있는 다정동 모 카페에서 만난 안 감독은 “‘그게 되겠는가’하는 주변의 부정적 시각을 없앤 게 가장 보람 있었던 일 중에 하나”라며 그간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야구 불모지에 야구를 심는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그것보다 더 무서운 건 주변의 인식이다. 그것도 냉소에 가까운 “그게 될까”하는 부정이 더 의욕을 꺾어 버리게 만든다는 것이다.

“다들 희생하고 봉사했습니다. 학생들이나 부모님들이 그럴수록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똘똘 뭉쳐 이제 겨우 약간의 결실을 맺고 있는 셈입니다.”

‘약간의 결실’로 표현했지만 사실은 그게 엄청난 일이었다. 지난 4월에 전국 17개 시도에서 78개 팀이 참가한 전국대회에서 파죽지세로 우승을 했고 지난 달 열린 한화 이글스 대회에서 역시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더구나 오는 8월 15일부터 미국 펜실베니아주 밀리엄스포트에서 열리는 리틀야구 월드컵 대회에 세종시 선수 3명이 국가대표로 출전하고 안 감독이 코치로 지도를 하게 됐으니 7년의 성장이 큰 결실을 가져왔다.

프로 야구선수 출신으로 보기에는 다소 왜소한 체격의 안 감독은 “중등부 팀이 없어 선수들이 대전, 청주, 공주 등으로 이사를 하고 운동을 계속하는 게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래서 오는 9월부터는 아예 주니어 야구단 선수반을 운영, 좋은 자원의 외부 유출을 막고 선수 육성을 통해 고교를 진학할 수 있도록 목표를 세웠다. 이 경우 야구부가 있는 중학교로 진학해서 체계적인 지도를 받는 훈련보다 못할 수 있다는 지적에 그는 “그런 우려는 당연히 있겠지만 감독이 얼마나 성의를 가지고 지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고 말했다. 선수반 감독은 안 감독의 30년 지기이자 한 살 위인 임동진씨가 맡는다.

지난 1일 한화 이글스 지역 리틀야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세종시 리틀 야구팀

중등부 선수반을 반드시 성공시켜 그 다음에는 고교, 대학으로까지 세종시 야구 꿈나무들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하고 교육을 체계화시키겠다는 말도 곁 들었다.

현재 세종시 리틀야구단에는 안 감독을 포함해 선수반 코치 2명, 주말반 지도자 2명 등 모두 5명이 선수반 30명과 주말반 70명에게 야구를 가르치고 있다.

그는 더 많은 인원을 가르칠 수 있지만 이 정도가 적당하다며 스스로 상업적으로 가는 걸 절제하면서 “운영할 수 있는 최적의 인원만 가지고 가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대전고, 중앙대, 삼성 라이온스가 자신의 야구 이력이지만 엄청난 파워가 필요한 프로야구 판에서 스스로 한계를 느끼고 2004년 선수를 그만두었다. 이후 대전에서 사회인 야구 리그를 운영하는 등 야구와의 인연을 끊지 않고 살아오던 중 2014년 12월 세종시로 이사하면서 리틀 야구단을 만들었다. 어쩌면 야구인생의 ‘운명’ 같은 것이었다.

“제가 좋아하는 걸 하고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합니다. 또, 처음에 시작할 때 그 마음이 지금도 그대로 이어진다는 게 감사할 뿐입니다. 절대로 상업적으로 가지 않고 순수하게 잘 운영하겠습니다.”

리틀 야구단을 졸업하고 부모님과 선수가 “잘 가르쳐주어서 감사합니다”라며 찾아 올 때 가장 기뻤다는 그는 “세종시 리틀 야구가 강하다는 걸 더 보여주고 싶고 7년 전 회의적이었던 분들이 틀렸다는 걸 반드시 입증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세종시 리틀 야구단은 선수 1인당 일정 금액을 내서 그걸로 선수단 운영비로 사용하고 있다. 투명하고 상업적이지 않는 운영이 7년이 지난 지금 잡음없이 전국대회 제패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대회에 국가대표로 세종시 선수단이 3명이 선발됐다. 아시아 예선대회 우승 기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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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 2019-07-16 22:19:33
대단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