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광화문집무실 무산, '세종집무실' 신호탄 되나
대통령 광화문집무실 무산, '세종집무실' 신호탄 되나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9.01.0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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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대선 공약 '대통령집무실 광화문 이전' 최종 보류
국가균형발전·지방분권 가치 및 국정비효율 해소 위해 '세종집무실' 당위성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대전시당 위원장 세종집무실 공식 제안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 공약이 사실상 백지화됐다. 사진은 청와대 전경=청와대 제공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 공약이 사실상 백지화되는 수순을 밟으면서 '대통령 세종 집무실' 설치가 가시화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 대선 공약인 ‘대통령집무실 광화문 이전’을 최종 보류한다고 밝혔다. 유홍준 ‘광화문 대통령 시대 위원회’ 자문위원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청와대 개방과 대통령 집무실의 광화문 이전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이 마무리된 이후 장기적인 사업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문화재청이 추진 중인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이 2021년 준공 예정인 점을 감안하면 문 대통령 임기 내 집무실 이전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보류 이유에 대해 유 자문위원은 "대통령집무실을 현 단계에서 광화문 청사로 이전하게 되면 청와대 영빈관ㆍ본관ㆍ헬기장 등 집무실 이외 주요기능 대체 부지를 광화문 인근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문 대통령도 임무를 수행하다 보니 경호와 의전이라는 것이 복잡하고 어렵다는 사실을 인지했고, 자문위원 등 전문가들도 동선을 만드는 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통령 집무실의 광화문 이전은 지난 대선 당시 국민들과의 소통 강화에 방점을 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으로 수면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세종시를 비롯한 충청권에선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 가치 실현을 위해 광화문 집무실 대신 세종집무실을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행정부와 입법부 분리에 따른 국정비효율 해소를 위해서라도 세종집무실 설치에 무게감이 실렸던 게 사실.

지역에선 광화문 집무실 보류를 계기로 청와대 세종집무실 설치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지난해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세종 이전을 확정지은 데 이어 국회세종의사당(국회분원) 설계비가 반영되면서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세종집무실 설치로 '행정수도 완성'에 정점을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대전시당 위원장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세종시 집무실 추진을 공식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대전시당 위원장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세종시 집무실 추진을 공식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대전시당 위원장이 첫 불을 댕겼다.

조 위원장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세종시 집무실 추진을 공식 제안했다. 그는 "대통령의 광화문 집무실 대신 세종 집무실 추진을 생각해 본다"며 "공약은 지켜져야 하지만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 어렵다고 판단된다면 솔직하게 이를 인정하고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광화문 시대가 상징하는 것이 낮은 권력, 시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을 상징하는 만큼 이러한 가치는 계속돼야 한다"면서도 "대통령으로 상징되는 중앙권력이 서울이 아닌 지역의 시민들과 소통하는 공간도 생각해 본다"고 했다.

또 "행정수도 위헌으로 좌절됐지만, 우리는 개헌을 통해서라도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확인했다. 국회는 이미 국회 세종의사당(국회 분원) 건립을 위한 설계비를 2019년 본예산에 반영했다"면서 "이와 더불어 대통령 세종집무실, 더 나아가 세종 제2청와대를 설치한다면,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획기적으로 확대할 강력한 추진로켓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부지의 확보라든지 실무적인 문제는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라며 "대통령이 광화문에서 서울시민들과의 소통뿐만 아니라, 세종의 호수공원에서도, 유성 온천거리의 족욕장에서도 시민들과 함께 하는 모습을 그려보면 어떨까"라고 덧붙였다.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 필요성은 세종시 출범 당시부터 민주당 공약으로 제시됐지만 논의가 지지부진하면서 정치권의 관심에서 멀어진 바 있다. 이후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이춘희 세종시장의 공약에 반영됐고, 이 시장은 이를 올해 업무계획에 처음으로 반영하며 강한 추진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시는 2021년 완공할 정부세종신청사에 대통령 집무실을 설치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설치시기를 단축하고 정부세종청사 중심부라는 상징성을 감안해 안성맞춤이란 판단에서다.

세종시 지역 시민사회단체 역시 이미 '청와대 세종집무실(청와대 제2집무실)' 설치를 목표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설 태세다. 행정수도 완성 세종시민대책위원회(상임대표 김준식·정준이)는 지난해 연말 송년 모임에서 "청와대 세종집무실 설치를 위해 민관이 적극 협력해 나아가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청와대 세종집무실은 개헌과 별도로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15년 전 헌법재판소의 관습헌법 위헌판결의 족쇄에서도 자유롭다는 평가다. 무엇보다도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이라는 현 정부의 국정 기조와도 부합하고 있다.

관건은 정부와 정치권의 움직임이다.

유홍준 광화문 대통령 시대 위원회 자문위원의 지난 4일 브리핑에선 세종집무실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다. 여야 정치권 역시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 공약무산을 둘러싼 정쟁만을 벌일 뿐 '세종시=행정수도 완성'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청와대 세종집무실 설치를 위해 정치권의 여론 환기와 설득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대목이다. 이미 세종시에는 국무총리실 인근 원수산 자락에 청와대 제2집무실 부지가 마련되어 있기도 하다.

세종시는 2021년 완공할 정부세종 신청사에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를 구상하고 있다. 사진은 정부세종신청사 설계공모 당선작=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제공
세종시는 2021년 완공할 정부세종 신청사에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를 구상하고 있다. 사진은 정부세종신청사 설계공모 당선작=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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