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충남대병원 개원 연기, '의료공백 10년' 현실화?
세종충남대병원 개원 연기, '의료공백 10년' 현실화?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8.12.06 17: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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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내년 10월 예정됐던 준공 2020년 3월로, 개원은 2020년 6월 이후로 연기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으로 주말 근로 불가능, 일부 설계변경 이뤄진 원인
2011년 말 첫마을 입주 시작으로 시작된 응급 의료공백 10년 채울까 우려
세종충남대병원 건립 현장 모습. 현재 4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세종시 유일 종합병원으로 기대를 모으는 '세종충남대병원'의 개원이 또다시 연기될 전망이다. 앞서 '효성세종병원' 폐업으로 의료서비스에 대한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자칫 '의료공백 10년' 사태가 현실화할 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

6일 세종충남대병원 개원준비단에 따르면, 도담동(1-4생활권) 의료시설부지(3만5261㎡)에 건립되는 세종충남대병원은 지난해 4월 착공해 연면적 8만3358㎡, 지하 3층~지상 11층, 5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으로 현재 4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당초 내년 10월로 예정됐던 병원 준공이 2020년 3월 이후로 반년가량 연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으로 주말 근로가 불가능해진데다 일부 설계변경까지 이뤄지면서 준공일을 맞추기 힘들다는 것이다.

정부는 300인 이상의 사업장에 대해 지난 7월부터 근로자의 노동권 보호를 위해 주 52시간 근로제를 전면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병원 건립에 소요되는 작업여건도 기존 일주일 최대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대폭 줄면서, 현장 직원들의 주말 근로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특히 내년 3월부터는 주 40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공사기간 산정 기준이 대폭 바뀌게 되어 공사일정은 더욱 순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공공 건설 공사의 공사기간 산정기준' 제정안을 마련해 5일 입법예고했다. 세종충남대병원 건립공사 역시 이 같은 변화된 여건에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게 된 셈이다.

설계변경이 이뤄진 것도 공기 지연의 이유로 꼽힌다. 병원의 미래비전을 고려해 향후 증축 계획을 감안한 설계변경이 불가피했다는 것. 현 500병상 규모는 종합병원으로는 지나치게 작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충남대병원 측은 병원 완공 후 향후 상황에 따라 수평 증축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충남대병원 공사현장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으로 근무환경이 과거와는 판이하게 달라졌다"면서 "여기에 설계변경까지 이뤄지면서 예정됐던 공기를 맞추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20년 초로 예정된 개원도 6월 이후로 연기될 전망이다. 장비 도입과 시운전에 통상 3개월여가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개원이 더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추가로 소요되는 공사비 부담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현재 병원 건립비는 1800억여원으로 책정됐는데, 공사가 지연될수록 건립비도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추가 공사비에 대해 대학과 정부, 시공사 간의 합의는 아직까지 도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충남대병원 건설현장 모습
세종충남대병원 건설현장 모습

문제는 세종충남대병원 개원 연기로 세종시의 의료공백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다. 행정수도로 도약하는 국가행정의 중심도시이지만 응급의료시설은 물론 종합병원 하나 없는 의료 취약지로 꼽히기 때문이다.

특히 세종지역 유일 응급의료기관이었던 '효성세종병원'(조치원읍 소재) 마저 지난 9월 폐업한 상황이어서 더욱 뼈아프게 다가오고 있다.

게다가 세종충남대병원은 당초 개원 일정을 2018년 하반기에서 2019년 하반기로 한번 미뤘던 터여서, 이번 개원 연기로 고품질 의료서비스에 대한 갈증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2011년 말 첫마을 입주를 시작으로 시작된 세종시의 응급 의료공백도 10년 가까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현재 세종지역은 응급환자 발생 시 대전 유성선병원, 을지대병원, 건양대병원, 충남대병원 등으로 환자를 후송하고 있지만 거리상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어진동 충남대병원 세종의원 역시 시민 만족도를 채우기엔 부족한 현실이다.

실제로 시 출범 후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던 지난 6월 새롬동 주상복합 화재 당시 일분일초를 다투던 급박한 상황에서 응급 환자들은 대전, 천안 등으로 원정 진료를 받아야 했다. 이송에만 최장 4~50분이 걸리는 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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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2018-12-07 13:02:07
왠 거리상 한계.......... 지역신문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