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중앙공원 '금개구리', 씨 말랐나?
세종시 중앙공원 '금개구리', 씨 말랐나?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6.10.20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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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해 옮긴 지 2년여 만에 생존률 고작 2% 수준, 논면적 유지 적절성 '논란'

   세종시 신도시(행복도시) 중앙공원 개발과정에서 대체서식지로 옮겨진 '금개구리' 개체수가 2만 5천여 마리에서 5백여 마리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 신도시(행복도시) 중앙공원 개발과정에서 대체서식지로 옮겨진 '금개구리'(멸종위기종 2급) 개체수가 2만 5천여 마리에서 5백여 마리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살아남은 게 고작 2% 수준이다.

이에 따라 금개구리 보전지역으로 마련된 '논' 면적의 적절성을 두고 논란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신도시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은 '논' 면적을 "줄여야 한다"와 "유지해야 한다"로 나뉘어 팽팽히 맞서왔다. 1년여 만에 재개된 '행복도시 중앙공원 다자간협의회'에선 이를 두고 뜨거운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 금개구리 대체서식지 조사 결과, 금개구리 개체수 '급감'

금강유역환경청과 LH는 20일 행복도시건설청(행복청)에서 열린 다자간협의회에서 '금개구리 대체서식지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중앙공원 예정지에 서식하는 금개구리 개체 수는 최대 307~541마리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청과 LH는 최근 중앙공원 사업부지 내 장남평야 일대에서 각각 금개구리 서식현황 '간이조사'를 실시했다. 환경청은 7월 중순부터 2주 동안 주·야간에 걸쳐 15차례, LH는 4월부터 3개월간 12차례 모니터링 했다. 이 결과 환경청은 금개구리 최대 307마리와 맹꽁이 4마리를, LH는 금개구리 최대 541마리를 발견했다.

지난 2014년 장남평야 인근에 서식하던 금개구리를 현재의 대체서식지로 옮기면서 확인했던 2만 5049마리에 비해 현격히 급감한 것이다. 단순수치상 생존율은 2%대다.

비록 개체를 모두 잡아 확인하는 '전수조사'가 아닌 '간이조사' 임을 감안하더라도, 이곳 환경이 현재로써는 금개구리가 살기에 적합치 못하다는 반증이기도 한 셈이다. 다만, 환경청은 간이조사 결과와 실제 개체수는 많은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 금개구리 '왜' 감소했나

금개구리 개체 수가 줄어든 것에 대해 환경청은 생존에 필수적인 생태습지(물)가 부족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금개구리 보전지역 100만㎡면적 중 31.3%(31만3천㎡)에만 농경지(논) 형태로 물을 공급했다는 것이다. 특히 금강 하천수(24.9℃)가 아닌 수온이 낮은 지하수(12~16℃)를 공급해 서식지 감소와 금개구리 번식기능 저하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건설폐기물, 축산폐수 등이 서식지를 잠식했고 뱀과 포유류 등 천적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봤다. 여기에 해당 조사시기가 논의 물빼기 시기에 해당해 금개구리 올챙이가 죽거나 개체수 증식에 장해를 끼쳤을 것으로도 분석했다.

금개구리 생존율이 기대 이하로 조사되면서 금개구리 보전을 위해 남겨둔 '논' 면적을 '그냥 둬야 할지' 여부가 더욱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공원 기본설계 당시 48만7천㎡였던 논 면적(생태공원, 생산의대지 포함)은 기본계획 변경 후 73만5천㎡까지 급증했다. 공원 전체 면적 140만9천㎡의 절반을 넘어서는 규모다.

   1년여 만에 재개된 '행복도시 중앙공원 다자간협의회'에는 행복청을 비롯해 LH 세종특별본부, 세종시, 금강유역환경청, 행복도시입주자대표협의회, 중앙공원 바로만들기 시민모임, 세종생태도시시민협의회, 세종참여연대, 세종지속가능발전협의회, 세종환경운동연합(준) 등이 참석했다.
◇ 금강유역환경청, 금개구리 서식지 개선방안 권고

환경청은 금개구리를 보전하기 위해 대체 서식지 100만㎡를 생태습지로 회복할 것을 LH에 권고했다. 금강에서 하천수를 취수하고, 농경지 및 수로 주변에 넓은 면적의 연못형 습지나 둠벙 등 서식 습지를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금개구의 변화, 개체수 증감 등에 대한 사후 모니터링 및 성과평가 철저히 할 것과 서식지 위협요인을 제거한 후 대체서식지를 복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밖에 ▲축산폐수로 악화된 서식지에 대한 수질정화 및 생태습지 복원 ▲맹꽁이 및 포식자(천적)에 대한 사후 모니터링 및 관리 철저 ▲기계 경작 최소화로 논경작 부작용 해소 ▲대량 이식되는 외래종 왕우렁이의 개체수 제한 ▲중앙과 외곽 수로 재정비 ▲금개구리 환경보전방안 재수립 등도 요구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2013년 환경보전방안을 수립한 것은 환경청과, 행복청 등이 함께 방안을 마련한 것"이라면서도 "지적한 대로 미흡한 부분은 개선하겠다. 하지만 물 공급과 관련한 부분은 현재 금강 물을 취수할 수 있는 사항이 되지 않아 어렵다. 중앙공원 2단계 사업이 확정되면 이행하겠다"고 답했다.

◇ 재개된 다자간협의회, 행복도시 입주자대표협의회 vs 환경단체 '팽팽'

중앙공원 2단계 개발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다자간협의회는 1년여간 공전 끝에 다시 재개된 첫 자리였다.

회의에는 행복청을 비롯해 LH 세종특별본부, 세종시, 금강유역환경청, 행복도시 입주자대표협의회, 중앙공원 바로만들기 시민모임, 세종생태도시시민협의회, 세종참여연대, 세종지속가능발전협의회, 세종환경운동연합(준) 등이 참석했다.

추진경위 설명을 듣는 것으로 시작한 회의는 시종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금개구리 간이조사 결과를 두고는 해석이 엇갈렸으며, 때론 감정 대립이 격화되어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세종 신도시 중앙공원은 연기면 세종리 장남평야에 140만9307㎡규모로 조성 예정인 국내 최대 도심 속 공원이다. ▲활동공원(52만1573㎡) ▲생태공원 73만5751㎡(생산의 대지 포함) ▲기타 가로(15만1983㎡) 등 3개 구역으로 나눠 조성되고 있다. 현재 1단계로 활동공원이 먼저 추진되고 있으며 2단계 생태공원은 금개구리 보전 문제로 멈춰선 상태다. <사진은 실시설계안(2016년 4월 현재)>
'행복도시 입주자대표협의회'와 '중앙공원 바로만들기 시민모임'은 "환경청이 개선방안을 제시한 것은 현재 대체서식지가 금개구리 서식환경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금개구리를 다른 대체서식지로 옮기거나 논 면적을 줄여야 한다'는 일관된 기조를 유지했다.

이들은 "지난 2006년 기본계획 당시 중앙공원은 이용형공원으로 설계됐다"며 "공원에 논은 원치 않는다. 대체서식지를 조성해 금개구리를 다른 곳으로 이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세종생태도시시민협의회', '세종참여연대', '세종지속가능발전협의회', '세종환경운동연합(준)' 등은 "환경청의 조사는 현 대체서식지에 금개구리가 서식 가능한 것을 입증한 것"이라며 환경청의 개선방안을 이행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이들은 "계절적으로 논에 물을 뺀 상태에서 수로중심으로 관측조사를 통해 이 정도 발견된 것은 상당히 많은 개체수가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서식환경을 더 좋게 하기 위한 긍정적인 측면에서의 개선방안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라며 "공원의 설계공모안 취지에 살려 논 면적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시 조수창 균형발전국장은 "중앙공원은 2006년도부터 계획이 발전되어 왔다. 하지만 2013년 이후 가장 크게 일어난 변화는 신도시 주민들이 대거 유입됐다는 사실이다. 주민들의 의견을 어떻게 수렴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날 회의는 양측의 입장차만 재확인한 자리가 됐다. 다만 환경청의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항후 발전적인 토론을 할 기틀을 마련했다는 데에서 위안을 찾았다.

다자간협의회는 다음 회의에선 ▲중앙공원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도시계획 전문가 초빙) ▲금개구리 보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양서류 전문가 초빙) ▲타 시도의 금개구리 대체서식지 조성 사례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날 오후 2시가 조금 지나 시작된 회의는 3시간이 다 되어가서야 끝날 정도로 격론이 벌어졌다.

한편, 세종 신도시 중앙공원은 연기면 세종리 장남평야에 140만9307㎡규모로 조성 예정인 국내 최대 도심 속 공원이다. ▲활동공원(52만1573㎡) ▲생태공원 (73만5751㎡, 생산의 대지 포함) ▲기타 가로(15만1983㎡) 등 3개 구역으로 나눠 조성되고 있다.

현재 1단계로 활동공원이 먼저 추진되고 있으며 2단계 생태공원은 금개구리 보전 문제로 멈춰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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