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중앙공원 '논 경작지', 어찌할까
세종시 중앙공원 '논 경작지', 어찌할까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6.10.26 08:3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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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개구리 대체서식지 조사결과 '기계경작 금지', LH는 콤바인 추수 승인

   금강유역환경청의 '금개구리 대체서식지 조사결과'가 공개되면서 세종시 신도시 중앙공원 '논 면적'의 적절성을 두고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사진은 중앙공원 예정지 전경>
세종시 신도시(행복도시) 중앙공원 '논 경작지'의 적절성을 두고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일 '행복도시 중앙공원 다자간협의회' 자리에서 금강유역환경청(이하 환경청)의 '금개구리 대체서식지 조사결과'가 공개되면서다. 이날 환경청과 LH는 지난 2014년 대체서식지로 옮겨진 금개구리 개체수가 2만 5천여 마리에서 5백여 마리로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비록 '전수조사'가 아닌 '간이조사'여서 실제 개체수는 이보다 많을 것이라는 게 환경청의 설명이지만,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개체수 급감은 곧 이곳 환경이 현재로써는 금개구리가 살기에 적합하지 못하다는 반증으로 해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를 두고 '생태도시시민연합회'(이하 생태협) 등 환경단체들은 단순한 '간이조사'라며 의미를 축소하는 한편, 오히려 금개구리는 줄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반면 '중앙공원 바로만들기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은 "논 면적을 줄이고 다른 대체서식지를 마련해야 한다"며 압박하고 있다.

◇ 중앙공원 '논' 경작지, 금개구리에게 좋은 환경일까

그렇다면 과연 '논' 경작지는 금개구리가 살기 좋은 환경일까.

환경청은 적어도 현 상황에서는 적합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특히 현재의 인위적인 논경작 환경 아래에선 결코 좋지 않다는 점도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환경청은 간이조사를 할 시기가 '논의 물빼기 시기'에 해당해 조사대상 논의 약 38.7% 지역에서 수량이 감소되거나 메마른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금개구리 유생(올챙이)이 고사하거나 개체수 증식장해 등 번식환경 피해를 유발했다는 것이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현재 행해지고 있는 '기계경작'의 부작용을 지적하면서 '현대식' 경작이 아닌 '전통적인' 경작 방식을 주문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전통적인' 농경습지 조건인 경작지 논과 자연스럽게 연결된 '넓은 면적의 연못이나 둠벙'(수심 1.5m내외), '자연형수로', '자연형논두렁' 등을 충분히 설치할 것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기계경작(트랙터, 이앙기)과 기계수확(콤바인)을 최소화해 부작용을 해소할 것을 권고했다.

   금강유역환경청은 현 상황에서는 '논' 경작지가 금개구리가 살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는 사실상 논 경작을 금지하라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현재 논 경작이 이뤄지는 면적은 52만여㎡. 광대한 면적을 기계 없이 모내기나 추수 등을 '전통적인' 방식으로 경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시민모임 측의 반발의 근거가 되고 있다. 시민모임 관계자는 금개구리 보전지역인 장남평야에서의 기계경작은 '야생동물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실정법에 반하는 사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11월 1일부터 콤바인 추수 돌입... 금개구리 보호 '시험대'

이런 가운데 관리주체인 LH는 금개구리 서식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콤바인 추수를 허가하기로 했다. 현재 LH로부터 논을 위탁 경작하고 있는 L씨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현실적으로 기계 경작 없이는 수확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환경청 관계자는 "논의 물이 빠지고 금개구리가 수로 쪽으로 이동한 상황에서는 콤바인을 투입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전문가 등의 자문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민모임 측은 '기계경작은 위법'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콤바인을 투입할 경우 강력히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시민모임 관계자는 "기계경작이 이뤄질 경우 관리 주체인 LH를 고발할 것"이라며 "강력한 규탄대회도 열어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콤바인 추수가 시작되는 1일 장남평야에 시민들의 시선이 쏠릴 전망이다. 금개구리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마련된 논경작지에서 금개구리가 죽어 나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질 개연성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금개구리가 죽는 상황이 벌어질 경우 한바탕 소란이 벌어질 것으로도 예상된다.

환경청 관계자는 "콤바인 수확으로 금개구리가 죽는다는 사실이 밝혀져도 문제, 아니어도 문제"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생태도시시민협의회는 금개구리를 이주시키기 전인 지난 2012~2013년 당시 100만㎡ 이상의 면적에서 간이조사를 실시한 결과 1400여 마리가 조사됐지만, 서식면적이 1/6 정도로 줄어든 현 상황에서 500여마리가 조사됐다는 것은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사진 생태도시시민협의회 제공>
◇ 생태협 "금개구리 급감 아니다. 서식밀도 봐야"

한편, 생태협은 환경청이 실시한 간이조사 결과에 대한 입장을 따로 밝혔다. 육안·청음조사로 행해지는 통상의 간이조사는 실제 개체수와 차이가 크다며 반박한 것이다.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금개구리가 살고 있을 것이라며 조사방법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는 단순 개체수 비교는 오류가 있다는 것이다.

생태협이 지적하고 있는 것은 서식면적당 금개구리 서식밀도. 금개구리를 이주시키기 전인 지난 2012~2013년 당시 100만㎡ 이상의 면적에서 간이조사를 실시한 결과 1400여 마리가 조사됐지만, 서식면적이 1/6 정도로 줄어든 현 상황에서 500여마리가 조사됐다는 것은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같은 면적 당 금개구리 서식밀도가 오히려 늘어난 것을 의미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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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담동 2016-10-29 19:30:11
중요한것은. 도시한복판에 대체서식지를 이리거대하게
만드는곳이 없단것이다. 면적을 줄이고 시민이 이용할수있는공원으로 만들자

농민 2016-10-26 15:41:22
농사를 포기하라는건가. 개구리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