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주간 주행등 의무화', 세종시가 선도하자
핀란드 '주간 주행등 의무화', 세종시가 선도하자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6.08.26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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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서 찾는 대중교통중심도시] <下>유럽 최초 도입... 교통사고율 감소 효과 톡톡

 주행 차량들의 '주간 전조등 켜기'가 교통사고 감소에 큰 효과를 주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자료사진>
유럽 국가들의 ‘주간 주행등 켜기’ 일상화 소식은 TV 등 각종 매체를 통해 많이 접해 봤다. 핀란드는 유럽 최초로 주간 주행등 켜기를 의무화했다.

‘낮이건 밤이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전조등 켜기는 하나의 문화로 정착된 지 오래다. 핀란드 교육현장을 탐방한 세종교육 연수단 일행은 이 같은 현장을 직접 확인했다.

"국내에선 세종시가 가장 먼저 이 같은 문화를 선도하는 건 어떨까" 하는 제안도 주고받았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주간 전조등 켜기’

핀란드 수도 헬싱키 도심을 넘어 지역을 잇는 국도변 어디를 가더라도 주간에 주행등을 켠 차량은 그렇지 않은 차량보다 훨씬 더 많이 눈에 띄었다. 아예 차량 출고 당시부터 주간 주행등을 장착한 경우가 많았다는 게 현지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 1972년 유럽 최초로 주간 주행등의 점등을 의무화했기에 가능한 모습이다.

그 결과 핀란드에서 차량 정면 충돌사고는 28% 감소했다. 도로교통안전공단이 핀란드 조사결과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이다. 핀란드가 교통 선진국으로 통하는 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세종교육 연수단 한 참가자는 “말로만 듣고 TV로만 보던 주간 주행등 켜기 운동이 일상화된 모습을 보고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이들이 많은 세종시에서도 선도적으로 이 캠페인을 진행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핀란드 현지 시각으로 오후 3시경 시내버스와 트램, 트럭 운전자들 모두 주간 주행등을 켜고 운행하고 있는 모습
국내에서도 이 같은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세종경찰서에 따르면 주간 전조등을 켠 차량들이 늘어날수록 차대 차를 넘어 차대 보행자 사고도 감소되는 효과가 실험을 통해 입증됐다.

또한 교통안전공단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낮에 차량 전조등을 켜고 운전할 시 교통사고가 19% 감소한다. 이에 따른 비용편익은 4200억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광주·전남지역 택시 1680대에 우선 시행해보니 최대 28%까지 사고 감소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지난해 7월 1일부터 제작되는 전 차종에 대해 LED 형태의 ‘주간 주행등’ 장착을 의무화했다.

일각에서는 주행등을 켜면 상대편 차량의 눈부심을 초래하고 연료비가 증가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부정적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주간 주행등을 켜고 시속 60㎞로 50㎞ 거리를 운행할 경우 연료비 증가분은 약 0.1ℓ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통사고 예방과 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에 비하면 지극히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핀란드 국도상에서도 주간 주행등을 켜고 운전하는 모습은 일상화된 지 오래다.
◇‘주간 주행등 켜기’... 세종시는 불가능 한가

지난해 7월 1일부터 주간 주행등 부착 의무화 조치에 따라 새로운 차종이 아니면 ‘주간 전조등 켜기’란 약간의 수고가 뒤따라야만 가능하다. 이 같은 수고가 들더라도 세종시가 ‘주간 전조등 켜기’의 선도도시가 되어야하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만 19세 이하 유아‧청소년과 만 65세 이상 노년층 등 교통약자가 세종시 전체 인구의 약 36%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차량 통행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신도시의 경우 세종시 전체 유아‧청소년의 73%가 집중되어 있다.

낮 동안 불빛에 의한 차량 인식률이 차체 움직임보다 훨씬 높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교통약자의 차량 움직임에 대한 대응과 식별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세종경찰서는 개학 시즌을 맞아 안전운전 캠페인에 돌입한다. 주간 전조등 켜기 운동도 조만간 진행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낮에 전조등을 켜면, 교통사고 감소에 무조건 효과를 가져 온다”며 “보행자가 간혹 차량이 이동하는 소리는 못 들어도 불빛은 잘 감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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