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중심도시 '헬싱키', 세종시의 롤 모델
대중교통중심도시 '헬싱키', 세종시의 롤 모델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6.08.25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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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서 찾는 대중교통중심도시] <中> 대중교통수단 경연장...대중교통 5분이면 OK

   핀란드 헬싱키 사례가 명실상부한 '대중교통중심도시 세종'을 만드는데 작은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헬싱키의 트램과 공공자전거가 연계 교통망으로 배치된 모습>
   노란색의 공공자전거와 일반 자전거가 자전거 전용도로를 지나가고 있다.
세종시는 '대중교통중심도시'를 지향한다. 자가용보다는 버스와 자전거 등의 교통수단 분담률을 높이는 게 목표다. 현재 대중교통에 대한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다. 자가용 이용이 대세를 이루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롤모델'이 필요하다.

핀란드 헬싱키 사례가 명실상부한 '대중교통중심도시 세종'을 만드는데 작은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중교통수단의 경연장 '헬싱키'… 대중교통 이용 5분이면 OK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대중교통 이용에 필요한 시간은 단 5분'에 불과하다. 세종교육 연수팀과 핀란드 동행 취재 과정에서 체험한 사실이다. 헬싱키에서는 골목에서도 대중교통 이용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트램'은 대중교통 접근성 강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골목까지 거미줄처럼 퍼져 있는 트램은 도심 어디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교통수단이다.

   시티투어 기능을 하는 2층 버스 모습
시내버스도 그 역할을 뒷받침한다. 버스 종류도 일반 버스부터 세종시의 '바이모달트램'과 같이 2대를 연결한 버스까지 다양했다. 객실에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버스와 시티투어 기능을 하는 2층 버스도 운영된다. 최근에는 자율주행 미니버스(2대)도 운행에 돌입했다.

특히 이러한 트램과 버스가 접근성이 쉽게 운행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여기에 중‧장거리 이동을 위한 국철과 지하철도 시민의 발이 되고 있다. 또 곳곳에 배치된 공공자전거와 개인 소유 자전거 이용도 활성화 됐다. 택시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그야말로 대중교통수단의 경연장을 방불케 하는 모습이다.

◇'대중교통중심도시' 롤 모델 중 하나는 '헬싱키'... 세종시 현실은?

세종시가 지향하는 미래 도시는 '대중교통중심도시'다. 헬싱키는 이 같은 모델도시가 되기에 충분하다.

헬싱키의 인구는 60여만 명으로 2030년 세종시 신도시 목표인 50만 명과 비슷하다. 이런 점에서 배울 점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헬싱키는 세종시 신도시보다 10배 가까이 큰 면적과 상대적으로 낮은 인구밀도를 보여 절대적인 롤 모델이 될 수는 없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핀란드 헬싱키 시를 연결하는 지하철 모습
행복청과 세종시는 일단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야 할 트램과 지하철을 건설하지 않기로 도시계획을 세웠다. 헬싱키와는 전혀 다른 환경이다. 따라서 이 기능을 대체할 교통수단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바이모달트램이 유력한 대안이다.

실제 행복청도 지난 2012년 세종시 출범 당시 바이모달트램 도입을 유력한 대안으로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6개월간의 시범 기간 동안 잦은 고장 등으로 상용화에 실패했다.

이후 일반적인 45인승 BRT 버스가 그 기능을 대신했지만, 출퇴근 시간대 '만원 버스'가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승차인원 부족으로 버스에 탑승하지 못해 다시 다음 버스를 기다려야하는 상황이 빈번했기 때문이다. 바이모달트램 기능과 크기에 맞춰 설계된 BRT 도로는 투입된 예산 대비 무용지물이 됐다.

지난 3월 세종시가 다시 바이모달트램(1대)을 시범 운영하고 있지만, 전면적인 도입 없이는 대중교통중심도시 실현은 요원하다.

시는 대당 15억 원에 육박하는 차량 구입비 일부를 국비로 지원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트램과 지하철 건설 시 국비를 지원받은 타 지자체와 같은 차원의 요구로 받아들여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지자체 사업 영역에 속한다는 이유로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세종시가 국책사업도시로서 일정 수준의 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국비 지원을 계속해야 할 분야가 바로 대중교통"이라며 "시민 삶의 질과 직결된 부분인데다 안정적 인구 유입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게 이유"고 설명했다.

   지난 3월부터 세종시가 시범 운영하고 있는 바이모달트램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비 지원이 중단된 공공자전거 보급사업도 대중교통중심도시 구현에 역행하는 정부의 태도를 보여준다. 행복청이 올해 말 민간 건설사의 용적률 완화 조건으로 단지별 공공자전거를 확대하는 차선책을 마련했지만, 더딘 보급 속도는 대중교통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 관계자는 "세종시의 공공자전거가 현재처럼 찔끔찔끔 보급돼서는 대중교통수단 분담률의 변화를 가져오기는 어렵다"면서 "대량 보급이 처음엔 이용 효율을 떨어트릴 수 있으나 시민들의 인식 개선과 이용 확대에 보탬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퍼스널 모빌리티' 등 다양한 교통수단의 선도적 도입 노력 역시 절실한 과제다.

핀란드와 같은 전 세계가 주목할 만한 대중교통중심도시 실현의 꿈은 중앙과 지방의 조화로운 지원 의지에 달렸다. 시민들 역시 '5분 이내 접근 가능한 대중교통'을 간절히 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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