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 온 지 정확히 4개월 만에 떠나는 것으로 갑작스런 발령이다. 지난 3월 세종시에 온 고 실장은 7월 4일자로 대통령비서실장 비서실 선임 행정관으로 발탁됐다.
풍부한 행정자치부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중앙과 지방 사이의 원활한 협력과 세종시 발전을 견인할 적임자란 평가를 받았던 터라 세종시로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고 실장은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에 5년 가까이 근무했던 경력이 있다. 또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비서관,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비서실장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이처럼 비서실 사정에 밝은 게 이번 인사의 배경이 되지 않았느냐 하는 관측도 나온다.
업무 인수인계 관계로 27일 세종시에서의 마지막 근무를 마친 고 실장은 이날 오후 직원들의 환송을 받으며 인사를 나눴다. 꽃다발과 작은 기념품 액자를 손에 받아 든 그는 "항상 세종시를 생각하겠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세종시에서 근무한 느낌에 대해서는 "세종시는 일이 다이내믹하고 빨리 진행되는 곳 같다"면서 "그래서인지 모든 공무원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열정이 넘쳐 재미있게 일을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세종시가 업무로서는 제1의 고향이라고 여겨진다"며 직원들에게 "사랑한다"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한편, 고 실장은 수원고를 졸업한 후 연세대 행정학과, 미국 위스콘신대 석사, 연세대 행정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4년 행정고시 38회로 공직에 입문해 안전행정부 고위공무원정책과장, 지방공무원과장, 기획재정담당관, 행정자치부장관 비서실장 등을 거쳤다.
다음은 일문일답.- 발령받은 지 얼마 안 되었다. 세종시에서 보다 많은 역할을 했어야 했는데 느낌이 어떤가.
"정말 아쉽다. 직원분들이 잘해주셔서 무난하게 업무를 시작했는데 갑자기 떠나게 됐다. 세종시가 나날이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아침마다 기쁘게 운전하면서 출근했는데 아름다운 모습들을 못 보게 되는 것도 아쉽다."
- 세종시에서 일해 보니 느낌이 어땠는가.
"일 한지는 정확히 120일 정도 됐다. 세종시 일한 것은 처음이다. 일이 굉장히 많은 곳인데 다이내믹하고 빨리 진행되는 곳이다. 모든 공무원들이 참 열심히 일한다는 것을 느꼈다. 빨리 빨리 도시를 만들어야 되다보니 열정이 넘치는 것 같다. 참 재미있게 일을 했다. 기자분들 하고도 재미있게 보내야지 했는데 갑자기 인사가 나서 아쉽기도 하다. 미뤄 놨던 일들은 숙제로 남겨 두겠다."
- 세종에서의 짧은 기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도시통합센터 유시티 사업에 240억 원의 예산을 따낸 게 기억 남는다. 또 시장님의 아이디어인 '똑똑세종'이 정책학회로부터 우수정책상을 받은 것도 의미 있다. 법무담당관실도 노력 많이 하고 있다. 특히 정책기획관실에서는 국회분원 문제가 불이 붙었다. 그것을 마무리를 못한 게 아쉽고, 시정연구원 설립도 거의 마무리단계에 있지만 마무리를 못해 아쉽다. 또한 시장님의 100회 브리핑 지료를 정리하면서 스스로 세종시정을 정리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시의회 의원님들하고 관계도 좋았다. 지방자치가 무엇인지 하는 것을 깨달았다."
- 청와대에 가면 세종시에 신경을 더 써주셔야 하지 않겠나.
"당연히 신경 쓰겠다.(웃음) 세종시가 일로써는 제1의 고향이다. 많이 사랑하고 있고, 사랑하고, 사랑하게 될 것이다."
-발탁 배경이 어떻게 되는가. 그간 주요 장관들 비서실에서 근무했던 이력이 참고가 됐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 세종에 있었다는 것이 고려가 되지 않았나 싶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대통령비서실에 2번, 5년 가까이 있었다. 또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비서관과 최근에는 정종섭 장관 비서실장으로 근무했었다."
- 직원들에게 당부 한 말씀.
"당부라고 할 것은 없고... 사랑합니다."
- 앞으로의 각오 한 말씀.
"열심히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