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나의 기대와 믿음으로 시작한 2014년 3월, 나에 대한 믿음은 점점 ‘톰과 제리’의 제리처럼 나를 피해 도망가는 것 같았다. 그래도 하루하루 새로운 일들과 웃음이 넘쳐났다. 가끔은 당황스러움에 머리가 멍해지기도 했지만..
우리 교실은 호기심천국이다. 유아들은 다양한 상황 속에서 늘 호기심이 가득하다. 그 일이 조금은 위험할지라도 유아들은 그 호기심을 해결하고자 한다. 그 날도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봄 향기가 그윽했던 날이었다.
우리 몸에 관심이 많았던 한 아이.. 작은 씨앗 하나를 들어 자신의 귀로 쏘옥 넣어버리고 말았다. 얼른 다가가 다행이도 깊숙하게 들어가지 않은 씨앗을 고개를 숙이게 해 빼내었다.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그 순간 난 떠오르는 장면이 하나 있었다. 엄마가 늘 말해주던 어린 시절 나의 모습.. 그래도 이 사랑스런 아이는 조그마한 씨앗을 넣었지만 난 50원짜리 동전을 콧속으로 넣었던 때가 있었다. ‘그래, 나처럼 궁금했던 거야!’
그 일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우리 몸에 대해 이야기 하며 무척 궁금하지만 해서는 안 되는 일에 대해 이야기 해주었다. 그러면서 선생님의 어릴 적 이야기 까지도 “선생님도 너희들처럼 어릴 적에 무척 궁금해서 동전을 콧구멍 속에 넣었단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을까?” 유아들은 선생님의 행동이 웃기다며 웃지만 다음 상황을 이야기 해주니 사뭇 진지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삐용~ 삐용~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갔단다!”
호기심에서 시작된 작은 사건에 교실 안은 안전교육에 더불어 친밀감까지 형성되었다.
우리 교실은 언제나 시끌벅적하고 바쁘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고 놀이를 하느라 항상 바쁜 우리 아이들! 그래서 가끔 오랜 시간 집중하다보면 화장실 가는 것을 잊는 경우가 있다.
유아들은 자신이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울며 어쩔 줄 몰라 하지만 그 때도 누구나 다 그럴 수 있음을 이야기 하며 귓속말을 해준다. ‘선생님도 어릴 적에는 옷에다가 실수 한 적이 있어.’ 거기에다가 다음부터는 어떻게 하면 더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도 덧붙인다.
우리 교실의 유행어처럼 번져가는 “선생님도 어릴 적에는......”
아직은 실수도 많고 호기심에 자기중심적인 유아들이지만 오늘의 이 일들로 인해 더욱이 성장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오늘의 내 모습처럼 유아들도 나중에는 회상하리라..
‘나도 어릴 적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