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희, "빨리 저 쪽 선수 결정되어야..."
이춘희, "빨리 저 쪽 선수 결정되어야..."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4.03.31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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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프레임에 갇힌 세종시장 선거구도, "경선일 지나야 풀릴 듯"

   세종시 선거판이 새누리당 당내경선으로 프레임이 짜여지면서 새정치민주연합 이춘희 예비후보는 "저쪽 선수가 빨리 결정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빠른 시일 내 양자 대결을 원하고 있다.<사진은 매주 목요일 이춘희 예비후보가 발표하는 정책 브리핑 장면>
“저 쪽 선수가 빨리 결정이 되어야지요. 저는 후보만 정해지면 언제든지 자신이 있습니다. 토론이든 정책이든 대결할 생각입니다.”

얼마 전 이춘희 새정치민주연합 세종시장 예비후보가 기자와 만나 하는 말이었다. 그는 새누리당 후보가 하루 빨리 정해지기를 누구보다 절실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왜냐하면 세종시장 선거의 관심이 온통 새누리당의 당내 경선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헤어나질 못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요즘 많은 세종시민들은 이미 결정이 난 새정치민주연합 세종시장 후보에는 관심이 없다. 오직 새누리당 세종시장 후보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은 누가 받습니까”라고 물어보는 게 인사말이 될 정도다. 치열해진 당내 경선만큼 여론몰이가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은 새누리당의 세종시에서 높은 지지도를 들 수 있다. 최근 세종매일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새누리당 지지도는 무려 71.1%에 달하고 있다. 다른 가중치를 배제한다면 새누리당 공천자가 곧 세종시장이 되는 셈이다. 물론 정치는 생물이어서 그런 등식이 성립될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전폭적인 당지지도가 당내 경선에 초점을 모으도록 만들고 있다.

또, 유한식 세종시장과 최민호 전 행복청장 간에 맞고소까지 가는 한판승부가 새누리당 프레임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김고성 세종시당 위원장의 발언을 둘러싼 충돌과 조치원 서북부권 개발의 특혜 시비, 유한식 시장의 지지 전화 의혹 등 곳곳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접전이 선거전을 새누리당 일색으로 끌고 가고 있다.

유시장과 최 전청장 간에 극명하게 대비되는 점, 또한 이유가 되고 있다. 연기군 출신과 외지인, 지역 공무원과 행정고시 출신, 그리고 서로 다른 지지기반 등은 이른바 ‘흥행카드’로써는 최적인 셈이다.

새누리당은 이 카드를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선거전을 주도적으로 끌고 가고 있다. 지금까지는 의도하는 대로 되었고 새누리당 프레임 속에 세종시 선거 구도를 가둬놓고 새정치민주연합의 시장 후보를 관심권에서 밖으로 밀어냈다.

하지만 당내 경선일을 불과 2주 앞두고 맞고소전으로 비화하고 중앙당에서 조기 과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새누리당 세종시당에서도 수위를 조절하는 등 진화에 나서고 있다. 자칫 경선과정에서의 지나친 경쟁이 당 지지도를 떨어뜨리면서 본선에서 경쟁력을 약화시키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작용했다.

지난 주 박영환 사무처장이 출마예상자 대리인을 불러 경고 카드를 꺼낸 것도 이런 우려에서 나온 결과라고 보면 틀림이 없다. 약간의 불협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런 선거 구도를 깨지 않고 가능한 선거일 막바지까지 끌고 가려는 게 새누리당의 세종시 선거전략이 되고 있다. 결코 손해를 볼 수 없는 틀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춘희 새정치민주연합 세종시장 예비후보는 2주전부터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매주 목요일은 기자들을 만나는 ‘미디어 데이’를 만들었다. “나에게도 관심을 좀 가져달라”는 호소로 보였다. 새누리당으로 일방적으로 쏠리는 관심을 돌려보겠다는 속셈이 들어있다.

하지만 여전히 오는 12일이 D-day인 경선일까지는 새누리당 프레임을 벗어나기 힘들 것 같다. 왜냐하면 경선일이 다가올수록 예비전도 치열해지고 관심도 상대적으로 고조될 수밖에 없는 선거의 속성 때문이다.

그래서 “저쪽 선수가 빨리 결정이 되어야 한다”는 이춘희 새정치민주연합 예비후보의 말이 아직은 공허롭게만 들린다. “나를 봐 달라”는 이 위원장의 이런 바람은 아무래도 12일은 지나야 될 것 같다. 그때까지는 속은 타지만 손을 쓸 수 없는 정치구도로 세종시 정가가 움직일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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