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이전, 철저하게 준비합니다"
"2단계 이전, 철저하게 준비합니다"
  • 김중규, 곽우석 기자
  • 승인 2013.12.01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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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별대담]김정민 국무조정실 세종특별시 지원단장

   김정민 국무조정실 세종특별자치시 지원단장은 "정부 부처 2단계 이전을 앞두고 철저하게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민 국무조정실 세종특별자치시 지원단장(58)과 대담은 이번이 두 번째다. [동영상 보러가기]
지난 해 9월. 총리실 선발대 140명의 주말 이전을 앞두고 서울 광화문 앞 외무부 청사에 곁방살이를 하던 세종시 지원단에서 첫 번째 만났다. 그날은 아침부터 서둘러 오후 1시경에 그를 만났던 기억이 있다. 대략 세 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그 후 1년하고도 두 달 여가 지난 달 29일 오전 10시. 국무조정실 세종시 지원단장실에서 김단장을 다시 만났다. 이번에 걸린 시간은 15분이었다. 건네 준 명함에는 ‘세종특별자치시 다솜로 261(어진동)’이라고 적혀있었다. 정부 세종청사시대를 절감케 하는 시간 단축이었다. 지난 1년여 동안 우리 곁에는 대한민국 정부가 와 있었다. 서울발 뉴스를 통해 접했던 중앙부처가 연기군을 밀어내고 세종시 행복도시에 정착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달 13일부터 지난 한해동안 그랬던 것처럼 또다시 정부 부처가 이전을 시작한다. 작년에는 이 지역에 사는 사람으로서 정말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대한민국 국정 실무를 책임지는 공무원들을 공사판으로 출퇴근하게 만드는 것 같아 그랬다. 그만큼 어수선했다. 이제 일년이 지나고 또다시 이사를 한다. 적어도 지난해와 같은 공사판은 아니지만 여전히 주변은 분잡하기만 하다. 이런 가운데 이전에 대한 전반적인 준비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김정민 단장의 대담을 요청했다.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관계기관 간 협업체계를 잘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미 네 차례에 걸쳐 각 부문별로 준비 상황을 점검했으며 여기에 참여한 안행부, 행복청, 세종시, 세종시 교육청 등이 T/F팀을 구성, 국무 2차장 주재로 종합적으로 수시로 체크를 하고 있습니다.”

첫 이전 때 일어났던 불편사항이 올해 또다시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었다. 새집 증후군에 대비해 부처별 칸막이 공사와 인테리어 공사를 동시에 시작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김 단장은 지난 해 만났을 때처럼 조용하면서 잔잔한 어조로 인터뷰에 응했다. 미리 꼼꼼하게 준비한 메모를 보면서 요점을 정확히 전달해주는 어휘를 구사하면서 질문에 벗어나지 않는 답변을 해주었다.

그는 이주공무원이 겪는 불편의 ‘원인’(遠因)을 수정안 파동으로 분석했다. 요컨대 2006년 수정안 부결이전부터 민간 건설업체는 관망하면서 아파트를 비롯한 기반 시설 건설을 미뤘다. 이후 부결이 확정되고 정부 부처의 이전은 계획대로 진행되었지만 아파트 건설을 미룬데 따른 ‘부조화’가 오늘의 불편을 가져온 것이다. 공감이 갔다. 이로 인한 불편을 이렇게 설명했다.

“우선 정부 청사 자체가 비효율적이라는 점이 있습니다, 조형미는 있으나 실용성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이 문제는 이미 몇 차례 거론돼 사후적인 조치를 취했습니다. 두 번째는 대중교통의 불편함입니다. 예정지역 내 주거 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가운데 조치원 등 주변에 사는 공무원들이 청사로 오는데 많은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불편을 없애기 위해 증차하거나 배차 간격을 좁힐 수도 없는 일로 알고 있습니다. 버스 업체에서 이주 공무원만으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중교통의 불편은 복잡한 통근버스, 저녁 회식 후 이동의 어려움과 함께 불만 요인이 되고 있다. 여기에다가 서울에서 맺어졌던 인관관계가 세종시로 내려오면서 단절되는 데 따른 불안감도 이주공무원들이 겪는 불편함 중의 하나다.

“주거문제는 개인이 결정할 것은 아니지만 예정지역 내 주택이 부족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공무원들이 청사를 중심으로 20-30분 거리에 많이 살고 있습니다. 주변지역까지 포함시키면 주거문제는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전월세 수요가 2,300세대이지만 현재 4,000세대 정도가 있어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습니다.”

 
주거문제는 언론에서 예정지역 만을 취재대상을 삼아 오히려 불안 심리를 가중시켜 높은 가격에 서둘러 계약을 하고 그것이 시세가 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정확한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는 말로 들렸다.

지난 번 인터뷰에서 김 단장은 이주 대상공무원의 약 12%는 서울에서 출퇴근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 수치는 지금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했다.

“약 23% 정도가 서울에서 다니고 있습니다. 이중 지난 해 조사한 12%를 제외한 11%의 공무원은 오고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서울에서 다니는 공무원들입니다. 세종시에 아파트는 장만했지만 아직 완공이 되지 않았고 원룸 생활은 하기 싫은 분들입니다. 그렇지만 상당수가 서울 출퇴근에 한계를 드러냈고 피곤이 극한상황입니다. 힘들더라도 세종시 거주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공무원들이 이사를 오지 않는다는 실상과는 맞지 않다는 얘기였다. 일시적으로는 그런 현상이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이사를 올 수 밖에 없다는 말이었다.

- 세종시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려면 교육이 매우 중요합니다. 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초기에는 건전한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세종시 성장의 모멘텀은 분명히 우수한 교육여건입니다. 주택 소유자와는 달리 좋은 교육환경에 목말라하는 젊은 층이 실입주자가 되면서 과밀학급이 생겨났습니다. 하지만 내년에 15개 학교가 신설되면 이런 문제는 해소될 것으로 봅니다. 다만 학부모, 학생, 교사 간에 소통을 많이 하는 교육을 구현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 물가 문제는 여전히 극복해야할 과제인데요.
“아시다시피 물가는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인데 이곳은 경쟁이 제대로 되지 않아 비싼 품목들이 나옵니다. 연내에 모두 700여개의 점포가 들어설 예정이서 경쟁체제가 됩니다. 그렇게 되면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점차 안정이 될 것입니다.”

김 단장은 물가와 관련한 언론 보도를 인용하면서 제대로 된 보도를 강조했다. 꼬리곰탕이 2만원, 갈비탕이 15,000원에 팔린다는 보도가 있었다.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곰탕은 홍보를 위해 2만원 짜리를 9,900원에 할인해서 판매한다는 식으로 광고를 한 것이고 갈비탕은 한약재와 낙지를 넣은 특별보양식이었다는 것이었다.

- 얼마 전 총리 주재로 세종시 지원대책위원회의를 가졌는데 잦은 회의에 비해 결과물이 많지 않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지역에서 보면 다소 그런 점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총리께서 국무회의에서 수시로 세종청사시대를 맞아 일하는 방식과 행정 문화 쇄신을 강조할 정도로 세종시 중심의 행정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 세종시 청사 예산 삭감은 지역에서 볼 때 소외감, 또는 홀대로 느낄 수 도 있습니다. 상징적인 건물인 시청은 예정대로 짓고 다른 건물을 늦추는 운영의 묘가 필요한 게 아닐까요.
“세종시 건축 비용에 대해 기재부 차관이 지난 번 회의에서 전향적인 답변을 했습니다. 세종시 발전을 위해서라면 국회 심의과정에서 검토를 하겠다고 말했는데 사실 이 문제는 국회 손에 달려 있습니다. 예산이 국회로 넘어갔고 증액이 필요성이 나오면 정부가 수용하는 과정이 있습니다. 그런 과정에 정부가 검토 여지를 두겠다는 의사를 얘기 한 것입니다.”

- 미래부, 해수부의 세종시 입주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궁금합니다.
“세종시로 이전하는 기관은 행복도시 특별법에 규정된 법적 절차가 있습니다. 지난 번 안행위 내 당정협의회로 인해 다소 혼란스런 일이 있었지만 정부 전체의 의사결정은 아니었습니다. 지역 간 이해 대립의 소지가 있는 만큼 공청회 등 충분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칠 것입니다. 정부 내에서도 국토균형발전과 어느 것이 국익을 위하는 길인가를 검토할 것입니다.”

대담은 이제 세종시 권역 내 불균형에 까지 이르렀다. 물론 편입지역이 비슷한 규모의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활기를 띠고 있지만 예정지역에 비해서는 역동성이 크게 뒤지는 건 사실이다. 이게 소외감으로 연결되고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세종시 건설이 국토균형개발을 목표로 하는 만큼 그 취지가 세종시 안에서도 구현되고 더 나아가 인근지역과도 유기적인 상생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총리께서도 세종시 지원위원회에서도 강조한 바 있을 정도로 국무조정실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세종의 소리' 김중규 대표기자와 대담을 하고 있는 김정민 단장<사진 오른쪽>
다만, 중앙 재정 여건과 지방 재정의 건전성 등을 감안하여 우선 순위를 정해 접근해야 한다는 말을 조심스럽게 건넸다. 읍면지역의 무리한 개발은 난개발과 부동산 투기로 이어져 계획적인 도시개발과 관리에 어려움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세종시민들에게 당부의 말을 요청했다.
“정부는 중앙부처 이전을 통해 세종시를 차질 없이 건설하고 국토균형개발을 하겠다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정부의지에 대한 더 이상의 논란은 없기를 바랍니다. 중앙부처와 국책연구기관 이전이 마무리되면 세종시는 분명 행정중심도시로 한 단계 도약할 것입니다. 지난 1년 동안 1단계로 이전한 정부부처가 세종시에 자리 잡도록 도와주신 지역민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김 단장은 조치원 여중생들의 국무조정실 방문을 예로 들면서 행복도시의 건설로 편입지역도 더불어 상생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설명했다. 좋은 여건이 만들어졌으니 세종시민 모두가 명품도시를 만들어 나가는 쪽으로 머리를 맞대야한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대담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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