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물가, 왜 이렇게 높을까
세종시 물가, 왜 이렇게 높을까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3.11.24 14: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업용지 조기 분양으로 공급확대 통한 물가 안정 유도해야

정부세종청사 2단계 이전을 앞두고 세종시의 높은 물가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크다. <사진은 정부청사 인근의 한 상가 건물>
정부부처 2단계 이전을 앞두고 세종시의 높은 물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내달 이전하는 중앙부처 공무원들은 벌써부터 이 같은 현실을 몸소 느끼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거주할 집을 알아보며 치솟은 전세가에 놀라고 인근 상가의 물건 값에 한 번 더 놀라는 모습이다.

특히, 음식 값은 이미 전국 최고 수준에 육박했다. 짜장면, 칼국수 등 서민음식은 이미 5천원을 넘어선 지 오래됐고 대부분의 음식 가격이 전국평균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상황이다. 한 시민은 “웬만한 서울 중심지역과 별반 차이가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처럼 세종시의 물가가 높은 주된 요인은 상가 임대료가 높다는 데 있다. 임대료가 비싸면 물건 값이 올라간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지만 세종시의 경우는 높아도 너무 높다.

현재 첫마을 도로변의 11~12평 정도의 상가 1층은 보증금 5천만원에 월250만원 정도, 15평은 보증금 5천만원에 월3~400만원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청사 인근의 최근 준공한 상가의 경우는 보증금 1억 원에 월 400만원을 호가한다.

임대료가 비싼 것은 상가가 경쟁입찰방식으로 분양되는데다가 공급 부족을 이유로 독과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동주택 단지 내 상가의 경우 최고가 낙찰방식으로 공급되다 보니 과열 경쟁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LH가 공급한 첫마을 단지 내 상가는 분양당시 3.3㎡당 1800~2200만 원 선에서 거래됐고 BRT인근 민간상가는 최대 2800만원까지 오른바 있다. 1생활권 민간아파트 상가의 경우 3.3㎡당 3000만 원 이상까지 치솟기도 했다.

세종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어 낙찰가가 뛰고 있는 것이다. 또한 금리인하로 인하여 여유 자금이 상가투자로 집중되다보니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급방식으로 인한 분양가격이 고물가의 주 원인만은 아니다. 실제로 인근 대전에 비해서는 낮고 수원 등 수도권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높은 임대료가 고물가를 이끌어내는 건 상업용지 독과점에 따른 일종의 횡포라고 볼 수 있다.

또, 기본적으로 상업용지가 부족하다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세종시의 상업용지 비율은 2.1% 정도로 수도권 신도시 4~8%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상가 분양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경쟁이 붙는 구조가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상가분양가 상승이 임대료를 끌어 올리고, 이는 또다시 물가 상승을 불러오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세종시 물가는 전국적인 이슈가 될 만큼 자주 회자되고 있다. 정부부처 2단계 이전이 시작되면 이 같은 상황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행복청은 연말까지 19개 상가건물이 준공, 760여 개의 상점이 개점할 예정이라며 2단계 부처이전에 만반의 준비를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2-2생활권 및 3-2, 3-3생활권 내 공동주택 입주 시기에 맞춰 편의시설이 제때 들어설 수 있도록 상업용지 27필지 5만 4000㎡ 공급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유입되는 인구에 비해 상업용지가 턱없이 부족해 분양을 더욱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상가를 늘려 경쟁을 통한 시장가격 안정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행복도시 최대 상업지역인 2-4 생활권 등의 용지를 조속히 분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현 물가난이 신도시지역 개발 초기의 현상일 수도 있고,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상가가 부족해서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지만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관계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