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전략공천을 지금 하나?”… 이강진, 세종시갑 변경에 ‘반발’
“무슨 전략공천을 지금 하나?”… 이강진, 세종시갑 변경에 ‘반발’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4.01.22 19: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범종 예비후보, 22일 입장문 발표 거세게 비판… 봉정현도 가세
노종용, 페이스북에 “과욕”… 당원들 부정적 기류 “그러면 나는 탈당”
박범종 민주당 세종시갑 예비후보(왼쪽)와 봉정현 세종시갑 예비후보(오른쪽)가 22일 세종시청 브리핑룸에서 세종시갑으로의 이강진 예비후보 출마지 이동 및 전략공천 가능성 언급에 대한 비판을 차례로 하고 있다. 

이강진(63) 전 세종시 정무부시장이 출마 선거구를 세종시을로 세종시갑으로 옮기면서 전략공천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세종의소리> 보도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세종시갑 예비후보들 대부분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세종시갑 민주당 당원들은 이강진 전 부시장의 전략공천이 기정사실화 하는 건지, 아닌지에 대해 분분한 의견을 보이면서 혼란스러워 하는 하루를 보냈다. 당원들의 기류는 대체적으로 부정적이다.

맨 먼저 반발한 민주당 세종시갑 예비후보는 노종용 전 세종시의회 제1부의장이다.

노종용 예비후보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 중앙당 공천심사 중 입니다. 정치 대선배님으로서 (중략)중요한 시기, 지나친 욕심은 모두를 파멸로 몰고 갈 수 있습니다’라고 썼다. 그는 22일 별도의 입장문 발표나 반발하는 공식 기자회견은 열지 않았다.

민주당 세종시갑 박범종 예비후보는 22일 기자회견을 자청, 입장문을 발표했다. 

박범종 예비후보는 이날 회견에서 중앙당 공보국 발표를 거론한 뒤 “이강진 예비후보자가 중앙당 방침이라는 말과 함께 전략공천 운운하는 발언은 민주당 공천 시스템을 전부 부정해버리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본인의 사리사욕을 위해 민주당에 부담을 주는 언행을 멈춰 달라. (중략)이강진 예비후보자도 당의 시스템 공천 과정을 신뢰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당원과 시민들의 선택을 받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같은 날 오후 세종서청 브리핑룸에서 민주당 세종시갑 예비후보로 출마 선언을 한 봉정현 변호사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민주당은 대표가 또는 비대위원장이 누군가를 콕 집어서 원하는 지역구에 꽂아주는, 그런 사천(私薦)을 하는 당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해찬 전 대표께서 민주당의 시스템 공천을 완성해 주셨고, 이 부분을 이어받은 현 이재명 대표께서 당연히 시스템 공천에 따라서 공정한 공천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봉정현 변호사의 언급은 박범종 예비후보보다 톤은 낮지만 역시 이강진 예비후보를 비판하는 말로 해석된다. 또 이강진 예비후보가 보좌관 시절 그의 상관이었던 이해찬 전 대표를 언급, 우회적으로 이강진 예비후보를 압박하는 논리를 편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같은 세종시갑의 민주당 예비후보인 배선호 예비후보는 21일과 22일 별다른 공식입장을 내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강진 예비후보가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와 전략공천위원회로부터 연락받은 날짜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점 ▲이해찬 전 대표와의 긴 인연을 거론하면서, 이강진 예비후보로 전략공천이 이루어질 수도 있겠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세종시갑으로 옮겨 출마 당위성을 쌓기 위한 포석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세종시 당원들의 기류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상당수 당원들은 온라인 메신저 단체대화방 등에서 “권리당원을 무시하는 처사”, “그렇게 된다면 탈당하겠다”는 등의 표현으로 노골적인 거부감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당원은 “무슨 전략공천을 (선거가)80일 가까이 남은 지금 하느냐? 말이 되나?”라고 반문했다.

민주당 세종시당 청년위원장인 박범종 예비후보는 입장문 발표 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저도 중앙당 청년위 관계자와 통화에서 ‘세종시갑은 청년(만45세 이하)으로 공천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러면 저도 이 말을 공식화해서 언론에 발표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주당 세종시의회 의원은 “세종시갑에서 오랜 동안 (출마를)준비해 온 예비후보들이 있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강진 전 부시장은 현재 세종시을 선거구에 걸려 있던 자신의 현수막을 모두 철거하고, 세종시을 예비후보 사퇴서를 세종시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노종용 민주당 세종시갑 예비후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포스팅.
21일 노종용 민주당 세종시갑 예비후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포스팅.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