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화환업체, 정부기관의 공문지시 “가짜뉴스?”
세종시 화환업체, 정부기관의 공문지시 “가짜뉴스?”
  • 김강우 기자
  • 승인 2023.07.2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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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세종청사 부근 꽃집들, “그런 공문·연락 받은 적 없어”
은하수 장례식장용 오브제 화환 또는 배달처 착각 가능성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정문 앞에 세워진 고 서이초등학교 교사 추모 근조 화환들

전국에서 고 서이초등학교 교사 추모를 위해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청사 앞에 근조화환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기관이 공문을 통해 세종시 화환업체들이 근조화환 배달을 못하게 한다는 의혹이 언론에 제기됐다.

정말 꽃집들이 그런 공문을 받았거나, 그런 연락을 받고 배달을 기피하는지 사실 여부를 취재해 봤다.

26일 오후 세종시 나성동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A씨는 “정말 그런일 이 있냐”며 기자에게 되물어 본 뒤 “그런 공문 지시를 꽃집에 내렸다는 소리는 못들었다. 오늘도 근조화환 한 건을 교육부 앞에 배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혹시 은하수공원장례식장에 들어가는 대형 3단 근조화환이 잘못 이해된 게 아닌가”며 의문을 제기했다. 세종시 은하수공원장례식장에는 3단 근조화환은 못들어간다고 알려줬다.

그는 “원래 세종시로 주문이 오는 근조화환 대부분이 은하수장례식장에 들어가는데, 오브제 화환이라고 해서 바구니에 꽃을 올려놓는 방식이다”고 설명했다. 세종시내 꽃집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또 포털사이트에서 가장 먼저 뜬 근조화환 배달업체에도 연락해 봤다.

B씨는 충북 청주 쪽에서 일하는데, 인터넷 주문을 통해 세종시로 배달해 달라는 많다면서 “그 이야기는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라고 물어왔다. 그는 “요새 가짜뉴스가 많다는데, 분명한 가짜뉴스”라고 규정했다.

그는 “혹시나 꽃집이나 조화 제작업체에서 배달 여건이 좋지 않았거나 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며, 26일 3건이나 교육부 앞으로 배달했다고 밝혔다.

새롬동의 꽃집 주인 C씨는 “대형 3단 근조화환의 경우 대부분 꽃집들이 대전의 노은동이나 반석동, 오정동 등 6~7곳에 주문제작을 해 배달하는 방식”이라며 “그 많은 화환이 전국 각지에서 배달하다 보니 배달처인 교육부 내 사무실에 전달하는지, 입구에 놓을 것인지로 혼란이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게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산이나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 배달업체에 주문하면, 아마 교육부 청사로 들어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교육부의 특정 공무원이 수취인이 되어야 하기에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배달처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잘못 이야기를 해 막연히 교육부 청사로 배달시킬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6일 모 언론사는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 근조화환 행렬에 빈 곳이 생겨 꽃배달 서비스 업체에 연락했는데 ‘세종시청에서 공문이 내려와, 세종지역 꽃집은 정부세종청사로 근조화환을 보내지 말라는 지시가 있다’며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는 답을 들었다”는 내용을 기사화했다.

그러나, 세종시나 교육부, 세종청사관리소 관계자 모두 “확인해본 결과 그런 공문을 내보낸 사실이 없다”면서 “꽃집이면 소상공인인데, 공무원들이 정상적인 꽃집 영업을 방해할 이유가 있겠나”고 반문했다.

공무원들은 “고인에 대한 추모 분위기를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기관이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거야말로 가짜뉴스”라며 “매일 점심 때 나가다 보면 많은 근조화환이 전국에서 도착하고 있는데 누가 막을 일도 없고 막아서도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전국 교육기관과 단체, 교사들이 교육부 청사앞 담장에 3단 근조화환을 보내고 있다.
전국 교육기관과 단체, 교사들이 교육부 청사 앞 담장에 3단 근조화환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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