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세종 광역철도 확정? 천만에 !… 예타 면제되게 노력을”
“대전~세종 광역철도 확정? 천만에 !… 예타 면제되게 노력을”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2.08.23 1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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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낙문 한국교통연구원 부원장, 23일 정책아카데미서 세종시·정치권에 주문
“선도사업 선정, 사업승인 보장 의미 안해… 집요한 설득논리 없으면 불확실”
“행복도시에 교통신호등·규제봉·안전펜스 너무 많아… 상당량 없애도 안전해”
23일 강연하는 성낙문 부원장

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가 제4차 국가철도망계획에 반영됐다고 해서 확정된 게 아니므로, 세종시와 정치권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 대상이 되도록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청주국제공항이 ‘행정수도 세종’의 관문 공항 역할을 하도록 하려면 ‘세종-청주 국제공항’으로 이름을 바꾸고, 청주공항을 연결하는 철도망 등이 확충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와 함께 행정중심복합도시 동지역에 교통신호등과 규제봉·안전펜스 등이 너무 많아 원활한 교통 흐름을 방해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23일 이같은 문제제기를 한 사람은 성낙문 한국교통연구원 부원장.

성낙문 부원장은 이날 오후 세종시청 여민실에서 열린 정책아카데미에 강사로 나와, 이같은 주장을 전개했다.

성낙문 부원장은 이날 ‘세종시 교통에 대한 이해와 향후 방향’이라는 주제로 약 1시간 30분간 한 강연에서 “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가 제4차 국가철도망계획의 선도사업에 선정됐다고 해서 사업승인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성 부원장은 “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전제한 뒤 “예비타당성조사는 경제성, 정책성, 지역균형발전 점수로 산정하는데 경제성이 너무 낮은 경우 장기 표류, 혹은 노선 왜곡이라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같은 점을 막으려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정치권 등이 정치적인 힘을 발휘하고 집요한 설득 논리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는 현재 사전타당성조사를 하는 단계”라며 “이후에는 예비타당성조사를 받아야 한다. 완공되기까지 무려 9단계를 거쳐야 한다. 9단계 중 기본계획 수립 기간이 특히 오래 걸린다. 이 9단계를 다 밟아가며 완공된다 해도 10년에서 15년은 걸린다. 15년은 걸린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교통 전문가인 성낙문 부원장의 이같은 설명과 주장은 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가 제4차 국가철도망계획의 선도사업으로 선정됐으므로 앞으로 순항할 것이고, 길어봐야 10년 안에 완공될 것이라는 세종시민 등의 일반적인 인식과 상당히 달라 눈길을 끈다.

성낙문 부원장은 경부고속도로와 수도권 전철망이 다각도로 교차하는 경기도 성남 판교 신도시에 네이버·카카오 등의 본사가 대거 입주한 사례를 들면서 “세종시에 광역철도 등의 교통망이 완성되지 않으면 제4차 산업, 지식기반 신성장산업에 해당되는 업종의 기업은 세종시에 입주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이름이 ‘워싱턴-덜레스 국제공항’이지만 워싱턴DC가 아닌 미국 버지니아 주에 있는 공항의 사례를 들면서 ▲청주국제공항을 ‘세종-청주 공항’으로 이름을 바꿔 세종시 행정수도의 관문 공항임을 국내외에 알리고 ▲청주공항과 세종시는 물론 인근 도시를 잇는 철도망과 교통망을 확충해 활성화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낙문 부원장은 청주공항 주변 인구는 총 770만으로, 경남 김해에 있는 김해국제공항 주변 인구 규모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공항 주변 철도망과 교통망이 부실해, 연간 이용객 규모가 김해공항의 57분의 1에 그친다고 주장했다.

이날 강연 앞부분에서 그는 행정중심복합도시 중심부에 원수산과 세종호수공원, 중앙공원 등이 있어 횡으로 대중교통망을 형성하기 어렵다는 점을 든 뒤 “행복도시 동지역 도로에 교통신호등과 규제봉·안전펜스 등이 지나치게 많아 차량·자전거·보행 교통이 정체되는 결과를 낳는다”고 주장했다.

성낙문 부원장은 “전체 도로 중 4차로 이하 중로·소로 비중이 66.5%나 되는 곳이 행복도시”라며 “원활한 교통 흐름을 위해선 교통신호등 설치 간격이 최소 100m는 넘어야 하는데, 행복도시에서는 이게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종촌동 달빛1로 360m 구간에 교통신호등이 5개나 설치돼 있다”면서 “세종시 행복도시에 설치된 교통신호등의 54.6%의 신호 주기가 100~120초이다. 360m인 달빛1로를 출근시간대에 차량으로 지나자면 15~20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23일 오후 세종시청 여민실에서 성낙문 한국교통연구원 부원장이 강연하는 정책아카데미가 진행되고 있다.
23일 오후 세종시청 여민실에서 성낙문 한국교통연구원 부원장이 강연하는 정책아카데미가 진행되고 있다.

이어 그는 “세종시 교통신호등의 신호 주기는 서울 강남대로 교통신호등의 신호주기를 그대로 갖다가 적용했다”고 주장한 뒤 “관계기관에 여러 차례 지적했지만 잘 고쳐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행복도시 동지역에 설치된 규제봉·안전펜스 등의 90%를 제거해도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성낙문 부원장은 미국 미시간 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내내 교통 분야를 연구해 온 교통 전문가이다. 최민호 세종시장이 당선인 시절 꾸려진 세종시장직 인수위원회 교통분과 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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