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학교급식 식재료 공급 방식, “지역 농업인에 불리해”
세종시 학교급식 식재료 공급 방식, “지역 농업인에 불리해”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2.03.14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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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호 세종시의회 의원, 14일 시의회 임시회 5분 발언서 지적
“예산 항목, 재료비→보조금 바꿔야 전국 단위 입찰 방식 회피”
시 관계자, “차 의원 지적 온당, 보조금으로 개선, 추경안 제출”

 

20일 세종시 온빛초등학교 학생들이 학교 급식실에서 점심 급식으로 받은 빵 등을 먹고 있다.
세종시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급식실에서 점심 급식을 받아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세종의소리 DB)

세종시 각급 학교 무상급식 식자재 구입 지원 예산 항목을 ‘재료비’에서 ‘보조금’으로 바꿔 편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예산 항목을 재료비로 하는 바람에 입찰 방식이 전국단위로 이루어져, 세종지역 농업인과 소상공인의 낙찰률이 낮아지면서 불리한 여건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차성호 세종시의회 의원은 14일 열린 시의회 제74회 임시회 5분 발언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개선을 촉구했다. 

차성호 의원에 따르면 학교 무상급식비 재료 구입 지원 예산이 보조금 성격의 예산인 데도, 예산 항목을 재료비로 편성해 놓아, 지방계약법이 규정한 전국 단위 입찰 방식을 따라야 한다는 것.

전국 단위 입찰의 경우 단위당 농산물 공급가격을 중심으로 낙찰이 전적으로 결정되는 구조이다.

때문에 가격 경쟁력 면에서 우월한 대형 유통기업 또는 대규모 경작을 하는 대농들은 유리한 반면, 지역 농업인과 소상공인 등 지역의 소규모 공급자의 낙찰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차성호 의원은 “이런 이유로 전국의 급식센터 중 지방계약법에 따른 입찰 방식으로 식재료를 공급받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방식을 고수할 경우, 세종지역 로컬푸드 공급률을 더 확대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그동안 ‘싱싱장터’를 통한 세종형 로컬푸드 운동 전개와 함께 약 1년 전 세종시 공공급식지원센터를 개장하면서 세종지역 농산물의 공급 비율을 41.6%까지 끌어올린 점은 긍정적이지만, 재료비 항목으로 편성되는 한 더 높이기는 어렵다는 것이 차 의원의 지적이다.

차 의원은 급식 지원 예산을 보조금으로 편성해 해당 지역 농산물을 학교 등 공공기관 급식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는 충남 천안시와 아산시, 전남도 등 타 지방자치단체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세종시도 이같은 방식으로 변경해 지역 농산물의 공급 비율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성호 세종시의원
차성호 세종시의원

그는 안정적인 지역 농산물 공급 방안으로 ▲학교 급식 예산 편성목을 교육기관에 대한 보조금 과목으로 변경 ▲지역 농업인이 생산한 농산물과 농가공품을 급식재료로 확대공급 할 수 있는 다양한 시책 마련 등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세종시 관계자는 “차성호 의원이 지적한 방향이 맞다”면서 “차 의원이 지적한 방향으로 개선하기 위해 최근 세종시의회에 제출한 추경안에 학교급식 재료 구입 지원 예산을 보조금 항목으로 명시한 다음 200억원을 편성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세종시 공공급식센터 개소 전, 어떤 방식으로 할지 전례를 찾다가 학교급식 지원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충남지역의 일부 시·군 사례를 참고해 보조금이 아닌 재료비로 정한 것 같다. 규모가 작으면 재료비로 해도 어려움은 없다”면서 “세종시에는 무상급식을 받는 학생 수만 6만5000여 명에 달한다. 내부 검토·논의를 거친 결과, 보조금으로 항목을 변경하는 것이 맞다는 결론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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